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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벤치마크 지수 대비 알파(alpha)를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된 액티브 ETF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국내 상장된 액티브 ETF의 상품 수는 지난 해 100개를 돌파했고 다양한 유형의 액티브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다만 자산 규모 측면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액티브 ETF의 활성화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벤치마크 지수가 점점 다양해지면서 패시브 및 액티브 상품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점은 액티브 ETF 활성화에 제약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 패시브 상품 대비 액티브 ETF만의 장점이 줄어드는 만큼 액티브 ETF 활성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투자 성과로 볼 수 있다. 최근까지 국내 상장된 액티브 ETF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유의미한 알파가 나타나는 점은 긍정적이라 평가된다.
향후 더욱 다양한 액티브 ETF가 출시되고 공모펀드 시장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현행 운용 규제를 개선하여 운용 자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ETF 투명성 감소에 따른 이슈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도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일반 투자자가 다양한 ETF를 이해하고 비교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할 필요가 있으며, 무엇보다 투자자들도 액티브 ETF의 단기 성과가 아닌 장기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
국내 액티브 ETF의 성장
일반적인 패시브(passive) 운용 방식이 아닌 벤치마크 지수 대비 알파(alpha)의 추구를 목표로 하는 액티브(active) ETF는 최근 국내 ETF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66개의 신규 액티브 ETF가 거래소에 상장되었고 2년 전 20개 미만이었던 상품이 작년 말 기준 1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그림 1> 참고). 2020년 7월 거래소가 액티브 ETF 출시 허용 범위를 주식형 상품까지 확대하면서 주식형 액티브 ETF가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글로벌 자산을 운용하는 상품, TDF와 같은 주식ㆍ채권 혼합형 및 리츠(REITs) 액티브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액티브 ETF가 상장되고 ETF 시장의 외연이 넓어지면서 알파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ETF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림 1>과 <그림 2>가 보여주듯 상품 수 측면에서는 주식형 액티브 ETF의 성장이 두드러지나 규모 측면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로 판단된다. <그림 2>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액티브 ETF의 순자산 합계는 12.4조원이고 이 중 약 11조원은 채권형 상품이다. ETF 시장에서 전체 채권형 ETF 내 액티브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절반에 육박하나, 주식형 액티브 ETF는 다른 패시브 ETF와 비교했을 때 그 비중이 2%로 아직은 매우 작은 수준이다. 채권형 ETF에 대한 선택의 폭이 작은 점과 위험자산 가격 하락 등 거시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외에도 주식형의 경우 패시브 상품의 종류가 매우 많고, 액티브 ETF의 평균 순자산 규모는 257억원인 반면 패시브 ETF 평균 순자산 규모는 1,235억원으로 개별 ETF의 규모도 패시브 ETF가 더욱 크다.1) 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향후 수익률에 따라 액티브 ETF의 운용자산 규모는 얼마든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고, ETF가 국내에서 선호되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일반 공모펀드의 침체 속 ETF의 약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국내 가계의 간접투자수단으로서 ETF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액티브 ETF의 안정적인 안착을 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 액티브 ETF의 활성화 가능성
특정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액티브 ETF의 가장 큰 장점은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물론 현재 제도 하에서는 운용 상의 제약이 있으나 나름의 전략과 종목 선택을 바탕으로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또한 일반 공모펀드와 달리 상장되어 있기 때문에 장중에 사고 파는 것이 용이하고 판매 수수료도 없으며, 펀드 환매기간 때문에 발생하는 가격 위험도 최소화할 수 있다. 성과만 준수하다면 일반 공모펀드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초과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간접투자수단이 바로 액티브 ETF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티브 ETF의 활성화에 제약이 되는 요소도 분명 존재한다. 현재 많은 수의 액티브 ETF가 등장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패시브 형태의 ETF도 매우 다양하게 상장되고 있다. <그림 3>에 따르면 2022년 말 국내 주가지수 ETF의 기초지수는 280개가 넘고, 채권 및 혼합형 상품을 더하면 서로 다른 기초지수는 373개로 지수의 종류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적인 대표지수 외에도 섹터, 스마트베타(smart-beta), 테마형 ETF 등 패시브 ETF도 점차 세분화되고 있으며, 미국 상장 ETF를 분석한 결과 기초지수 및 상품의 설계에 따라 패시브 ETF도 알파를 추구할 수 있는 액티브 투자수단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Easley et al., 2021). IIA(Index Industry Association)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주가지수는 330만개가 넘고 이는 전 세계 상장종목 수의 약 7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2) 향후에도 패시브 상품의 액티브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액티브 ETF의 성장에 제약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액티브 ETF는 ETF의 장점을 지닌 (액티브)공모펀드로 볼 수 있으나 일반 패시브 ETF와는 분명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국내에 상장된 주식형 ETF의 특징을 비교한 결과 액티브 ETF는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작고 운용보수가 높으며 가격 안정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4> 참고). 패시브 ETF는 일반 투자자 외에도 단기 차익거래 등 추종지수와 연계된 거래가 많아 거래회전율이 높고 환금성이 우수한 편이지만, 액티브 ETF는 지수를 100% 추종하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지정참가회사(AP) 및 개인투자자의 거래 외에는 거래활동이 적은 편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ETF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NAV)의 괴리가 상대적으로 크며, 액티브 상품의 특성상 벤치마크와의 상관계수도 낮아 다른 고유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액티브 ETF는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것 외에도 운용 인력의 역량이 요구되기 때문에 패시브 ETF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용보수가 높게 설정된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일반적인 ETF의 장점이 액티브 ETF에서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이나, 전술한 제약 요인을 상쇄할 수 있는 액티브 ETF의 강점은 바로 수익성이다. <그림 5>는 국내 상장된 액티브 ETF 중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의 합산 누적 수익률을 보여준다.3) 각 시점 별 액티브 ETF의 수익률을 자산 규모로 가중 평균하여 누적하면 <그림 5>의 검은 실선과 같으며, 이는 동기간 주요 벤치마크인 코스피200 지수 및 벤치마크 가중지수4)를 각각 +8.6%, +7.5% 상회한다. 연 환산할 경우 약 +3.3~3.7% 수준의 초과수익률로 국내 액티브 ETF에 운용 제약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준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대다수 액티브 ETF의 운용실적(track record)이 짧아 장기 성과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제도 개선을 통해 다양한 위험-수익률 특성을 갖는 상품이 등장할 수 있으나 무엇보다 액티브 ETF 활성화의 핵심 요소는 초과 성과와 지속가능성이다.
