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에서 잠자고 아침을 먹고 반찬을 실고 광주로 온다.
광주극장까지 나가기 싫어 올레TV로 '죽여주는 여자'를 4,500원에 본다.
모아 놓은 돈도 없고 부양해 주는 가족이나 이웃도 없이 제 몸 하나로
벌어먹고 사는 여자도 정이 있고 사연이 있다.
감독은 사회적으로 화제가 된 필리핀 여성의 한국의사 습격을
소재를 얻은 듯하다.
공원에서 남성 노인들에게 박카스를 팔며 매춘으로 살아가는 주인공은
임질에 걸려 병원에 갔다가 진찰해 준 의사가 필리핀 여성으로부터
가위로 가슴을 찔린 사건을 본다.
그 의사는 필리핀에 자원봉사 갔는지 의업공부하러 갔는지 모르지만
거기에서 여성을 만나 결혼?해 아이까지 낳고 귀국해 버린다.
다 큰 아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남편을 찾아 온 그 여인은 부정하는 의사를
찌른 것이다.
여인은 체포되고 입구 구석에 서 있던 아이는 도망가는데
우리의 주인공 소영(so young, 양공주 이름?)은 쫒아가 그 아이를
집으로 데려온다.
성전환자인 주인이 세놓은 집에 사는 소영은 일하러 나가며 아이 민호를(한국말도 못하는)
다리 하나 없는 총각에게 양담배 두갑을 주고 맡긴다.
영어를 몇 마디 한다는 것과 미모?로 남자를 홀리는 데 샘이 난 옆 동업자가
임질이라고 소문을 내 종로를 떠나 옮긴다.
술집에서 만난 미군 흑인병사를 만나며 호감을 보이는데
소영은 동두천 시절 갓난 아이를 입양보낸 적이 있다.
그녀가 민호를 돌보는 것은 떠나보낸 자신의 아이에게 속죄하는 것이다.
어느 날 버스 안에서 인연이 있는 노인(전무송)을 만나 예전 사람들을 안부를 전해 듣는다.
그 중 자신에게 잘 해 준 돈 많은 노인이 쓰러져 요양원에 있다는 말을 듣고
문병을 간 소영은 몇 번 지나 그 노인으로부터 죽여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고민하다가 그 노인을 살충제를 먹여 죽여준다.
그 전에 미국에 사는 노인의 자식 가족들이 문병을 왔다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우리 사회의 모습을 잘 보여준 듯하다.
그 자식이나 며느리는 노인의 사인에 대해서 문제삼지 않고 넘어간다.
그러고 어떤 노인을 절벽에서 밀어뜨려 죽여주기도 한다.
어느 날 호텔 일류 식당에 소영을 초대한 전(편이상 전무송을 전노인이라고 하자, 극중 이름이 생각 안난다)노인은
좋은 호텔의 객실에서 소영에게는 수면제 한알을 먹이고 자기는 극약을 먹고 같이 잠든다.
전노인이 남겨 둔 돈으로 세 든 식구들 모두 놀이공원 임진각으로 나들이를 가서 맛있느느 것도 먹으며 보낸다.
그들이 장어를 먹는 식당 TV에서 고독한 노인을 살해하고 금품을 훔쳐간 사건이
CCTV 화면과 함께 보도된다.
트랜스 젠더 홀에서 집주인이 멋지게 노래하는 사이 경찰이 와 소영을 연행 해 간다.
그리고 감옥에 가서 죽어 나간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고 무엇으로 죽어가는가?
4,500원을 주고 둘이 보았으니 남는 장사다.
그러고 또 무료로 우디 앨랠런의 '러브 위드 로마'를 보았다.
자기도 출연하고 실제로 자기를 쓰고 연기한 우디의 풍자와 페이소스가 찡하다.
예술에서 감독과 배우란?
언론이 만들어 내는 것은 무엇인가?
전통과 현대는 무엇인가?
몇 쌍의 인물군들이 각각마다 자기 삶과 사랑을 찾는다며 허우적대지만
자기의 편견과 욕망 속에서 위선적인 모습으로 살아가는 건 아닐까?
그걸 사랑의 로마, 로마에서의 사랑이라니?
우디 앨런은 남의 삶도 들여다 보지만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시니컬하게 드러내 보이며 풍자의 대상으로 삼는다.
3시 반에 원광대병원 왼쪽으로 올라 숨을 헐떡이며 40분이 걸려 정상에 닿는다.
건너편 무등산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먼지가 가득하다.
바보를 만나기로 한 5시까지 시간 여유가 있어 황새정 못 미쳐에서 다시
삼흥정 쪽으로 걷는데 바보가 나온다고 전화가 왔다.
부지런히 달리듯 풍암정에 5시에 도착하니, 바보는 집안 일을 더 치르느라고
버스도 애매하여 숨차게 뛰어 온다.
난 이비가 짬뽕을 포기하고 풍암사거리로 걸어 올라가 그에게 몇 차례 전화하며 신경질을 참는다.
대패 삼겹살에 소주 한 병을 마신 후 레몬 테이블에 빵 사러 가는 길에
화를 내고 만다. 지금도 한 잔 술에 화를 다스리지 못한다.
이 어리석음을 어찌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