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괜히 공지영인가를 절실하게 깨닫게 해 주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울었습니다. 저만 울었던 게 아니고 관객 모두가 흐느끼며 호흡이 거칠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제 옆에 앉아있던 초미니 핫팬츠 아가씨로부터 제 또래의 어슬픈 늙다리까지 모두 다요. 그 분위기는 영화가 끝나고 엘리베이트를 타고 내려오는 길에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젊은이들의 대화는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정말 재수 없어. 전관예우가 뭐야 전관예우는 진짜 없어져야 돼” “영화 마지막 부분에 검사가 결정적인 증거물인 동영상 녹화물을 판사에게 제출하겠다고 해 놓고 쌩까는 건 또 뭐야?” “교회 장로라는 놈은 또 뭐야. 사기꾼 자격증이야 뭐야?
영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2005년, 전라도 무진시 소재 한 기독교 재단법인 소속의 청각장애인 학교인 인화학교라는 곳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공지영 작가가 쓴 소설을 영화로 제작한 이 영화는, 가족과 친인척으로 구성된 이 학교의 교장과 행정실장과 교사들이 장애학생들을 번갈아 가며 성폭행할 뿐만 아니라 그 과정들에서 발생하는 끔찍하고도 잔혹한 폭행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이 학교에서 일어났던 파렴치한 일련의 범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용기 있는 어느 한 교사와 그 지역 시민단체의 한 여성운동가가 외부로 고발한 이후에 진행된 추악한 사회상이었습니다.
사건이 법정으로 옮겨 갑니다. 특히 이 대목에서 저는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양 옆으로 젊은이들만 없었으면 아마 소리를 내어 펑펑 울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대목은 그야말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과 똑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 지역에서 향판으로 오래 근무했던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에 대한 전관예우, 영화 막판 튀어 나온 결정적인 동영상 증거물을 법정에 제출하지 않고 은폐해 버린 검사 그리고 돈은 돈대로 쳐 먹고 검사핑계 대며 직무를 유기하는 경찰, 결국 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못내 애석한 척 하며 면죄부 판결을 내려버리는 판사...
마지막으로 “이후 20011년 현재 영화 속의 범죄자들은 대부분 현직에 복직해 있다” 라고 하며 이 영화는 그 결말을 맺습니다.
지금 우리의 현실과 조금도 다른 것이 없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제가 느낀 감정은 좀 남달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이 과정을 그대로 겪어 왔기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이 영화가 상영되면서 이런 인면수심의 개인 및 국가범죄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급기야 당사자인 경찰, 검찰, 법원이 재수사니 재검토니 하는 호들갑을 떨고 있습니다. 내용을 보아 하니 자칫하다가는 큰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혁명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가 되니까 선수를 치는 것이지요. 이런 면에서 현 집권자놈들은 거의 동물적 감각을 지닌 놈들이니까요.
물론 이것도 끝나봐야 압니다. 대법원까지 가는 2 내지 3년의 기간 동안 국민의 관심에서 벗어나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흔적도 없이 끝나버릴지도 모릅니다. 아니 그럴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봐야겠지요. 지금까지의 경우로 봐서는 말입니다.
여하튼 우리는 지금 유달리 물질적 풍요와는 별개로 무언가에 목말라 애타해 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것은 아마 정의를 갈구하는 그 목마름 일 것입니다. 이름하여 ‘타는 목마름’ 말입니다.
오늘 본 공지영 원작의 ‘도가니’를 보면서 느낀 감동과 분노와 회한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이 글을 적어 보았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영화들에서 이런 내용을 다루는 영화가 부쩍 많이 등장하는 것을 보니 이제 그 때가 되긴 되었나 봅니다. http://blog.daum.net/inkojhk/102 혁명이 필요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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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아름다운 나라. 원문보기 글쓴이: 김종현
첫댓글 나도 분노한다.
아직 관람하지 못하여 부끄럽습니다.
이번 주 중 꼭 관람하겠습니다.
김종현님 요약 정리 행심 정리의 글 감사합니다.
公魔들이 정의를 팔아 치부하는 세상에 굴복하고 사는 현실을 깨우치며 살고 있습니다.
짜판 카페로 퍼 갑니다.
저도 집사람하고 같이 영화를 꼭 보아겠다는 생각을 하게 주시었습니다.
김춘기 올림
우리는 왕 도가니를 창조할 것입니다.
사죄한다 라면 모르지만 꼭 마지못해한말, 2심 판결을 맡았던 이한주 광주고등법원 부장판사(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인화학교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실제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 약자들이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도가니 법관의 행태와 구회장님의 구속 또한 다를바가 있겠습니까? 이럴때에 우리 회원들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봅시다.
이런 도가니같은 사건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은폐조작되어 사회적 약자들은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게 만들고
덮어서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있을지 상상이 안됩니다.
이렇게 억울하게 만든 경찰,검찰,판사.그 들이 원망스럽습니다
경찰,검사,판사 그들의 힘을 등에 업고 국민들을 괴롭히는 공직자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궁지에 몰리면 법대로 처리하라고 하여 힘없는 국민을 재판으로 끌여 들여서 약자를 두번 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