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 삼각산 진관사 칠성각 주련 首尔 恩平 三角山 津寬寺 七星閣 柱聯
칠성각(七星閣) 서울시 문화재자료 제33호
진관사 칠성각은 가람의 서쪽 끝에 있는 정면 3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을 한 민도리집 형 식으로 조선조 말에 중창한 건물입니다. 화강암으로 조성된 낮은 기단 위에 마름모꼴의 초석을 두고 그 위로 사각기둥을 올린 모습으로 독성전과 같이 공포 없이 서까래를 이용하 여 지붕을 올린 모습입니다. 칠성각은 바로 옆의 독성전과 함께 1907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또한 전서체로 쓴 현판도 건립 당시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하는 건물 중 현재까지 알려진 것으로는 건립연대가 가장 오래되었습니다. 또한 19세기 후반~20세기 초 서울 · 경기 지역 사찰 건물들에게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건축방식으로 좌ㆍ우ㆍ후면 등 3면의 벽을 벽돌로 마감하는 화방벽(火防壁)이 설치되는 등 건물들이 창 건될 당시의 시대적, 지역적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靈通廣大慧鑑明 영통광대혜감명 住在空中映萬方 주재공중영만방 羅列碧天臨刹土 나열벽천임찰토 周昭人世壽算長 주소인세수산장
영통하고 큰 지혜 거울처럼 밝으시고 허공에 계시면서 만방을 비춘다네. 벽천에 늘어서서 불국토에 임하시고 인간세상 두루 비춰 인간 수명 관장하네.
【解說】
이 주련은 삼성각(三聖閣)에 자주 등장하는 칠성(七星)을 찬탄한 게송입니다. 삼성각은 칠성(七星)과 독성(獨聖)과 산신(山神)을 모신 전각을 말합니다. 삼성각은 중앙에 치성광 여래(熾盛光如來)를 모시고 그 좌편에는 독성(獨聖)인 나반존자(那畔尊者), 우편에는 산신 (山神)을 모시고 있습니다. 그런데 진관사는 칠성각과 독성각이 따로 있어 칠성과 독성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칠성(七星)은 사실 불교와는 무관한데 우리 민족의 뿌리 깊은 신앙을 불교가 포용한 예라 할 것입니다. 칠성 신앙에서 주불은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로 좌우 보처로 일광(日光)ㆍ 월광(月光)보살이 협시하고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칠원성군(七元星君)이 나열하고 있습 니다.
칠성은 영묘(靈妙)하고 신통한 큰 지혜가 거울처럼 밝아 허공에 계시면서 비추지 않음 없 고 푸른 하늘에 늘어서서 찰토(刹土)에 임하시고 하늘에 두루해 있으면서 인간 세상의 수 명을 관장하여 수명을 늘려 준다고 찬탄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련의 출처는 《석문의범(釋門儀範)》『칠성청(七星請)』 에 나오는데 이 주련을 보면 2개의 글자가 원문과 다름을 볼 수 있습니다.
둘째 구(句)의 주재공중영만방(住在空中映萬方)에서 영만방(映萬方)은 영무방(映無方)이고, 마자막 구의 주소인세수산장(周昭人世壽算長)에서 주소인세(周昭人世)는 주천인세(周天人 世)가 원문입니다.
이는 주련을 쓴 사람이 임의로 바꾼 듯합니다. 이렇게 되고 보니 해석에 있어 미묘한 차 이가 납니다. 둘째 구는 별문제 없으나 마지막 구는 주천인세(周天人世)는 '하늘에 두루하 여 인간 세상'으로 해석되어 지는데 주소인세(周昭人世)는 '인간 세상을 두루 밝힌다.'로 해석되어지니 차이를 보입니다. 어찌 보면 뜻을 분명히 한 것 같이 보입니다.
찰토(刹土)란 국토(國土)를 말하는데, 찰(刹)은 범어 Kṣetra의 와략(訛略)으로 차다라(差多 羅)라 음역합니다. 찰은 범어의 약(略)이며 토(土)는 그 번역으로 이것은 범어와 한역을 같 이 쓴 것입니다.
