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체 임원을 지내고 3년 전 퇴직한 양하승(68·서울 노원구 중계동)씨는 부인과 함께 작년 연말 돈 한푼 안 들이고 공짜로 태국 여행을 다녀왔다.
“항공료, 호텔 숙박료가 다 포함돼 있어서 가족들 선물 사는 것 외에는 돈 들어갈 일이 없었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양씨 부부가 공짜 여행을 한 비결은 뭘까? 직장 다니는 딸 희정(38)씨가 10여년간 쌓아둔 29만마일의 대한항공 마일리지(MILAGE·비행기 탑승실적이나 물건 산 금액만큼 점수를 누적해주는 제도) 덕분이다.
29만마일 중에서 양씨 부부는 각각 1인당 7만5000마일씩 총 15만마일을주고 대한항공의 방콕·파타야 마일리지 여행상품(돈 대신 마일리지를 주고 구매하는 여행상품)을 구입했다.
그러고도 희정씨에게는 아직 14만마일 정도가 남아 있다.
10여년간 29만마일이나 되는 항공 마일리지를 쌓으려면 비행기를 얼마나
많이 타야 할까? 유럽 5번, 미국 7번, 일본 6번 등등….
그렇지는 않다.
희정씨는 마일리지의 대부분을 신용카드 사용으로 쌓아왔다.
희정씨가 사용하는 신용카드는 외환카드와 비씨카드. 둘 다 카드사용액에 따라 마일리지가 누적되는 항공 마일리지 카드이다. 보통 카드사용액 1000원당 1마일씩 마일리지가 자동 누적된다. 전략적으로 마일리지 카드만 고집한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대기업 과장 고모(41·서울 노원구 중계동)씨. 고씨는 최근 아내에게 43만원짜리 고급 반코트를 선물했다.
현금은 한 푼도 쓰지 않았다. 카드 포인트로 결제했기 때문이다.
카드 포인트(point)란 신용카드로 물품을 살 때마다 사용금액의 1%씩 점수가 쌓이는 것을 말한다.
고씨는 작년 한 해 동안 총 1470만원어치를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고씨는 그 중에서도 평균치보다 더 많은 포인트(카드사용액의 최고 5%)를 주는 ‘카드사 특별가맹점’을 열심히 찾아다녔다. 그 덕에 똑같은 카드대금으로 남들보다 많은 포인트를 쌓았다. 고씨는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세금환급 효과(약 100만원)까지 감안하면 카드 사용으로 1년에 150만원 정도를 번 셈”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마일리지나 포인트도 활용하기 따라선 ‘현금’이나 다름없는 기능을 발휘한다. 마일리지 서비스는 지난 80년대 초반 미국 항공사들이 처음 선보였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84년 대한항공에서 처음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한 이래, 신용카드·백화점·정유회사·이동통신회사 등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제도 도입 후 20년 세월이 흐른 만큼, 마일리지를 활용할 기회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예컨대 비씨카드 고객들이 그동안 적립해놓은 포인트는 총 1098억점. 이 중 고객들은 11.9%인 130억포인트만 사용했고, 959억포인트는 그대로 쌓여있다. 1포인트는 1원의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돈으로 따지면 959억원을 예금해둔 셈이다.
SK그룹의 마일리지 서비스인 ‘OK 캐쉬백’의 경우, 현재 누적 포인트가 1500억원에 이른다. 매달 80억원이 넘는 포인트가 새로 적립되고 있다.
백화점에서 제공하는 마일리지도 현금이나 마찬가지다. 백화점 마일리지는 상품권으로 교환해주는 서비스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구매금액 1000원당 1포인트를 준다. 1포인트는 5원꼴. 따라서 4000포인트를 적립하면 2만원짜리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런 포인트나 마일리지를 어떻게 잘 모아서 적절하게 써먹느냐에 있다. 마일리지 재테크를 최대한 활용하는 법은 간단한다.
‘선택과 집중’이다. 우선 목표를 정한 다음, 특정한 카드나 서비스만 집중 사용해서 ‘포인트의 현금화’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 중요하다.
신용카드 회원이라면, 항공 마일리지에 집중해서 공짜 항공권을 노려보는 전략도 괜찮은 방법이다. 자동차 사용이 많은 사람은 주유 적립 포인트가 많은 신용카드를 우선 활용하고, 백화점 왕래가 잦은 사람은 어느 한 곳의 백화점을 주로 이용함으로써 포인트를 한 곳에 집중할 수 있다. 각종 자투리 포인트를 어느 특정 포인트로 ‘단일화’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유행하는 ‘사이버(cyber) 마일리지 거래소’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런 곳에서는 포인트 스와핑(swaping·내가 가진 A포인트와 다른 사람이 가진 B포인트를 서로 주고받는 것)이 가능해, 사장된 포인트를 재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동통신 포인트를 항공 마일리지로 교환할 수 있다. 단, 마일리지 교환은 사이트의 제휴업체라야 가능하기 때문에 제휴업체 범위에 따라 포인트 교환이 다소 제약을 받을 수는 있다.
◆마일리지란? 카드포인트란?
둘 다 ‘단골 고객을 배려한다’는, 같은 개념의 서비스다. 항공 마일리지는 고객이 항공기로 비행한 거리만큼 점수를 쌓았다가, 일정 점수 이상이 되면 공짜 항공권 등을 주는 제도이다. 예를 들어 1만 마일을 비행한 고객은 ‘마일리지 1만 마일’을 쌓게 되고, 국내선 공짜 항공권을 받을 수 있다. 카드 포인트는 고객이 카드로 물건을 산만큼 점수를 쌓아준 후, 누적된 점수에 비례해 공짜 선물(사은품)을 주거나, 현금처럼 신용카드 결제에 사용하도록(캐시백) 하는 제도이다. 카드로 1000원 짜리 물건을 사면 2~10원(0.2~1%)어치의 포인트를 쌓아준다. 두 가지가 섞인 항공 마일리지 카드도 있다. 신용카드사와 항공사가 제휴해 만든 카드다. 카드를 사용하면 비행기를 탄 것으로 간주해 항공 마일리지를 쌓아준다.
보통 1000원을 쓰면 1마일씩 준다. 카드사에 따라 마일리지만 쌓아 주고 포인트는 안주는 경우도 있고, 마일리지와 포인트를 함께 주는 경우도 있다.
첫댓글 세현아! 글씨가 넘 빽빽한 듯... 누님이 노안(?)이라 눈이 쬐께 아프구나...^^ 암튼 네 글을 대하니 반갑당. 사실 내가 이제서야 읽은 거지만..;;; 加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