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유림이가 출근을 한다.
자기 방 문과 내 방 문이 서로 마주보게 되어 있어서
그 방에서 뭔가를 하면 내가 반쯤은 볼 수가 있다.
옷을 가라입는데-----
전신 거울이 필요하다고
결국 사주고 말았는데, 지금 보니 엄청 필요한 물건이다.
손톱 칠하고 눈에 바르고 입술에 바르고...
하이힐 신고....
짧은 치마에....그러고 나갔다.
방을 치워라.., 쓴 물건 뚜껑 닫으라고..
옷 잘 걸으라고..
거실에 있는 니 물건 다...치우라고..
왜 아침은 안 먹냐고..
뒤꼭지에 대고 말하면 대답을 안한다.
그러면서 하는말..
엄마...내가 알아서 할께요...께요 뒷부분은 상당히 위협적이다
이제 그만 잔소리 하세요처럼 들린다.
24살.....
나가고 나서 나는 이런 글을 쓴다.
유림이 옷 색갈이 달라졌다.
검은색 아니면 회색인데..
이제는 색이 어우러진 남방도 사입고
연하늘색, 반바지도 사입었다.
꽁알꽁알...말은 해도 전체적으로 나는 긍정이다.
유림이 인생 길이 흥미롭다.
준비된 듯 어딘가에서 나타나...
지루하지 않게 지나가는 이 시간이..좋다.
요즘엔 방송통신대학에 가겠다고 한다.
오.....
음...
대단한 발상이다.
대학을 일년 쯤 다니다가, 도무지 그들의 소비지수를 따랄 갈수가 없었던 지난 시절의 좌절이
이젠 좀 견딜만 한가보다.
한달에 80 만원 정도를 받는 직장에 다닌다.
집에서 걸어서 10분..기가막힌 직장이다.
그 곳에서 유림이는 방송통신대를 생각해냈다.
다 함께 한 분들이 도와준 덕분이다.
그 분들은 일상적인 이야기를 했겠지만
유림이는 그런 대화에서 다시 저를 발견해내고 자기 길을 찾아낸다.
서로에게 서로에게 그렇게 우린 물들이며 산다.
대학은 유림이가 물들기엔 좀 벅찬 공간이었다.
이제 다시 대학을 꿈꾼다.
내년에 방송통신대에 가서 청소년지도사가 될 공부를 한단다.
밤 세워 게임하고 아침이면 늘어져 자던 유림이가 이렇게 달라졌다.
다 주변 분들의 좋은 마음이 이어진 결과라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오늘 ...재밌다.

첫댓글 유림이와 조카들...
모자쓴 아이가 유림이다.
엄마의 잔소리에 화를 많이 냈었지요... 그러면서도 돌아설때는 힐끗 엄마의 표정을 살핍니다... 내가 너무했나 싶었거든요... 가끔씩 엄마의 눈길을 느꼈습니다. 키가 커지는 것, 남자의 골격이 되어 가는 것, 생각이 변하는 것을 물끄러미 말없이 지켜보시는 엄마의 눈길을 느꼈습니다. 그럴 땐 저도 흐믓했습니다... 지금은 엄마의 눈길로 제 아들을 바라봅니다...
아버지 포스가확 느껴지는 글입니다 사제의 연쇄를통해깨달아간다는 선생님글이생각나네요
김샘이 주신 어린 적 유림이 사진이 들어간 예쁜 글단풍을 꺼내 다시 보며, 서울대 병원에 입원중일 때 잠깐 봤던 유림이를 떠올리며 그의 멋진 꿈을 응원합니다. ㅋ
승혁님이 그날 선믈로주고간 말인형은지금도 건재합니다
그때를 잘넘겨서 지금이 있는거죠
엄마의 지극한 마음이 유림이의 꿈에 싹을 틔운 거겠죠? ㅎ
성숙님 의생활이담긴글을처음읽는것같아요가까워진느낌이랄까 ?
아..... 지켜봐주고 기다리는 엄마의 마음....사랑이 깊게 흐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