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글이 늦었습니다.
제가 요즘 일도 바쁘고..
최근 몇일간 다른 게시판에서 정치세력을 사칭하는 사기꾼 집단과 작은 전쟁을 치루는데 열중하느라.. --;
여하튼, 이하 질분과 답변입니다.
참고로 파란색이 저 입니다.
그러니까 님이 말씀하시고 싶은 요지가 이거죠?
“국가전체의 부채레벨을 낮추기 위해 현금, 채권 및 예금 보유자들의 주머니를 국가권력과 금융시스템이 탈탈 털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실질적인 인플레율을 10프로 라고 보았을 때, 현금자산 보유자는 10프로씩, 예금보유자는 10프로-수신금리 만큼 매년 국가권력과 금융시스템에 헌납하고 있는 셈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득을 보는 것은 채무자들입니다. 이자만 제때 가져다 바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원금과 이자부담이 저절로 줄어듭니다. 물론 일정한 소득이 있어 채무변제능력을 갖춰야 그나마 득을 봅니다.”
이 말씀이 과연 하우스 푸어들에게 위로가 될까요? 즉, 인플레가 과연 하우스 푸어에게 이익이 되겠느냐는 것입니다.
-> 저는 하우스푸어 위로하자고 글을 쓰지는 않습니다. 외람되지만 그렇게 한가하지 않아요.
하지만 Financial Repression하에서의 인위적인 저금리 환경은 하우스푸어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1) 이자 지불금액의 절대치가 줄어듭니다. 정상적인 시장환경에서라면 7프로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데 저금리 환경이라 5프로만 지불해도 됩니다. 이것이 그들 입장에서 이득이 아니겠습니까/
2) 인플레이션으로 인하여 원금과 향후 지불할 이자의 명목가치가 줄어들게 됩니다. 원금이 100원이라고 합시다. 5년간 10프로씩 인플레가 발생하나 이것이 이자에 반영되지 않으면 5년 후 원금은 59원으로 줄어듭니다.
이래도 부정하시겠습니까?
실질적인 인플레율을 10프로 라고 보면 실질소득도 그만큼 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우스 푸어의 입장에서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셈입니다.
-> 실질소득도 줄어들겠죠. 그만큼 생활은 어려워 집니다. 다만 대다수의 하우스푸어에게있어 부채의 상대치는 소득의 상대치에 비해 그 비중이 무척 높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야죠.
예를 들어 2억원짜리 집을 1억원 빚을 당겨서 산 연봉 2,000만원짜리 하우스 푸어가 있다고 칩시다.
5년간 소리없는 인플레가 연간 10프로씩 진행된 후 이 하우스푸어의 대차대조표를 보면,
1)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부채 1억원의 현재가치는 5,900만원으로 줄어들어 4,100만원 득이 됩니다.
2) 반면 연소득은...
yr1 1,800만원
yr2 1,620만원
yr3 1,458만원
yr4 1,312만원
yr5 1,180만원
합하여 5년간 누적 연봉의 현재가치를 구하면 7,371만원입니다.
인플레가 없었다면 2,000만원*5 = 1억원이었을 테니 2,629만원 손이 됩니다.
득 본게 4,100만원, 손실이 2,629만원,
즉 4,100 - 2,629 = 1,470만원 득, O.K.?
만약 하우스푸어의 소득이 부채에 대비해서 충분히 높다면? 이라고 하실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질문이죠.
왜? 소득이 충분히 높은 하우스푸어는 이미 하우스푸어가 아닌거죠. 벌어서 이자 원금 값으면 되니까.
또 은행은 채무자이자 동시에 채권자입니다. 원금과 이자부담이 저절로 줄어든다는 것은 채권자로서 은행이 하우스 푸어에게 탈탈 털리고 있다는 뜻인데, 갑이자 여우같은 은행이 과연 이런 상황을 묵묵히 감내할까요?
님의 말씀은 일견 그럴듯 하지만 은행의 손익구조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계십니다.
그들에게서 자산과 부채의 실질치, 혹은 명목치의 증감은 차제의 문제입니다.
은행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 아니 중요시 해야 할 것은 한계이자 비용과 한계 이자 수익입니다.
즉, 내가 지금 단기자금시장에서 얼마의 이자를 내고 돈을 빌려, 중장기대출을 해서 얼마를 받는가 입니다.