향후 과제
침체된 공모펀드 시장을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액티브 ETF의 활성화가 거론되고 있으나, 액티브 ETF는 패시브 ETF와는 분명 다른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면밀한 검토가 요구되며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먼저 단기적으로는 운용 인력의 역량을 자율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해 액티브 ETF의 운용 규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행 제도 상 액티브 ETF는 기초지수와의 상관계수를 0.7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자산구성내역(PDF)을 일간(daily) 단위로 공개해야 한다. 투명성 확보가 요구되는 ETF의 특성상 자산구성내역을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일간 단위로 공개하는 것은 투자 전략의 과도한 노출을 의미하기 때문에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운용 상품의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 유럽의 경우 우리나라와 같은 투명(transparent) 액티브 ETF 상품 외에도 자산구성내역을 지연 공개하는 불투명(non-transparent) 또는 반투명(semi-transparent) 상품도 허용하고 있어 ETF 시장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PDF 공개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초지수와의 상관계수 요건은 수익률 안정성 및 분산투자 측면에서는 필요한 요건이라 생각되나, 상관계수 요건이 너무 지나칠 경우 초기에 설정한 벤치마크 지수에 얽매일 수밖에 없고 펀드 매니저의 재량이 발휘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SEC의 경우 별도의 규정은 없으며 ETF 투자설명서(prospectus)에 의도된 상관계수를 공개하는 것으로 갈음하고 있어, 액티브 ETF의 상관계수 유지와 연계된 상장폐지 요건을 다소 완화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다만 이러한 투명성 완화에 대한 제도 개선은 액티브 ETF가 지속적으로 보유 자산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조치와 불투명 정보에 대한 오용 방지 대책을 전제로 한다. 불투명 또는 반투명 ETF는 보유자산을 매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ETF 시장 가격이 기초자산의 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하는지를 보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집합투자업자는 ETF의 일간 또는 일중 가격 스프레드 또는 순자산가치 등의 자료를 보관하고 이를 주기적으로 공개해야 하며, 필요시 거래소와 규제당국은 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또한 ETF의 보유내역이 공개되지 않을 경우 이러한 기밀 정보의 오용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내부통제 장치를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다양한 ETF 간 효과적인 비교가 가능한 플랫폼을 활성화하고 투자자 스스로 꾸준한 학습을 통해 투자상품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 과거 상품 유형이 단순하고 종류가 적었던 시절에는 ETF를 통해 대표 인덱스를 단순히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투자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수많은 ETF가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고 여러 형태의 전략을 통해 알파를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일반 공모펀드와 달리 ETF는 판매채널에 구애받지 않고 투자자가 직접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해당 ETF의 장단점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연구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액티브 ETF는 벤치마크 지수 수익률을 초과하기 위해 고안된 상품이다. 현재 초기 단계에 불과한 액티브 ETF가 향후 국내 공모펀드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이는 무엇보다 액티브 ETF가 창출하는 알파에 달려 있다. 국내 공모펀드 부진의 주된 요인 중 하나가 저조한 투자 성과인 점을 고려하면 운용업계의 운용역량 제고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투자자들도 단기 수익률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액티브 ETF의 성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 2022년 말 기준이며 파생상품으로 운용되는 ETF를 제외한 수치이다.
2) Interactive Investor, 2018. 1. 24, There are now 70 times more stock market indices than listed stocks in the world.
3) 합산 누적 수익률은 ETF의 순자산 규모로 가중 평균하여 산출한다. 전체 누적 수익률 추이는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 및 벤치마크 수익률 자료가 없는 ETF를 추가해도 질적인 차이는 없다.
4) 벤치마크 가중지수는 ETF의 벤치마크 수익률을 해당 ETF의 순자산 규모로 가중 평균하여 산출한 수익률로 산출한다.
참고문헌
Easley, D., Michayluk, D., O’Hara, M., Putinins., T.J., 2021, The Active World of Passive Investing, Review of Finance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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