# 4
또 다시 정신없이 시작되는 하루.
아침일찍 눈이 떠진 해수였다.
학교가는길.
이상하게도 아침부터 조용한 우연이었다.
행여나 어제 일 때문인것 같아, 마음 졸이는 해수.
오늘따라 더 더욱 알수없는 우연이의 표정.
"어제일때문에 그래? 그런거라면 기분 풀어_
내가 잘못한거 인정하니까... 어젠 미안해."
"해수야"
"응?"
"처음 본 사람한테 자꾸 끌리고 두근거리면 _
밤에 누웠는데 생각나고 그러면,
그거 무슨감정이야..........?"
여전히 앞만 보고 걸으며 말하는 우연.
그리고 그녀의 말에 멍해진 해수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좋아하는건가?"
"..좋아하는거.?
....난 잘 모르겠다..^-^.....
그런 감정같은거 느껴본적 없어서..."
말없이 걸어가는 둘.
문득 찾아온 알수없는 감정에 혼란스러운 우연이었다.
그리고 괜히 서운해 지는 해수.
둘다 잠을 설쳤던 탓일까.
일찍 도착한 학교는 썰렁하기만 했고,
어색하게 교실에 남아있던 둘은 동아리 방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들.
그리고 그들의 눈에 보이는 영원.
이어폰을 꽂은채 쇼파에 기대서는 눈을 감고있는 그를 보며
조용히 입을 여는 우연.
천천히 옛 이야기를 하듯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들.
"연우알지...?"
"..........정연우?"
"응. 사실 연우랑 너랑 사겼었다?"
"........뭐?"
"몰랐지? 연우가 너 엄청많이 좋아해서_ 너네 사겼었어,
그런데 넌 연우를 그만큼 안좋아해서, 연우 되게 힘들었다?
너 전국대회 하던날. 니가 장소를 잘못알아서 대회 포기해야할뻔했는데
연우가 오토바이 타고 너 태워줬었어. 근데 그때 연우 많이 아팠거든.
니 무대 끝나자마자 병원에 실려가버렸어_ 바보같이,
..........너랑 나랑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나서_
..............너 기억 잃고나서,
연우가 제일 많이 아파했어. 지금도 그렇겠지만_
너한테 자기가 너 많이 좋아했던 얘기 하지말라고, 그렇게 부탁하더라_"
".......그랬구나... 어쩐지 자꾸 연우의 슬픔이......
....눈에 보이더라 ^-^"
멍한 눈으로 웃어보이는 해수.
그리고 잠시 해수를 보고는 다시 영원을 보는 우연.
"그냥 우영원 보니까 생각나네_ 은근히 연우랑 닮은 구석이있다니까?
처음에 우리가 연우만났을때도 진짜 차가웠었거든,
말도안되는 선물타령하던 우영원처럼, 연우는 그때 편지주려고 온거면
꺼지라고 했었어. 킥"
"장난아니었구만. 정연우 인간된거구나. 하하"
해수에게 무슨일이 생긴다면
제일 먼저 달려와줄 사람,
그게 바로 연우였다.
항상 장난스러운 모습끝에
슬픔이 비치는게 신경쓰이던 해수였다.
그런 연우와의 옛날얘기를 듣게 된 해수,
괜히 미안해 지는 그녀였다.
곧 이어 울리는 수업시작을 알리는 종.
그제서야 급하게 나가는 우연이와 해수.
그리고 감은 눈을 천천히 뜨는 영원.
그의 입에서 맴도는 말.
".......자살......?
............
.................
...................
..........기억상실.....?"
다섯시간째 피아노만 붙잡고 있는 해수.
뭐가 잘못된건지 연습을 해도 늘지 않는다는 생각에
자꾸 손이 헛나가는 그녀였다.
그럴수록 더 힘이 들어가는 손목때문에 자꾸 어긋나는 음.
결국 긴 한숨과 함께 피아노 뚜껑을 닫아버리고 나오는 그녀.
폰을 꺼내 시계를 보려는데, 와 있는 문자.
【 긴급회의_ 동아리방으로 빨리 좀 와, 】
2시 10분. 진현이다.
【 문자 받았지? 먼저 가있을께_ 빨리와, 】
2시 23분. 우연이다.
【 너 학교 아니야? 어디있는건데_ 연락좀 해. 】
2시 40분. 우연이다.
【 해수야. 왜 안와. 우연이 엄청화났어!!!! 】
3시 12분. 동화다.
【 무슨일 있는거야? 보는데로 바로 연락해. 】
3시 15분. 진현이다.
【 임해수. 우영원인데_ 동아리방 안오냐 】
3시 34분. 영원이다.
문자를 다 확인한 후 시간을 보는 해수. 5시다.
그제서야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놓고 있었던걸
기억해내고는 아차 하는 그녀.
급하게 뛰기시작했다.
자기 하나 때문에 다른 친구들까지 기다리게 된게
너무나 미안한 해수.
정신없이 뛰어가 문을 연 동아리방.
"....하아...하아....."
