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꽤 많다. 교토, 나라, 히메지 등에 여러 개의 세계유산이 지정돼 있다. 그 중 하나로 고야산(高野山)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 불교의 도래지로 꼽히는 이 곳은 지명부터 흥미롭다. 한자음을 우리 나라식으로 그대로 읽는다. 일본식으로 읽는다면 '다카노야마' 쯤으로 되어야 하는데 이 곳은 고야산이라고 읽는다. 고고학자들은 이 산이 한반도와의 연결고리라고 믿는다. 하지만 고야산 안내서 어디에도 그런 언급은 없다.
고야산까지는 오사카 남바에서 특급 고야라인 전철로 1시간30분쯤 걸린다. 아침부터 길다면 긴 철도여행 끝에 그 종착지인 고쿠라쿠바시(極樂橋)역에 도착했다. 전철로는 여기까지이고 타고 산 위의 고야산 역까지는 케이블카로 연결된다.
케이블 카를 갈아탄다.
산 꼭대기의 고야산 역. 고야산 탐방은 이제 여기부터 시작이다.
고야산 지역은 버스로 연결된다. 넓기 때문에 걸어서 다니기엔 무리가 있다. 버스는 한 시간에 두 세 차례 일정한 코스를 왕복한다. 가장 먼 곳 부터 들러서 돌아오는 코스를 택했다.
다이몬(大門). 고야산 큰 절의 대문이다. 옛 날엔 이 곳이 이 산의 정문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고야산 역으로부터 가장 먼 곳에 자리잡고 있다.
다이몬을 잠깐 구경하고 마을로 내려온다. 여기서부터는 어슬렁 거려보기로 한다.
작은 마을이다. 일본의 여느 마을들 처럼 깔끔하기 그지 없다. 이렇게 깔끔 떨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듯한 일본인들이 어떨 때는 불쌍해 보이기도 한다. 마치 무슨 병에라도 집단적으로 걸려 있는게 아닌지...
오랜 된 신사와 절이 많은 곳이다. 얼핏 얼핏 지나치면서 범상치 않은 절과 신사들을 만난다.
다이몬에서 10분쯤 걸어내려오면 콘도(金堂)을 만난다. 819년 쿠카이에 의해 지어진 곳이다. 고야산에 있는 모든 사찰 가운데 가장 숭상받고 있는 곳. 화재로 여러번 소실되었다 재건되었는데 지금의 모습은 1932년 지어진 것이다.
콘도에서 오른쪽으로 돌아나가면 칸폰다이토(根本大塔)을 만나게 된다.
1937년 지어진 이 탑의 높이는 48.5m. 조형적인 미와 강렬한 색채가 인상깊은 고야산 명물의 하나이다.
콘본다이토를 좀 더 둘러보자. 정형화된 일본 사찰 건축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사찰 경내를 둘러본다. 꽤 넓은 부지에 곳곳에 건물들이 잘 배치되어 있다.
콘본다이토 앞의 오래 된 금송. 금송은 일본에서만 자라는 나무인데 무령왕의 관을 만들 때 쓰인 목재여서 한반도와의 오랜 교류를 증거한다.
호젓한 사찰 경내를 한 바퀴 돌아보고 나면 왠지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는 듯 하다.
콘고부지(金岡峯寺). 고야산에서 제일 큰 절. 여러 가지 볼 거리가 많은 절로 알려져 있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개보수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여기가 일주문 쯤 되는 곳.
속세에 찌든 몸과 마음을 씻고 들어간다. 지붕부터 기둥까지 온통 광고 쪽지가 붙어 있다.
여기가 정문.
정문에도 참 많은 쪽지가 붙어 있다. 이렇게 해두면 더 많은 복이 찾아온다고 믿는 모양이다.
가는 날이 장날. 대웅전 보수공사 중이었다.
종무소 건물만 몇 장 찍었다.
허무하게 돌아나오는 길. 한 노부부가 사이좋게 절 구경을 하고 있었다.
오쿠노인(奥の院)을 찾았다. 고야산은 일본에선 성스런 산으로 꼽힌다. 일본 사람들은 이 곳에 묻히는 것을 최고의 홍복으로 생각하고 그래서 유명인들의 묘와 가묘들이 이 곳에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