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와 한국의 두 대통령...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어쩌면 ‘세상에 어찌 이런 나라가’ 하지 않을까? 2016년 11월 5일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는 박근혜 한국 대통령에게서 축하 전화를 받았고 한 달 뒤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 탄핵소추를 당해 직무가 정지됐다.
8년 만에 대통령 당선자로 돌아온 트럼프에게 윤석열 대통령은 축하 전화를 걸었고 트럼프는 ‘윤석열 대통령 리더십에 대해 잘 듣고 있다’고 덕담을 건네면서도 ‘미국 조선업은 한국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로부터 37일 뒤 트럼프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됐다’는 긴급 브리핑을 받았다.
트럼프는 12월 16일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이시바 일본 총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름을 들먹였지만 한국도 윤석열 대통령도 언급하지 않았다.
동북아 3국 가운데 한국만 쏙빼고 언급하지 않은것이다. 미국과 세계 기자들도 중동 우크라이나 대만해협 등등 모든 문제에 대해서 질의를 하였으나 그어느 언론사 기자도 한국은 단 한마디 묻지도 않았다.
트럼프는 8년 전 첫 대통령 재임 때부터 ‘왜 한국에 미군을 둬야 하느냐’를 공공연하게 언급했다. 그때마다 군 장성 출신 대통령 안보보좌관, 국방장관 등이 이유를 들어 설명하며 대통령을 다독였다.
주한 미군은 한국 방위만 하는 게 아니라 우방 일본을 지키고 중국을 견제하는 전초기지 노릇도 한다는 ‘3중 역할론’이었다. 지금 트럼프 곁에는 주한 미군 축소와 철수론을 말하고, 한국 등 너머로 미국 북한 양자 직접 교섭을 주장하던 인물이 대부분이라는건 사실이다.
한국은 12월 3일 계엄 선포 당시 군대 전선과 수도 방위 핵심 전력인 수도방위사령부, 특전사 병력을 이동하면서 주한 미군 사령관에게 통보 하지 않았다. 40년 전 12.12 사태 때와 똑 같았고 당시 미국은 분노했다.
○ 'America first'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는 한국의 ‘2만8500명 주한 미군의 생명을 무엇보다 우선한다’ 미국은 한국군 핵심 병력 이동이 주한 미군 안위와 직결된다고 간주한다. 트럼프의 한국에 대한 침묵 속엔 두번의 한국 사태에 대한 그의 생각과 감정이 남아 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와 맞닿은 미국 연구소들은 이렇게 표현했다. ‘심각한 착각’ ‘한국이 중국 북한, 러시아 북한 동맹의 하위 들러리 국가로 가는 길’ ‘한 일 관계가 문재인 정부 시대로 후퇴하면 주한 미군 주둔 필요성도 그만큼 손상될 것’이라고...
그렇지않아도 한 미 일 공조 회복을 최대 외교 치적으로 여겨온 바이든 정부의 뒤통수를 치고 일본 중시론을 펴온 트럼프 면상에 어퍼컷을 날린 거나 다름없다. 입을 다문 일본은 정부 안팎의 술렁임과 동요도 그대로 미국에 전달되었다.
2016년 대통령 탄핵 당시 후임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취임 후 6개월을 넘긴 2017년 6월 29일에야 회담을 가졌지만 아베 일본 총리는 트럼프 당선 9일 후 뉴욕에서 90분 동안 단독 회담한 트럼프를 만난 첫 외국 정부 수반이었다.
또다시 당선자로 돌아온 트럼프는 일본의 이시바 총리의 회담 요청을 밀린 일정을 들어 거절하자 아베 전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가 비서 한 사람을 데리고 플로리다로 직접 날아가 트럼프 부부와 만찬을 했다.
다음 날 트럼프는 ‘이시바 총리를 빨리 만나고 싶다’고 태도를 180도 바꿨다. 아키에 여사는 남편의 정적이던 이시바 총리를 위한 미국 방문 비용을 사비로 지출했다.
트럼프 취임 100시간 안에 한국 국익과 관련된 주요 정책 윤곽이 나올 거라고 예상한다. 대한민국은 트럼프를 만나러 누굴 보내야 할까? 우리 정치는 왜 국익을 위해서는 정적을 위한 행보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 것일까? 여야 정치권이 답을 좀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