자본시장의 상황에 따라 이 한계마진은 변동을 합니다만 현재와 같은 financial repression상황에서는 낮은 금리로 얼마든지 돈을 빌릴 수 있으며, 대출외에는 딱히 운용방법이 없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대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일례로, 제가 요즘 사업을 하느라 대출을 얻으러 다닙니다.
6억을 빌리는데 2억은 국책자금 2프로로 받고 나머지 4억은 법인사업자 대상의 대출 5.5프로 금리로 충당합니다.
고로 가중평균하면 4.5프로 남짓입니다.
님의 논리에 따르면 은행이 바보짓 하는 거죠. 실질인플레가 10프로인데 4.5 내지는 5.5프로라니요.
그런데 은행입장에서는 황송해 하며 얼른 돈을 빌려줍니다. 나름 담보도 되고 신용도 궨챦거니와 딱히 따로 돈을 굴릴 수 없기 때문이죠.
강만수가 구상하는 메가뱅크라면 이돈으로 주식투자하고 선물트레이딩도 하겠지만 financial repression환경하에서는 신자유주의식 메가뱅크론은 이미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죠. 조만간 강만수 다시 백수로 돌아갈 겁니다. 만세!!
미국도 은행들 대출에 집중시키려고 다른 짓 못하게 하는데 한국에서 어림도 없죠.
따라서 은행도 현재상황에서는 인플레로 인한 손실을 조금은 보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은행이 고깝다고 대출 안하면 어떻게 됩니까?
일본식 장기 디플레에서 은행이 떼돈 벌었겠습니까?
은행의 손익구조에 가장 악영향을 미치는 게 디플레이션입니다.
디플레가 진행되면 은행은 예대마진를 따지기에 앞서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일단, 차입인들의 파산으로 인한 손실은 차제로 제껴둡시다.
먼저 통화증발과정과 함께 차입수요가 없어집니다.
그러면 은행입장에서는 예금과 준비금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버블붕괴 당시 일본의 은행들을 보면 현금을 자체보유하면 이자를 전혀 받지 못하므로 택한 선택이라는 게 옆의 은행에 몰래 예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나마 쥐꼬리만한 이자라도 받으려구요.
미쓰비시 은행의 신주쿠 지점장이 인접한 미쓰이 은행의 신주쿠 지점장을 찾아가서 주먹다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왜 치사하게 우리은행에 니네 현금 몰래 예치해서 예금이자 가져가냐구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디플레이션, 이거 은행입장에서도 재앙입니다.
최근 일부은행들, 앗싸리 밝히자면 무니만 국내은행인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요 상황을 타개하고자 꼼수를 씁니다.
사업자대출과 서민대출도 철저히 외면하고 정책자금 대출외에는 일반대출 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고리의 카드와 캐피탈 영업만 죽어라 해댑니다.
정책당국이 아무리 바보라 해도 이것을 놓아 둘리 없죠. 당연히 신용카드 수요 체크카드로 돌리고 수수료 내리라고 핍박합니다. 국민, 신한에서 아무리 금감원 직원 모아놓고 술사주고 여자안겨도 시스템의 방향을 돌릴 수 업죠.
사실상의 국책은행인 우리은행 홀로 대출시장에서 분전하고 있고, 농협도 은행의 모양새를 갖추며 양대 국책은행으로 변화하고 있죠. 이명박이 농협행장에 최원병이 앉혔다고 나꼼수에서 지랄하지만 보다 큰 그림을 본다면 정책당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실질적인 인플레율을 10프로라고 보고, 4 억짜리 집이 3억으로 떨어졌다면 현재 3 억의 실질가치 또한 그 만큼 떨어진 것 아니겠습니까? 이게 하우스 푸어에게 이익이 되는 상황이라고 보십니까?
인플레가 하우스 푸어에게 도움이 되려면 집값이 그 이상으로 오르는 경우인데, 지금 한국의 상황은 그런 상황이 아니지 않습니까?
-> 님은 부의 척도를 화폐가치의 절대치로 보고 계십니다. 그러나 페이퍼통화의 세상에서는 부의 절대치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상대적인 부가 중요하죠.
내 집이 4억에서 3억이 되도 남들집이 4억에서 2억이 되면 내가 버는 겁니다.
인플레 상황에서 정부만 득을 본다는 것은 맞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 financial repression상황에서 가장 큰 득을 보는 것은 정부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허리띠 졸라메고 이자를 꼬박고박 갚아나가는 채무자입니다.
은행은 어떠한 형태로든 평타는 칩니다. 은행이라는 게 워낙 그렇습니다. 떼돈 벌어서도 안되고 망해서도 안됩니다.
