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찌릿, 어깨 시큰… 나쁜 습관에 보내는 몸의 경고
나이와 관계없이 찾아오는 저림현상은 목디스크, 근막통증후군, 수근관증후군 등의 질병 가능성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관절이상 외에도 뇌졸중이나 당뇨병도 손발저림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증상을 살펴봐야 한다.
이용권기자
손가락 저림 ‘수근관증후군’ 의심
손저림의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수근관증후군’을 꼽을 수 있다. 수근관증후군은 엄지에서 검지, 중지, 약지까지 저리고 아프며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인데, 발과는 무관하며 40대 이상의 여성에게서 대부분 나타난다. 마우스나 키보드 조작으로 장시간 손목과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는 현대 직장인에게서도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또 손빨래, 아기보기 등 손이나 팔에 힘이 들어가는 일을 하거나 골프채를 너무 꽉 쥐거나 장시간 힘든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서도 자주 발생한다.
수근관증후군은 손목을 지나는 정중신경이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눌려서 발현되는데 손이 저려올 때 손을 털거나 주물러 주면 증상을 한결 덜 수 있다. 또 손목을 자주 꺾지 않는 것이 좋으며, 증상이 낫지 않으면 보호대를 착용하면서 약물과 주사로 치료할 수 있다. 손가락 감각이 완전히 없거나 엄지손가락 근육이 위축되는 등 심한 경우에도 간단한 수술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수술방법으로는 최근 손바닥 최소절개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박진규 굿스파인병원장은 “손바닥 최소절개술은 내시경수술에 비해 불필요한 절개를 줄여 통증이 덜하고 비용도 훨씬 적게 든다”며 “환자 100명의 수술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술부위의 합병증도 극히 적었다”고 말했다.
‘당뇨병·뇌졸중’ 도 손발저림
중년이나 노년층은 당뇨병이 있으면 손저림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당뇨병으로 인한 대표적인 신경계 합병증인 다발성 말초신경증이 원인이다. 다발성 말초신경증은 양쪽 다리의 찌르는 듯한 통증과 화끈거림, 손발저림, 마비감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환자도 말초혈관이 막혀 손발이 저릴 수 있다. 손발이 시리면서 냉증이 있고 손끝이 차면서 하얗게 변하는 경우는 말초혈관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사지의 작은 동맥 염증으로 혈전이 혈관을 막아 발생하는 버거씨병의 경우에는 남성 흡연자에게서 나타나는데, 심하면 손·발가락을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말초동맥질환은 약물치료나 스텐트시술을 하기도 한다.
어깨·뒷목 저리면 ‘근막통증후군’
신경에 이상이 없음에도 어깨와 뒷목, 허리 등의 근육이 뻐근하거나 쑤시는 증상은 주로 근막통증후군이다. 가방 등 무거운 물건을 한쪽 어깨에 메고 다니거나 PC방 등에서 장시간 앉아 있는 중·고교생들이 많이 걸린다. 근막통증후군은 특별한 이유 없이 목과 허리가 아프고 결리며 때로는 팔다리까지 저려 오기도 한다.
주된 원인은 스트레스, 운동부족, 자세불량 등이며 한 자세로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으면 근육과 관절에 부담이 가해지고, 컴퓨터 사용시 자세가 나빠지면서 근막통증후군으로 악화되는 것이다. 한쪽 어깨에 가방을 멜 경우 그 부위의 어깨근육이 위축되거나 늘어나면서 근섬유가 손상돼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자판의 높이를 팔과 지면이 수평이 되도록 맞추고, 의자에 팔걸이가 있다면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 올바른 자세를 갖는 것이며, 틈틈이 가볍게 목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전화기를 목과 어깨 사이에 끼고 통화하는 습관은 피하고, 무거운 가방을 메는 것도 삼가야 한다.
팔감각 둔해지면 ‘목디스크’ 의심
어깨에 돌덩이를 얹어 놓은 것처럼 짓눌리거나 목과 어깨가 저리고 팔의 감각이 둔해졌다면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어깨가 짓눌리는 증상이 계속 반복된다면 목디스크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목디스크는 컴퓨터 사용이 많은 사무직에서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뒷목이 아프면서 팔이나 손가락까지 저리고 아프다. 목디스크는 목만 아픈 것이 아니라 손저림이 항상 동반된다. 목에서 팔로 내려오는 신경이 추간판에 눌려 팔과 손이 저리기 때문이다. 목이 뻣뻣해지고 목을 뒤로 젖히면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에 목이 앞으로 구부러지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목의 자세를 바르게 하고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할 경우 자주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도움말=박진규 갈렌의료재단 굿스파인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