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발작 / 이담하
울음을 거절당해서, 거절당하는 게 당연해서, 당연한 게 웃음이라서 웃는다, 그냥 웃는다, 또 웃는다, 저절로 웃는다, 막 웃는다, 계속 웃는다 착한 사람이라고 세뇌당해서,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웃지 않으면 나쁜 사람이 될까 봐 웃는다고 욕먹으면서 웃고, 화를 못 참아서 맞으면서 웃고 주먹 쥐고 웃는다 맞을 게 비밖에 없어서, 우산은 사치라서 웃는다 일요일은 타인의 날, 실연을 축하하는 박수 소리가 크게 들릴 때 달과 동지라서, 달의 분화구를 맨눈으로 볼 수 없어서 웃는다 면도할 때 웃는 모습이 찢어져 길목 계단에서 춤추며 웃는다 웃음이 실종될까 봐 약 먹으면서 웃는다 총 쏘면서, 도망가면서, 붙잡히면서, 상담하면서 웃는다 세상은 정상인데 나만 미쳐서 웃는다, 미친 기념으로 웃는다 비극인 인생도 코미디라서 신나게 웃는다 * 영화 조커(2019년)를 참조함 ㅡ계간 《시와 사상》2026년 여름호 -------------------------
* 이담하 시인 (본명 이은주) 강원 홍천 출생. 2011년 《시사사》등단, 2016년 〈한라일보〉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다음 달부터 웃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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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긴장하면 불안하고 웃음을 참을 수 없다.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조커 아닌 조커가 되어간다. 울음을 거절당해서 웃고,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웃는다. 화를 견디지 못해서 주먹 쥐고 웃는다. 맞을 게 비悲밖에 없어서 울음은 사치라서 웃는다. 빈 곁이 웃는다. 눈썹을 손질하다 눈썹이 반토막 나도 또 웃는다. 웃음이 도망갈까 봐 미치는 약을 복용한다. 세상은 정상일까, 건방진 의심이 주먹 쥐고 웃는다. 폭력은 폭력, 코미디는 코미디. 그냥 웃는다. 세계는 눈이 없는데 시선은 많이 춥다. 실연한 눈자위가 웃음에 집착한다. 소외된 루저의 아침에 해가 찾아온다. - 이우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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