칠성에 대한 신앙은 도교와도 관계가 깊은데 칠성은 인간의 수(壽)와 복(福)을 관장하고, 비를 내리게 하고 재물과 재능을 담당하고 있어 우리 조상들은 일찍이 칠성에게 건강과 수 명장수와 소원성취, 무사태평을 기원했던 것입니다.
칠성각에 올리는 공양물에 무명실을 많이 올리는 것을 보는데 이것은 수명장수를 기원하 는 의미입니다.
하늘에는 북극성(北極星)을 중심으로 큰곰자리인 북두칠성(北斗七星)을 비롯하여 해(日)와 달(月)과 수많은 별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이 별들을 대표하는 것이 삼태육성(三台六星) 28수(宿)지요. 이 별들이 인간과 무관한 것 같지만 이들은 신격화 되어 하늘에서 빛을 내 어 광명을 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수와 복을 점지한다고 믿어왔던 것입니다. 지금도 매년 칠월칠석(七月七夕)이 되면 칠성기도를 성대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와 칠원성군(七元星君)
북극성을 불교에서는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라고 하는데 금륜보계(金輪寶界)를 관장합니 다. 도교에서는 자미대제(紫微大帝)라고 부릅니다. 모든 별들을 통어(統御)하는 기능을 합니다. 치성광여래를 보좌하는 해와 달은 일광변조소재보살(日光遍照消災菩薩)과 월광 변조식재보살(月光遍照息災菩薩)로 불립니다. 도교에서는 그대로 일월(日月)로 불립니다. 그 밑으로 북두칠성(北斗七星)에 해당하는 칠성(七星)이 있는데, 불교에서는 이 칠성을 칠 여래(七如來)의 화현(化現)이라 부릅니다. 모두 불명(佛名)을 가지고 있는데 다음과 같습 니다.
① 동방최승세계(東方最勝世界)를 관장하는 운의통증여래(運意通證如來), ② 동방묘보세계(東方妙寶世界)의 광음자재여래(光音自在如來), ③ 동방원만세계(東方圓滿世界)의 금색성취여래(金色成就如來), ④ 동방무우세계(東方無憂世界)의 최승길상여래(最勝吉祥如來), ⑤ 동방정주세게(東方淨住世界)의 광달지변여래(廣達智辯如來), ⑥ 동방법의세계(東方法意世界)의 법해유희여래(法海遊戱如來). ⑦ 동방유리세계(東方琉璃世界)의 약사유리광여래(藥師琉璃光如來) 등
칠여래(七如來)로 부릅니다. 한편 도교에서는
① 자손에게 만덕을 주는 자손만덕(子孫萬德) 탐랑성군(貪狼星君), ② 장애와 재난을 없에 주는 장난원리(障難遠離) 거문성군(巨門星君), ③ 업장을 소멸시켜 주는 업장소재(業障消災) 녹존성군(祿存星君), ④ 구하는 바를 모두 얻게 해 주는 소구개득(所求皆得) 문곡성군(文曲星君), ⑤ 모든 장애 없애 주는 백장진멸(百障殄滅) 염정성군(廉貞星君), ⑥ 복덕을 두루 갖추게 해 주는 복덕구족(福德具足) 무곡성군(武曲星君), ⑦ 수명을 늘여 주는 수명장원(壽命長遠) 파군성군(破軍星君)이라 합니다.
이들을 통칭 칠원성군(七元星君)이라 부릅니다.
삼성각이나 칠성각의 칠성탱화를 보면 여러 모양으로 묘사를 했지만 치성광여래(熾盛光 如來)를 중앙에 모시고 좌우에 일광(日光)ㆍ월광보살(月光)이 협시하며 위에는 칠여래(七 如來)가 밑에는 칠원성군(七元星君)이 있음으로 보게 되는데 칠원성군은 칠여래의 화현입 니다. 그리고 삼태육성(三台六星)과 28수(宿)도 등장하는데 살펴보고자 합니다.
삼태육성(三台六星)
삼태성(三台星)은 큰곰자리에 속한 별로 자미성(紫微星 북극성)을 지킨다고 하는 상태성 (上台星)ㆍ중태성(中台星)ㆍ하태성(下台星)을 말합니다. 이 삼태(三台)는 삼공(三公)의 지 위에 있어 주로 덕을 베풀고 임금의 뜻을 널리 펴는 일을 한다고 합니다. 이 별들은 각기 두 별이 쌍을 지어 있어 삼태육성(三台六星)이라 합니다.