숨돌릴 틈도 없이 들어간 해수.
고개를 들어 올려다본 곳에는 생각치도 못했던 사람이 있다.
책상위에 걸터앉아있는 영원에게 키스를 하고있는 여자.
일방적인 키스.
..............
......................
.......................
"............한........이랑........?"
고갤 돌려 해수를 보는 영원과,
놀란듯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짓궂게 웃어버리는 이랑.
"키스하는거 안보이냐? 아주 가지가지 하네.
분위기 깨지 말고 꺼져"
"뭐?"
"키스 좋아하네, 지랄하지말고 너나 꺼져,
한번만 더 덤벼봐, 죽여버릴줄 알아."
"우영원!"
"쟤 우리 밴드거든?
이제부터 우리한테는 더 없이 소중한 가족이야,
말 함부로 내뱉으면 험한꼴 당할껄, 동화성격알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자신에게 말하는 영원을
쏘아보고는 성큼성큼 걸어오는 이랑.
거친 손놀림으로 해수를 끌고 나간다.
"너 나랑 얘기좀 해."
화장실,
맨 끝칸으로 가서는 해수를 밀어넣는 이랑.
문을 잠그고는 해수와 눈을 맞춘채 말한다.
"이유가 뭐야?"
"무슨 이유,"
짜증난다는 눈빛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이랑을 보는 해수.
"영원이가 끔찍히도 아끼는 밴드에 들어온 이유가 뭐냐고,
너 지금 나하고 해보자는 거야? 장난해?"
"장난? 웃기고 있네_ 그냥 하고싶어서 하는데?
왜, 꼬우면 너도 들어오든가, 그럴 능력은 안되냐?"
말이 끝나자마자 오른쪽으로 돌아가 버린 얼굴.
헝클어진 머리.
그리고 얼얼한 뺨.
이랑은 자기 분에 못이겨 씩씩거리고 있다.
어이없다는듯 이랑을 보는 해수.
"뭐하는 짓이야?"
"한심하다, 임해수. 니가 능력으로 들어갔을리는 없고,
당연히 여우짓으로 들어갔겠지만 괜히 영원이한테 찝쩍거릴거면
그만둬라, 어? 사람말 좆같이 듣지말라고, "
"어이없다, 내가 내 동아리방도 못 들어가냐?
우영원이 내 앞에서 꺼지라고하니까 자존심은 상하던?
왜 엉뚱한 사람한테 화풀이야, 너야말로 한심하다. 역겨..."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시 돌아간 해수의 얼굴.
더 이상은 해수도 참을수 없는건지 손을 올렸고,
움찔하는 이랑. 긴 한숨과 함께 손을 내리는 해수.
그리고 조용히 울려퍼지는 해수의 목소리.
"맞아주는거 마지막이다. 똑같이 때려주고싶은데_
엄마봐서 참는다? 나만큼 불쌍한 년은 너밖에 없을테니까,
제발 좀 사람 성질 긁지마라, 그리고 나 우영원한테 관심없거든?
걱정 붙들어매고, 너나 사람말 좆같이 듣지마,"
화장실 문을 부술듯 열고는 나오는 해수.
언제 온건지 동아리방에 있는 동화, 우연, 진현.
"임해수, 어떻게 된거......... 너 얼굴이 왜이래? "
무서운 목소리로 묻던 우연인,
해수의 부어있는 뺨을 발견한건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물어온다.
빨갛게 부어있는 뺨과 입술이 터진건지
비릿하게 느껴지는 피맛에 미간을 좁히는 해수.
놀라서는 해수앞으로 와 차가운 손을 뺨에 가져다 대는 동화.
"누구한테 맞았어? 입술도 다 터지고_ 왜이래, 누가 그랬어?"
"오다가 넘어졌어. 하하. 내가 원래 좀 띨띨해."
저런 말도안되는 이유를 믿어줄리가 없었다.
"장난하지마_ 임해수, 누가 이랬냐고, 어떤미친놈이야."
진지한 눈빛으로 물어오는 우연.
이랑이 자신을 때렸다는 걸 알면 펄펄 뛸 우연이기에
그냥 싱긋 웃기만 할 뿐 아무말도 하지않는 해수다.
해수의 고집을 아는 우연인,
더 묻지않았고, 진현이와 함께 약을 사오겠다며 나가버렸다.
여전히 차가운 손을 해수의 뺨에 대고 있는 동화.
"열나는거 봐, 맞고다니지마_
한대맞으면 두대 때려줘야지, 왜 그냥 맞고만 있냐?"
"내가 때리면 걔 죽어! 그래서 내가 참은거지, 히히'-'"
"내가 못살아요_ 임해수 혹시 바보냐? 저능아??
수건에 물 적셔올께, 쇼파에 앉아있어,"
"응, 고마워_ 천사동화님, 킥"
장난스럽게 동화와 얘길 하고는 영원의 옆에 앉는 해수,
시선은 악보에 고정시킨채 입을 여는 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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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중편 ]
Epilogue,「여신을찾아서!」네번째이야기
달에서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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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6.1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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