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암산[龍巖山] 475m 경기 의정부/남양주/포천
산줄기 : 한북수락지맥
들머리 : 의정부시 낙양동
위 치 경기 의정부시 민락동 / 남양주시 / 포천시
높 이 475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광릉수목원을 품은 용을 닮은... 용암산(475.4m)의정부/남양주/포천
용암산은 의정부시 동쪽 끝에 자리한 높지 않은 산이다. 그러나 숲이 우거진 산이다. 산에 바위가 많고 산 모습이 용을 닮았다고 용암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국립 광릉수목원의 서쪽 수리봉(535.9m)과 함께 의정부시와 남양주시 그리고 포천시의 경계를 이루는 산줄기에 솟아 있다. 한때는 등산 코스로 인기가 있었던 수리봉의 북쪽에 솟아 있는 것이 용암산이다. 광릉수목원을 품고 있는 수리봉은 연중 입산이 제한되는 산길이며 용암산을 오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한북정맥이 운악산을 지나 남서쪽으로 흐르다가 축석령에 닿기 전, 남쪽으로 한 줄기가 뻗어 내리다가 불뚝 솟구친 용암산. 산이라기보다는 자연휴양림을 한 바퀴 도는 기분으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행들머리는 의정부시 민락동. '본민락' 이라 불리는 전원마을이다. 본민락 마을은 의정부시 동쪽 구석의 외딴마을이었으나 축석고개까지 새로운 도로가 나면서 접근하기 좋아졌다. 택지개발사업이 한창인 곳이며 마을이 끝나는 곳에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개울을 건너 200m 정도 오르면 샘터가 있는데 무지랭이 약수터다. 물 길러 다니는 사람들로 붐비는 샘터이며 무지랭이라는 우스꽝스러운 이름과는 달리, 바위틈에서 나오는 물은 물맛이 좋아 찾는 사람이 많다. 운동시설도 갖추어져 있고 의정부시에서 정기적으로 수질을 검사하며 관리하는 샘이다.
약수터를 지나서도 산길은 넓고 뚜렷하다. 잘 관리되는 숲 속으로 산길이 나있다. 묘소가 늘어선 비탈을 올라 북쪽 능선길을 따른다. 넓은 길을 따라 30여분 오르면 철조망이 나온다. 광릉수목원에서 등산로를 폐쇄한 곳이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울창하다. 숲은 깨끗하기 이를 데 없다. 나무만이 빼곡한 숲의 철조망을 따라 왼쪽으로 나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으로 꺾어 된비알을 오른다. 키 큰 참나무가 빼곡한 비탈은 조망이 좋지 않다. 바위가 많다는 산에 바위도 보이지 않는다. 용처럼 생긴 바위는 어디에 있을까. 숨이 턱에 닿는 된비알을 30분 오르면 정상이다.
삼각점이 있는 정상은 아무런 표식이 없다. 국가시설물이 철조망에 갇혀 있을 뿐, 그 흔한 정상 비석이 없다. 나무에 둘러싸인 공터가 있지만 조망도 시원치 않다. 그나마 어제 내린 눈이 꽃을 피워 산은 희고 검은 색깔뿐이다.
"한여름에는 오르기가 쉽지 않겠어. 숲이 우거지면 헤쳐 다니기가 어렵겠군."
"산이 원시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네. 도시 근교에선 보기 힘든 숲인데!"
멀리 춘천에서 달려온 박동혁(유토피아산악회장)씨와 이청명(60세)씨, 정년퇴직 후에도 매주 일요산행을 거르지 않는 맹렬꾼들이다.
"그렇지. 저기 보이는 봉우리가 수리봉? 여기보다 더 높아 보이는데, 가봅시다."
남쪽에 솟은 수리봉에 국기가 걸려 있는 듯, 뾰족한 깃대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국가시설물을 뒤로하고 하산이다. 산짐승들이 쏘다닌 흔적이 남아 있는 숲을 가르며 나아간다. 능선을 따라 포장이 안 된 찻길이 나있다. 곳곳에 '입산통제' 현수막과 '산길을 벗어나면 안 된다'는 경고문이 걸려 있다.
능선과 나란히 난 도로에 눈이 소복하게 쌓였다. 눈 발자국을 만들며 산길을 걸어 삼거리에 닿는다. 임도가 능선과 만나는 곳이다. 여기서 수리봉으로 오를 수 있다. 수리봉까지 한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다. 수리봉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자리하고 있고 다른 방향의 등산로는 폐쇄된 상태다.