상태성(上台星)은 상태허정개덕성군(上台虛精開德星君)이라 하는데 사명(司命)이 되고 수 명(壽命)을 주관합니다. 중태성(中台星)은 중태육순사공성군(中台六淳司空星君)이라 하는 데 사중(司中)이 되고 종실(宗室)의 일을 맡는다고 합니다. 하태성(下台星)은 하태곡생사 록성군(下台曲生司祿星君)이라 하는데 사록(司祿)이 되고 국방에 관한 일을 맡는다고 합니 다. 이 별은 숙성(宿星) 중 가장 높아 음양(陰陽)을 조화시키고 만물을 다스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민속 신앙에서는 삼태성이 사람을 낳고 기르고 지켜주는 신장(神將)으로 받들고 있 습니다.
28수(二十八宿)
28수(宿)는 달이 머무는 자리를 말합니다.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주기는 27.32일이기 때문에 달이 28수(宿) 중에 한 자리에 꼭 머물게 됩니다. 이 달의 운행 경로 인 백도상(白道上)에 있는 28개의 성좌(星座)가 28수인 것입니다. 날마다 달이 머문다 해 서 숙(宿)이라 하는데 이를 별자리로 쓸 때는 수라고 읽습니다.
그러데 28수는 각각 동서남북 사궁(四宮)에 각각 일곱 개의 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런데 달이 머무는 순서는 동궁(東宮)에서 시작하여 북궁(北宮), 서궁(西宮), 남궁(南宮)의 순서로 이동합니다.
동방청룡7수(東方靑龍七宿)
동궁(東宮)은 청제(靑帝)가 주관하니, 그 정수(精髓)는 청룡(靑龍)이며, 일곱의 별자리로 이 루어져 있는데, 각(角)ㆍ항(亢)ㆍ저(氐)ㆍ방(房)ㆍ심(心)ㆍ미(尾)ㆍ기(箕)라 합니다.
각(角)은 청룡의 뿔이요, 항(亢)은 목이며, 저((氐)는 가슴이고, 방(房)은, 배이며, 심(心)은 심장이고, 미(尾)는 꼬리이며, 기(箕)는 항문에 해당합니다. 봄을 맡아 다스리고, 목기운 (木氣運)을 다스리며, 동악(東嶽)을 다스리고, 동방을 다스리며, 비늘 달린 충(鱗蟲. 魚類) 360가지를 주관한다고 합니다.
북방현무칠수(北方玄武七宿)
북궁(北宮)은 흑제(黑帝)가 다스리니, 그 정수는 현무(玄武)이고 일곱 별자리로 이루져 있 는데, 두(斗)ㆍ우(牛)ㆍ여(女)ㆍ허(虛)ㆍ위(危)ㆍ실(室)ㆍ벽(壁)이라 합니다.
두수(斗宿)에는 거북과 뱀이 서리를 틀고 있는 형상이고, 우수(牛宿)는 뱀의 형상이며, 여 수(女宿)는 거북의 형상이고, 허(虛)ㆍ위(危)ㆍ실(室)ㆍ벽(壁)의 네 별자리는 각기 거북(龜) ㆍ뱀(蛇)ㆍ반룡(蟠龍)ㆍ규룡(虯龍)의 형상이 있습니다. 또는 두수(斗宿)와 우수(牛宿)은 뱀 의 몸이고, 여수(女宿)는 거북과 뱀이 모두 포함되는 몸이며, 허수(虛宿)ㆍ위수(危宿)ㆍ실 수(室宿)ㆍ벽수(壁宿)는 거북의 몸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겨울을 맡아 다스리고, 수기운 (水氣運)을 다스리며, 북악(北嶽)을 다스리고, 북방을 다스리며, 단단한 껍질이 있는 충(介 蟲) 360가지를 주관한다고 합니다.
서방백호칠수(西方白虎七宿)
서궁(西宮)은 백제(白帝)가 다스리니, 그 정수는 백호(白虎)이고, 일곱 별자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규(奎)ㆍ루(婁)ㆍ위(胃)ㆍ묘(昴)ㆍ필(畢)ㆍ자(觜)ㆍ삼(參)이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