반면, 최대의 피해자는 현금보유자, 그리고 연금생활자 같이 fixed income 타입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자 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연금이 fixed income과 유사한 defined benefit입니다.
10년후에는 국민연금 거의 전액 포기하셔야 할것입니다.
건강보험의 실질적인 수혜도 거의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여러분들은 financial repression의 환경에서 털리고 있는 것입니다.
속된말로 하자면 탈~탈~ 좃털리고 있는 거죠.
이를 깨닿지 못하면 손해 막심하게 봅니다.
본인들 자신을 지키세요.
마지막으로 트위터 광고질 좀 하겠습니다.
제가 글을 올릴때마다 트윗해 드립니다.
https://twitter.com/#!/RyomaLuXun
첫댓글 금융억압시기라는건 이해하지만 대출받고 집사는게 이득이라는것보다 저는게 더 이득이 아닐가요 지금은 금융억압에 더해 노령화사회에 진입해서 저는 현금성이 더 좋다고 느껴지는데 저만의 생각인지그리고 저는 금융억압보다 고령화사회가 더 무섭다는.....
쩝! 금융억압의 골자가 국가가 민간을 턴다는 것일 텐데, 그렇다면 과연 지금 국가가 민간을 털어 제 빚을 줄이고 있는 나라가 지구상에 하나라도 있나요? 세상의 어느 나라의 (명목 아닌) 실질부채가 줄어들고 있습니까? 현실을 좀 보고 썰을 푸세염. ... 연금도 털리고 예금도 털리고 건강보험도 털리고 죄다 좆털리면 님은 금이나 은, 실물상품이라도 사쟁이시나 봅니다, 그려. 어째 대안 없이 상품투기질을 조장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시나요? 님의 생각엔, 어떻게 하면 털리지 않을 수 있는 건가요?
이 나라 은행이나 보험, 증권사들 대다수의 투자상품은 여전히 fixed-income 채권형태입니다. 이 채권의 주요부분은 다시 국채와 공사채이구요. 이너마들이 좆털리려고 작정하고 이딴 국공채 사쟁여 놓았겠습니까? 이 나라에 들어온 외국인 채권투자자금 역시 좆털리려고 작정하고 들어왔나요? 시장이란 것이 어디 그리 만만해서리 정부가 중앙은행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인가요? 이 와중에 물가연동채를 발행하는 정부는 아예 제정신이 아닌 것이겠군요. 죄다 털어야 하는데 몇몇 똑똑한 넘들한테는 탈출의 기회를 주는 것인가요?
음, 와닫지가 않는 내용인듯요. 일부 국소수에 해당하는 인플레 햇지를 할 수있는 분들에 대한 내용일 듯합니다. 아마, 얼마전에 한국은행에서 펴낸[부채경재학과 한국의 가계 및 정부부채]에서 나온 내용을 보면, 민간보다는 공공부채의 심각성이 많이 거론 되었는데, 이를 줄이는데 financial repression을 쓰지 않나 합니다. 민간부분 부채는 전혀 해당되질 않습니다. 빚으로 인플레 햇지 능력되는 극소수의 인원들에 해당 할듯 합니다.
과거에는 인플레를 통해 대출자가 빚을 탕감 받고 자산 가치 상승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었지요.
그러니까 가장 빚이 많은 사람들이 가장 큰 부자가 된 것이 지금까지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물론 아무나 빚을 낼 수 있었던 건 아니죠. 시장에 일찍 진입해서 자산을 담보로 제공할 수 있었던 사람들만이 부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출로 바꾼 자산의 가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는 반대 일이 벌어집니다.
자신의 노동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면 될까요? 천만에 말씀입니다.
대출과 맞바꾼 자산이 더 빨리 감소합니다.
대출에다가 월급까지 털어서 부풀린 자산만큼 더 많은 손실을 보게 되는 겁니다.
빙고~..
작금에 옛날 논리에 빠져 있으면 안되지요.. 상황이 달라도 너무 다른데.. 그 상황의 차이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료마님의 글의 예를 보세요.. 자신의 소득이 주는 것보다.. 빚의 부담 경감이 더 크다???
굳이 말하자면.. 빚은 10년 후에다 털 수 있는데... 그 전 5년 후에.. 개인은 죽을 수 밖에 없는 구조잖아요..
그것도.. 빚 없는 사람들마저.. 못 살아남는 구조잖아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