수리봉 동쪽의 광릉숲은 조선 초(1468년) 세조의 왕릉 부속림으로 지정된 이후로 400년이 넘게 벌채가 금지된 곳이다. 대부분의 산이 천연림으로 한국 제일의 원시림이자 동식물의 낙원이며 울창한 숲이 보존되어 있는 '나무의 왕국' 이랄 수 있다. 온갖 새와 동물들이 살고 있고 특히 천연기념물 제197호로 지정된 크낙새의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수리봉 정상은 바위봉우리로 조망이 뛰어나다. 사방으로 막힘이 없다. 그러나 아무 때나 오를 수 없는 산봉우리다. 봄가을에는 출입이 엄격히 통제됨은 물론이다.
수리봉 가는 길의 반대편으로 하산이다. 소나무가 울창한 비탈을 왼쪽으로 끼고 걷는다. 산 중턱을 가로질러 산길이 나있다. 서쪽으로 뻗던 산길은 남쪽으로 꺾여 서서히 고도를 낮춘다. 산 아래 용암리 제청말의 전원주택들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저 골짜기를 '긴등골짜기', 남쪽으로 길게 뻗어 깃대봉(288.3m)을 지나 별내면 청학동까지 이어진 능선을 '긴등성이'라 부른다고 한다.
내친김에 청학동까지 걷는다 해도 한시간만 더 걸으면 될 것이지만 '헤지산' 이라 부른다는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틀어 비탈을 내려선다. 능선은 더욱 잦아들어 무지랭이 약수터로 이어진다. 아침에 북적이던 약수터가 조용하다. 바위틈에서 솟는 약수를 한 모금씩 돌려 마시기도 전에, 물통을 든 수객(약수 마시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배고파요. 어서 내려가요. 아침을 여섯 시에 먹었어요."
얼마 전, 둘째 손자를 본 복 많은 안무희(51세, 강원도 춘천시) 전무가 소곤소곤 거린다.
"어떠세요. 충분히 걸으신 것 같습니까?"
용암산 산행이 성에 덜 찬 박동혁 회장과 이청명씨가 걸음을 서두른다.
"내일 용화산(춘천)에서 산제를 지내요. 내일 또 걷지요."
이미 시간은 오후 2시를 넘었다. 늦은 점심을 찾아 네 사람의 중늙은이들이 용암산을 도망치듯 달려 나아갔다. 흰눈이 소복한 마을길을 미끄러지며 내달았다. 본민락 마을을 지나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찻길 옆의 순두부보리밥집을 향하여...
*산행길잡이
본민락-(20분)-약수터-(1시간)-정상-(30분)-삼거리-(50분)-약수터-(20분)-본민락
용암산은 의정부시 본민락에서 무지랭이 약수터를 거쳐 정상에 오르는 수밖에 없다. 정상에서 남릉을 타고 약수터로 내려가는 원점회귀 산행을 한다. 더 길게 걸으려면 깃대봉을 거쳐 청학동까지 내려가도 된다. 북쪽 무림리에서 오를 수도 있으나 동쪽의 광릉수목원쪽은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교통
의정부 (옛)터미널에서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시내버스(1-5번)를 이용하여 본민락 삼거리에서 내린다. 승용차는 국도 43호선 의정부 만가대 사거리에서 포천 방향으로 진행하여 본민락 삼거리에서 우회전한다. 산불감시초소 앞에 주차공간이 있다.
*잘 데와 먹을 데
본민락 큰길가에 위치한 향촌(031-851-0090)의 순두부와 보리밥이 깨끗하고 맛있다. 값은 5,000원. 중앙동 부대찌개 거리는 의정부의 명물이다. 햄, 소시지와 다진 쇠고기를 주재료로 사용하여 양념과 김치, 고추장, 야채 등이 어우러지는 부대찌개 요리집들이 모여 있다.
*볼거리
송산사 경기도 기념물 제42호. 조선의 개국에 참여하지 않은 고려의 신하 조견, 원선, 이중인, 김주, 김양남, 유천 등 여섯 사람의 위패를 모시던 사당이다. 이 마을의 이름은 조견, 정구, 원선 세 사람이 들어온 마을이라고 삼귀마을이라 했다.
신숙주 묘 경기도 기념물 제88호. 의정부시 고산동 구성말에 있다. 조선 초기의 학자, 정치가로서 자는 범웅, 호는 보한재, 희현당. 묘비석, 상석, 문인상, 신도비가 있다. 한글창제사적비는 최근에 건립한 것이다. 세종 때부터 성종에 이르기까지 여섯 임금을 보필하였고, 저서로는 보한재집 17권, 북정록 6권, 해동제국기 1권, 동국정운, 사성통고, 오례의, 경국대전 등이 있다. 글쓴이:안재홍 참고:월간<사람과산> 2008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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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