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임 'INFINITE JEST'에서 존 바스의 단편 '밤 바다 여행 NIght Sea Journey'으로 4월 22일 (목요일) 독서 모임을 하려 합니다. 혹시 관심 있으신 분이 계시면 참여바랍니다. ^^
짧은 소설이지만 메타픽션의 진수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밤 바다 여행 NIght Sea Journey'은 소모임 게시판에 올리겠습니다. 15분 정도만 투자하시면 읽을만한 분량이라 당일날 모임 나오시며 읽으셔도 충분합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긴 문학작품은 존 바스의 소설일것입니다.
그 작품은 <Lost in the Funhouse 도깨비 집에서 길을 잃고>라는 책의 맨 앞에 실려있습니다. 달랑 2 페이지로 이루어진 단편입니다.
앞 페이지에는 "ONCE UPON A TIME" 이라는 글이,
뒤 페이지에는 "THERE WAS A STORY THAT BEGAN" 이라는 글이 세로로 쓰여져 있습니다.
그 글의 옆에는 가위로 잘라내기 위한 절취선이 있는데, 자른 후에 페이지의 위와 아래를 연결시키는 지점이 A B C D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윗 부분을 아랫부분의 a b c d에 맞춰 붙이려면 자른 면을 한바퀴 꼬아야 합니다.
결국 "ONCE UPON A TIME THERE WAS A STORY THAT BEGAN" 이라고 쓰여진 '뫼비우스의 띠'가 만들어집니다.
(밑의 동영상 4분 50초 부분을 참고하세요)
'메타픽션'이란 단어를 두서없이 요약 한다면 '어떻게 소설을 쓰는가에 관한 소설'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윌리엄 개스는 '소설의 형식 그 자체가 또 다른 형식화를 기다리는 소재가 되는 소설'이라고 말했습니다.
존 바스는 그의 유명한 두 편의 에세이 <The Literature of Exhaustion 고갈의 문학 1967>과 <The Literature of replenishment 소생의 문학 1980>에서 전통적인 소설의 고갈과 새로운 소설의 등장에 관해 선언하기도 하고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의 지향점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소설은 미국 포스트모던 문학 전성기 시절의 대가답게 무척 많은 양상의 기법을 보여주지만, 그래도 그가 가장 잘 하는 기법 하나를 선택하라면 '메타픽션'을 들고 싶습니다. 어떤 부연설명도 필요 없이 그저 독자가 한 번 읽는 것 만으로 메타픽션이라는 낮선 장르를 쉽게 흡수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 만큼은 존 바스에게 감히 범접할 자가 없을 만큼 대단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그런 수혜를 받은 독자 중 하나였습니다.
메타픽션은 얼핏 들으면 무척 지루할듯한 장르이지만(월리엄 개스만 해도.ㅡ.ㅡ;;), 존 바스의 소설에서는 과거의 이야기를 비틀거나 고전, 중세 문학 형식을 차용하고, 익살이나 에로틱함을 잘 살리는 등 대부분의 독자가 흥미를 느낄만한 요소를 지키는 상태에서 메타픽션을 전개하고, 유희적인 소재와 구성을 적극 활용하기 때문에, 작가가 펜을 쥔 손에 너무 힘을 주지 않고 재미를 살리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최근 민음사에서 출판된 <키메라>도 그러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키메라>의 첫 번째 이야기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패로디인데 무척 기억에 남는 이야기였습니다. 세헤레쟈드 여왕은 램프의 요정 지니를 만나게 됩니다. 요정 지니는 작가 존 바스 자신인데, 아라비안 나이트를 무척 좋아한 나머지 천 일 간의 모든 이야기를 알고 있습니다. 세헤레쟈드 여왕은 지니로부터 매일같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를 밤마다 왕에게 들려주며 목숨을 부지합니다. 그렇게 천 일이 지나게 되어 왕과 침대 주변의 인물들이 천 가지의 이야기와 천 가지 체위를 알게 될 때, 여주인공 듀냐쟈드는 왕의 동생과 결혼해야 할 위기에 직면하는데, 그녀가 첫날 밤을 무사히 치른 후 목숨을 부지하려면 자신이 알고 있는 천 가지 체위와 천 개의 이야기를 조합해서 이 글을 읽는 독자만큼이나 변덕스러운 왕의 동생을 만족시킬만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결국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다시 하는 것 뿐입니다. 과연 듀냐쟈드(신인작가?)는 그녀가 아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 폭군 남편(스마트한 독자?)과의 첫날 밤에 목숨을 부지할 수있을까요?
꽤 오래 전에 읽은 책이라 기억이 가물하지만 무척 재미 있게 읽었던 기억은 생생합니다. 이 책은 80년대 초에 고려원에서 이윤기씨의 번역으로 나오기도 했지만, 오래 전 책이라 도서관에도 없을 정도로 구하기 힘들고 야한 장면은 거의 삭제 되었습니다. 이를테면 원작에서는 침대에서 뒹굴거리는 자매의 묘사가 마치 레즈비언의 성행위처럼 묘사되었던것 같은데, 이윤기씨 번역에서는 그런 부분은 모두 잘렸습니다. 키메라는 3부로 되어 있는데 마지막 3부는 아직 못읽었습니다. ^^;;;
포스트 모더니즘 이야기가 나오면 '가벼움'을 상상하시는 분이 많으실 줄 압니다. <키메라>도 어떤 의미에서 꽤 가벼운 책이지만 그렇다고 공허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세르반테스나 아리스토파네스에 담겨진 얼핏 가볍게 다가오는 맛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
첫댓글 그림 색감이 너무 옙뻐여~~~~~~~~~~~~ +_+
근데 자꾸 판타지 게임이 연상되요~~ ^^;;;
왜여 -_-????????????????????
가운데 몬스터 때문에요. 죄송...ㅡ.ㅡ;;;;
아~ 코끼리도 아닌 것이 공룡도 아닌 것이 오랑우탄도 아닌 것이 먼지 알 수 없는 저 괴물이여 -_-! 그래도 동화 속에서만 나올 법한 멋찐(?) 왕장님이 처리하는 중이자나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판타지 게임보단 동화 속의 한장면으로 보이는데여^^;; 제가 어릴때 동화를 무지 조아라했어여^^;;;
요즘 왕자님은 저런 칼 대신 골드크레디트카드로 괴물을 물리친답니다. ^^;;;;
요즘 왕자는 왕자가 아니네여 겉만 버지르르하구 속알맹이는 영...... -_-!
슈렉도 알고 보면 정감가는 캐릭터예여^^;; 그래도 나름 로맨틱하자나여~ 촛불대신 귀지에 불 붙여서 분위기 있는 식사도 하고 열정적인 사랑의 표현까지 +_+ 그리고 절대 바람같은거 안 피울꺼 같은 남자 그런게 진짜 왕자 아닐까요^^;;
한땐 책 읽는 일보다 책 구하러 헤매는 일이 더 많았지요. 책들의 묘지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도 했었구요.^^ 독서 모임에서 오고갈 유쾌한 웃음들을 잠시 그려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확답은 못하겠으나, 가능하다면 참여하고 싶습니다. 동영상을 다 본 것은 아니지만, 유익하게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모임 장소가 어딘지 모르겠네요... 저도 아리스토파네스 좋아합니다^^ 리시스트라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