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행(7)쓰끼, 센다이 공항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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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30분에 모닝콜이 있었고 수화기를 들었다가 놓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온천 호텔에 머문다는 것은 따듯한 물에 몸을 담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나는 1층으로 내려갔다. 간단한 복장으로 내려가서 남탕에 들어가니 대 여섯 명이 온천욕을 즐기고 있었다. 간단한 샤워에 이어서 물 속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편안했다. 몸으로 전달되는 따스함을 느끼면서 몸을 푹 담그고 있었다. 유리창을 통해서 보이는 모습은 아직은 어둠을 머금고 있었으나 내린 눈으로 새로운 풍경화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잠시 후에 야외로 나갔다. 겨울이 들끓고 있었지만 몸은 따스했다. 한참동안 목 아래를 물 속에 담그고 머리를 하늘을 향해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 여행의 처음부터 그 때까지의 여정이 들어왔다.
온천욕을 마치고 방으로 들어왔다. 잠시동안 짐 정리를 하고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서 3층에 위치한 식당으로 갔다. 아침 식사는 일본식 뷔페였는데 서양식과 일본음식과의 만남의 시간이었다. 밥과 된장국 그리고 계란 후라이와 몇 가지 일본 반찬을 접시에 덜어와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여행을 하면서 그 나라의 음식을 맛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입에 맞을 리가 없지만 먹어보는 그 자체가 그 나라의 문화를 접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한 동료가 건네준 우리 나라의 김치를 몇 조각 먹으니 힘이 생기는 것 같았다. 주스로 아침식사를 갈무리하고 식당을 나와서 방으로 올라갔다.
08시 30분에 Asinomaki Grand Hotel을 출발했다. 우리들과 같은 관광회사를 이용한 다른 팀들과 합류하여 대형 버스를 함께 타고 공항으로 이동하도록 되어있었다. 도착할 때와 마찬가지로 호텔 직원들이 우리들을 환송해주었는데 손님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을 했다. 특이했던 것은 서빙을 하는 노인들이 많았다는 것이었다. 몸에 밴 듯한 서비스정신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도록 만들어주었다. 밤새 5cm는 눈이 내린 것 같지만 도로는 희색 빛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도로변은 눈이 많이 쌓여있었는데 노면에 눈이 쌓이지 않는 것은 제설 작업의 효과라고 생각을 했다.
아이즈 지방의 온천은 산 속 깊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산으로 둘러 쌓인 작은 분지에 호텔 몇 개와 약간의 편의 시설이 있었는데 참으로 묘한 것은 우리나라 같으면 집을 지을 수 없을 곳으로 여겨지는 곳에 집을 지었다는 것이었다. 일본의 공통적인 현상중의 하나지만 공지를 이용하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을 해보았다. 눈에 덮인 들과 산을 보면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국도를 지나 고속도로에 접어든 것은 9시 10분쯤이 되어서였다. 한참동안 버스가 달려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렸다. 그 곳에서 갑자기 코카콜라를 마시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한 병사서 뚜껑을 제거하고 들이켰다. 추운 날씨에 마시는 맛 또한 환상적이었다. 어느 때 보다도 맛이 있었고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 곳에서 일본 자위대를 만났다. 우리나라의 옛 군복을 보는 듯 했는데 군국주의의 부활이 아닌가 생각이 되었다. 이라크에 전투군을 파견하는 것이 어쩌면 그 시초가 아닐까 생각을 해보았다. 그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출발하여 센다이 공항으로 향했다. 한 시간 정도가 지나자 우리들을 실은 버스가 센다이 공항에 닿았고 우리들은 운전기사와 인사를 나누고 공항으로 들어갔다.
센다이 공항은 작은 지방공항이었다. 우리들은 가이드가 비행기 티켓을 받으러 가는 사이 그 곳에서 20분간 특산물 전시장을 돌아보았다. 그 지방에서 만든 특산품과 또 일본에서 공통적으로 판매하는 물품들이었는데 사실 마음에 드는 물건은 그리 없었다. 가족을 위해서 일본 과자를 샀다. 보통 10여 개 들이 가 1,000엔은 되었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곳에서 약간의 선물을 준비하고 우리들의 일행이 머무는 곳으로 갔더니 좋지 않은 소식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은 인천 공항에 안개가 심해서 우리들을 싣고 갈 비행기가 이륙을 하지 못했다는 말이었고 그것은 곧 비행기 출발이 1시간 이상 늦어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delay'라는 단어를 생각하면서 우선 우리들의 점심을 해결해야 할 것이 문제였다. 해외여행을 많이 해본 동료는 한 두 시간이 늦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했다. 사실 비행기나 천재지변으로 인한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니 그것을 탓할 필요는 없었지만 기다린다는 것은 지루한 것이었다. 우리들은 우선 짐을 부치기로 했다. 이번에는 아들이 부친다는 말을 했다. 올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에 배낭여행을 꿈꾸는 녀석에게는 실습을 할 기회라고 생각이 되었는데 직원이 한글을 사용해서 별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비행기 표를 받고 우리들은 다시 공항 대합실에서 휴식을 취했다.
