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숙소 아래 킴카페에서 하롱베이 1박2일 투어를 신청했다. 식사 4끼와 호텔1박. 그리고 보트비까지 해서 16불이라고 하는것을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아줌마가 2불을 깍아서 14불에 예약했다. 참고로 아이도 요금을 다 내야 한다고 했다.
시계가 움직이질 않아서 새벽에 눈을 떠서 1층으로 내려가 시계를 보니 5시라고 한다. 타국에 와서 그런지 서희에 대한 책임감 때문인지 잠이 잘 오지 않는다. 6시30분쯤 일어난 서희와 함께 check out을 일단 하고 내일 돌아와서 같은 방을 예약을 해두고 아래층 식당에서 볶음밥을 시켜서 나누어 먹고 버스를 기다렸다.
베트남의 대부분 투어는 호텔로 pick up 하러 오기 때문에 편안하다. 7시30쯤 온다는 버스가 30분쯤 늦어서 8시경에 와서 출발했다.
가이드2명, 베트남인 4명, 한국인이 우리까지 총6명, 호주인2명에 국적 불명인1명까지 총 15명이 출발했다. 여기서 하롱베이 가는 배를 타려면 4시간정도 가야 한다.
중간에 자수를 놓은 휴게소에서 잠깐 쉬었는에 아직 어리게만 보이는 애들 수십명이 자수를 놓고 있었다. 참고로 베트남은 많은 여자들이 뜨게질을 한다. 버스에서도 호텔에서도 심심하면 뜨게질을 하는 모습을 많이 볼수 있었다.
휴게소를 지나 12시 30분쯤 하롱베이시티에 도착, 먼저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야채볶음, 생선탕, 두부조림과 밥
등 베트남 음식들이 나왔다. 투덜대는 서희랑 같이 먹고 우리의 목적지인 바이짜이 항구에서 유람선에 올랐다.
하롱베이는 총 3000여개의 섬이 떠있는 하롱만이다.
1994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 바다가 보여주는 풍경이외에도 바람과 파도에 씻겨생긴 동굴과 해변으로 뒤덮여 있다. 우리는 이바다를 유람하며 깟바라는 섬에서 일박을 하게 되어있다.
드디어 유람선 출발..
한 20분 정도 가더니 동굴에 들렀다. 제일먼저 들른곳은 hang dau go(일명 말뚝동굴) 프랑스인들이 경이의 동굴이라고 불렀던 이동굴은 베트남의 민족적 영웅인 쩐 흥다오 장군이 원나라의 침략군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말뚝을 저장하는데 사용했다고 한다. 동굴을 뭐 우리나라의 동굴들과 비슷했고 종유석과 석순들을 놀랍도록 크고 멋지며 조명까지 곁들여 놓아서 멋있다. 그다음에도 hang thien cung(대관동굴) 이라는 곳도 둘러보았다.
대략 동굴을 보는데 1시간정도 소요하고 난다음 다시 유람선에 올라 30분정도 가더니 이번에는 local boat(추가요금 내야함)로 갈아타고 섬들로 둘러싸인 분지같은곳을 동굴을 통해 들어갔다.
오늘은 운이 좋아서 동굴을 통해서 들어갈수 있다고 한다. 안은 수심이 얕아서 바닥이 다 보이고 물이 빠지는 날은 배가 들어갈수 없다고 가이드가 설명해준다.
다시 유람선에 돌아오니 보트를 타고 과일을 파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 배는 이외에도 fishing villing에 들러서 이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사실은 생선을 사라고 계속 한다)나서야 깟바섬을 향해서 논스톱으로 출발한다.
유람선은 총 2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2층은 오픈되어 있어서 경치를 감상하기에는 그만이었다. 서희는 거기서 만난 프랑스애(6살)와 같이 갑판을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다.
가족3명이 베트남 여행중이라는 그 프랑스 가족은 나의 여정과 달리 아래에서 위로 올라와 이제 3일뒤면 파리로 간다고 한다. 아래쪽 정보도 좀 얻고 역시 국제적이슈인 아이들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나누었다.
그 프랑스인도 아이 수학문제집까지 가져와서 하루에 한쪽씩 풀고 있다고 한다. 나만 극성스러운 한국인아줌마처럼 수학문제집을 가져온줄 알았더니 역시 애들 교육은 국경을 초월해서 모든 부모들의 관심사인가보다. 우리처럼 호텔에서 자는것이 아니고 배에서 오늘밤을 보낸다는 프랑스인과 이야기를 하다가보니 배는 어느새 깟바섬에 도착했다.
시간은 벌써 오후5시가 넘었다.배에서 내리는 많은 사람들을 버스에 태우고는 호텔로 향했다. 각기 다른 여행사를 통해서 왔지만 움직이는 경로나 먹는것 자는것 거의 모두가 똑같다.
우리는 호텔에서 짐을 풀고 점심과 거의 비슷한 저녁을 먹었다. 우리 숙소에는 한국에서 왔다는 45살 아저씨(혼자 여행하심), 대학생 호주애들 2명(앞으로도 무지 자주 만난다), 그리고 우리둘 이렇게 5명이 묵었다. 점심과 저녁에 밥만 먹는 서희를 위해 아껴두었던 컵라면을 꺼내 뜨거운물을 얻어서 끓여주었다.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먹는 내가 오히려 배가 부를 지경이었다. 깟바섬은 아주 작고 우리나라 서해안의 어촌마을을 연상시킨다.
앞으로는 관광객들을 위해서 길을 포장할 예정인지 섬은 온통 공사현장이었지만 사람들은 친절하고 섬도 고즈넉하니 아주 좋았다.
첫댓글 여행기를 쓰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세요! 일정을 다 기억하고, 글로 옮기는것이 쉽지않는데.... 아이랑 함께 여행을 하면 확실히 강한 책임감때문에 새벽에 눈이 번쩍번쩍 떠지더군요! 하롱베이...멋지죠?
6살짜리가 수학문제를? 놀러와서까지? 극성도 참 대단하네요. 일기 쓰는 것도 힘들던데.... wanderer님도 올핸 민우 공부할 꺼리좀 준비하셔야겠네요.// 타고 다니신 배가 고아고에 나오는 목선인가요? 그냥 경치 보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