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과학 숙제로 인하야... 천체 사진이라는 걸 처음 찍어보게 되었다.
4월 29일... 지난 며칠간 쏟아지던 비가 그치고 구름이 동편으로 물러가던 그날 11시 반경...
그때까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나는 룸메로부터 '별보인다' 는 말을 듣고
바로 장비를 챙겨 가지고 매지초등학교로 갔다.
홍욱[1기]이에게 빌린 FM2라는 카메라... 종표[4기]에게 빌린 삼각대.
그리고 필름은 코닥 400이었다.
도착했을 때가 12시... 동편의 반쪽은 구름으로 덮여 있었지만, 서편의 사자자리는 꽤 명확히 보였다.
게 자리에 위치한 목성도 인상적이었고..
일단 눈에 보이는 사자자리와 목성을 찍어댔다.
한 40분쯤 지났을까... 구름이 다시 하늘 전체를 덮기 시작했고..
하지만 옅은 구름이었기 때문에 아마도 두시간쯤 후면 완전히 그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철수했다.
새벽 3시 20분.. 이제 하늘은 구름 한 점 없는 완벽한 반구를 자랑하고 있었다.
다시 매지초를 향하며... 주위가 점점 어두워지는 만큼 하늘의 별들은 그 밝기를 더해갔고..
매지초에 도착해서는 올해 두 번째로... 궁수자리에서 은하수가 솟아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자는 저쪽으로 기운 지 오래..
순간 백조자리 아래쪽 동편에서 유성 하나가 떨어졌다.(3시 50분)
전갈과 목동, 백조자리를 찍고.. 궁수자리를 조금 많이 찍었다.
북쪽 하늘은 매버리와 원주시내의 불빛 때문에 이곳에선 원래 찍기 힘들다.
그래서 남쪽과 천정... 동쪽하늘을 중점적으로 보았다.
독수리자리의 오른편에 뜬 돌고래자리도 하나 찍었는데... 잘 나왔을지는..
독수리자리에 일주운동을 맞춰놓고(4시 1분) 잠시 후..
갑자기 밝은 빛이 나타나 목동자리에서 사수자리 방향쪽으로 흘러갔다.
인공위성이었다. 십분쯤 후... 다시 또 하나의 인공위성이 비슷한 위치에서 흘러가는 게 보였다. (4시 3분, 4시 13분)
양안치 고개(양아치가 아니라는데..) 쪽에서 상향등을 켠 자동차 하나가 천천히 지나갔다... 이런...
3시 40분쯤에는 화성이 산 위로 떠올랐는데, 처음에는 금성인 줄 알았다가 후에 성도를 보고 화성임을 확인했다.
목동과 큰 곰 사이... 그리고 궁수자리 왼쪽 산 위에서 유성이 또 하나씩... 4시 17분과 4시 25분.
무엇보다 은하수가 상당히 아름다웠는데... 나중에 궁수자리를 찍은 사진을 보면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새벽 4시 28분.
차츰 별을 알아보는 게 힘들어졌다. 천문 박명이 시작된 것이다.
바로 일주운동 찍기를 중단하고 방으로 향했다.
돌아오면서 생각하기에... 아마 올해 최고의 하늘이 아니었을까.. 싶다.
호수 위는 안개에 휩싸여 있었는데.. 마치 큰 불이 나서 그 연기가 호수를 덮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여섯시쯤... 안개는 학교를 포함한 매지리 전체를 덮었다.
덧말..
사진 뽑은 거 보니까.. 궁수자리 빼고는 다 그저 그렇네...
한 통 중에 네 장 건졌다는... 궁수 셋... 전갈 하나..
카페 게시글
모임후기
관측후기
2003년 4월 30일 새벽..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