잠시 후 우리들은 점심을 기내식으로 해결하려 했던 계획을 수정해야만 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리들은 3층으로 올라갔다. 그 곳에는 식당입구로 가니 음식의 모형과 함께 요금표가 붙어있었다. 일행 중 일부는 국수를 먹었고 다른 사람들은 초밥을 먹었다. 초밥 6개에 800엔이 넘으니 하나에 거의 1,500원은 된다고 생각을 했다. 간장과 와사비를 섞은 소스에 찍어서 먹었는데 맛은 그런 대로 괜찮았다. 식사를 마치고 내려오니 수속을 하고 있었다. 출국수속은 까다롭지 않았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의 여파로 그 전보다는 강화된 보안 검색을 하고 있다고 했다. 주머니에 있는 것을 다 바구니에 담고 검색대를 통과했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서 그렇지 검색대를 통과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 곳을 지나자 면세점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들이 기대했던 것만큼 면세점이 크지 않다는 것이었고 그것은 물건이 많지 않다는 것을 뜻했다. 아내와 딸에게 줄 선물을 사야 했는데 마땅한 것이 없었다. 그래서 고른 것이 아내와 딸을 위한 화장품을 사는 것이었다. 한 가지씩 사는 데 합이 10,000엔이 들었다.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를 사기 위해서 전자제품 코너에 갔는데 두 대 정도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값이 비쌌다. 일본에 오기 전에 한국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 알아본 가격보다도 오히려 더 비쌌다. 그래서 거기에서 사는 것을 포기했다.
잠시 후 비행기에 탑승하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고 우리들은 줄을 서서 수속을 하였다. 비행기에 탑승을 한 후 일행끼리 자리를 바꿔 앉았다. 잠시 후 활주로로 나가며 이륙을 위한 준비를 했고 드디어 2시 53분 활주로를 벗어나 상공으로 날기 시작했다. 이륙 후 비행기가 안정되자 일본식으로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커피를 마심으로 식사를 마무리하면서 일본에서의 3박 4일 동안의 여행을 되돌아보았다. 한 여행사에서 정해진 코스에 의해서 여행을 했지만 그래도 알찬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을 했다.
첫 날 인천을 출발해 나리타공항에 도착을 해서 도쿄로 이동을 했고 인공섬이 오바이다에서 도요타 자동차의 모터쇼를 보았고 쇼핑몰에서 일본문화에 대한 첫 번째 체험을 했다. 숙소로 가다가 신도청 청사의 전망대에서 동경시내의 야경을 보았고 호텔에 묶었다.
둘째 날은 하코네 지역을 여행하였는데 오와꾸다니 계곡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온천을 보았고 그 곳에서 환상적으로 다가오는 후지산을 볼 수 있었다. 그 곳에서 가라타마코(계란)를 먹고 아시 호수에서 해적선을 타고 호수를 항해하면서 대자연의 아름다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하코네 야외 미술관에 들러 헨린모어와 피카소의 작품을 만나 미적 세계에 바져 들 수 있었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도쿄의 거리 체험을 하기 위해서 신주꾸의 백화점에 들렸고 지하철을 타고 호텔로 들어갔다
셋째 날에는 호텔을 체크아웃하고 니코지역으로 갔는데 주젠지 호수에서 한 겨울의 아름다움을 게곤 노타키 폭포를 보았고 산을 내려오다가 일본 원숭이를 만날 수 있었다. 산에서 내려와 동조궁에 들려서 일본의 건축양식을 접했는데 그 곳은 도구가와 이데야스를 기리기 위하여 후손들이 건립을 했다고 한다. 그 곳을 떠나 온천호텔로 가는 도중 버스에서 일본이 자랑하는 영화 'Shall We Dance'를 보면서 사무라이 영화가 아닌 일본 영화를 볼 수 있었는데 한 중년 남자가 중년의 무료함을 춤을 배움으로 풀어간다는 내용이었다. 숙소에서의 참치 이벤트와 연극은 참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사건이라고 생각을 했다.
마지막 날 호텔에서 눈을 맞으며 노천 온천욕을 하면서 여행을 생각해 보았고 아침 식사후 센다이 공항에 도착했으나 출발지연으로 1시간 늦게 비행기에 탑승을 한 것이었다.
여행을 정리해 보는 동안 비행기는 인천공항에 도착을 했다. 입국 수속을 마친 후에 일부는 마일리지 카드를 만들고 또 일부는 병역신고를 하고 나머지는 준비된 버스에 탑승을 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운전기사의 권유로 우리들은 우렁이 쌈장으로 식사를 하고 삼 십분 동안 버스를 타고 도착 한 곳은 바로 우리들의 아파트 앞이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집에 도착을 하니 다른 여행에 대한 계획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첫댓글 휴~ 저도 일본 여행을 눈으로 하고 나니 눈이 무척 피곤하네요. 이병헌 선생님 덕분에 일본에 대해 여러가지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여행내내 즐거웠습니다. 이렇게 좋은 글, 올려주신점 다시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명순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아마 글로 쓰여진 것 같으면 피곤함이 덜할 텐데 인터넷 게시판의 특성상 읽기에 눈이 많이 피곤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작은 글에 큰 관심기울여 주신 것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