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그 어떤 대작이 발표된다고 해도 블리자드의 게임보다 영향력이 클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한국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이라면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번 한국 매체 시연회를 기다리면서 스타크래프트 2가 한국에서 처음 발표하던 장면이 자꾸 떠올랐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군”이라는 마린의 대사와 함께 스타크래프트 2 로고가 뜨는 순간 그 어떤 때보다 열광적이었던 관중들의 반응은 한국에서 게이머로 살아오면서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필자 역시 스타크래프트를 자주 즐겨왔던 게이머의 입장에서 후속작을 애타게 기다려왔고 드디어 그 후속작을 이번 시연회를 통해 직접 플레이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30분의 시연 시간이 3분으로 느껴질 정도로 스타크래프트 2의 흡입력은 대단했으며 게임이 발매된다면 한동안 햇빛을 보기 귀찮아질 것 같다.
리메이크가 아니라면 그 어떤 제작사도 후속작을 발매하기 위한 10년이라는 준비시간을 두기 힘들 것이다. 그 긴 시간만큼이나 많은 유저들을 애타게 만들었던 스타크래프트 2의 실체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 이 기사가 올라간 후 머지 않은 시간에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고 그것은 게임의 발매일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리자드가 장인정신 발동 스킬을 한번 더 사용하지 않는 이상 올해 안에는 발매될 수 있을 것이다.
스타크래프트 2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경점이라면 역시 첫 번째로 그래픽을 꼽을 수 있다. 스타2의 화면을 처음 접하게 되면 그 동안 10년간 발전해 온 게임 그래픽의 발전을 한눈에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처음에는 2D에서 3D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졌지만 게임을 접할수록 새로운 그래픽 환경과 유닛들의 생동감 있는 움직임에 감탄하게 됐다. 3D로 바뀌면서 모든 유닛들의 애니매이션도 대폭 증가돼서 보다 실감나는 전투를 펼칠 수 있었다. 그래픽이 리얼해지면서 유닛 사망시 시체가 분리되고 피가 흘러나오는 등 고어한 부분들이 적나라하게 표현되는 장면이 약간 우려됐지만 별도의 틴버전의 출시가 예상되며 청소년이나 방송에서 중계하는데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솔직히 스타크래프트 2의 그래픽을 RTS 중 최고 수준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이미 출시된 게임들 중에서도 최신 기술들이 적용된 월드 인 컨플릭트나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와 같은 게임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점 확대시 나무 그래픽 등 특정 부분만 놓고 본다면 스타크래프트 2가 앞서 언급한 게임보다 그래픽적으로 일부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전작의 개성적인 유닛 디자인을 3D로 잘 살려 냈고, 게임에 쓰여진 텍스처의 뛰어난 질감처리나 자연스러운 광원효과들이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역시 블리자드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이번 스타크래프트 2 시연회는 AMD의 시스템에서 이루어졌다. CPU는 AMD의 페넘2 955가 사용됐고 VGA는 HD 라데온 4870이 사용됐다. 스타크래프트 2의 그래픽 옵션은 최고로 세팅된 것으로 보였고 AMD의 시연 시스템에서 쾌적한 환경에서 플레이할 수 있었다. 알파버전인 것을 감안한다면 아직 최적화의 여지가 남아있고 옵션의 타협을 본다면 비교적 저사양의 시스템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욕심을 부려 스타크래프트 2의 진정한 그래픽을 감상하고 싶다면 HD 4870 급으로 업그레이드는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또한 RTS 장르의 특성상 CPU의 연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기 때문에 CPU의 업그레이드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스타크래프트 2가 정식발매 되는 시기에는 아마도 AMD나 ATI의 새로운 제품이 출시될 것이기 때문에 메인스트림급의 시스템에서도 만족할만한 그래픽 퀄리티로 게임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예상된다.
많은 유저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스타크래프트 2는 전작에서 3D로 변경됐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점이다. 어떤 면으로 보면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 해본 결과 전작과 비슷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예를 들면 오락실용 철권 태그를 하다가 갑자기 플레이스테이션 2용 철권 태그를 본 느낌이랄까? 게임을 시작하면 예전에는 원활한 자원 채취를 위해 일꾼들을 일일이 하나씩 클릭해서 미네랄에 지정해줘야 했지만 이제는 전부 드래그해서 한번의 클릭으로도 알아서 일꾼이 흩어진다. 또한 일꾼의 랠리 포인트를 미네랄에 지정해줄 수 있어서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참고로 저그의 경우 본진에서 일꾼과 전투유닛이 같이 생산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2개의 랠리 포인트를 각각 지정할 수 있다.
유닛 생산 방식도 훨씬 편리해졌다. 건물을 더블클릭하면 해당 지역의 건물들이 모두 선택되고 유닛들을 생산하고 예약할 수 있다. 하단 인터페이스 부분에서 각 건물들에 예약된 유닛의 개수도 확인할 수 있고 선택된 모든 건물의 랠리포인트도 한곳으로 지정할 수 있다. 또한 화면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유닛을 전부 드래그 해서 한번에 컨트롤 할 수 있다. 물론 진영을 갖추거나 세세한 컨트롤을 위해서는 예전처럼 부대별로 단축키를 지정해야겠지만 필자처럼 손이 느린 게이머들도 대규모 부대를 손쉽게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인 부분에 보다 집중할 수 있었다.
유닛들의 인공지능도 개선됐다. 앞선 아군 부대가 길을 막고 있어도 뒤쪽의 유닛이 이동할 때 알아서 길을 비켜주기 때문에 전작처럼 방황하고 떠도는 일이 없어졌다.
게임의 테크트리역시 전작과 많은 차이를 보였는데, 히드라덴의 경우 레어로 업그레이드해야 건설할 수 있고, 다크템플러의 경우 전작에서는 템플러어카이브만 건설하면 됐지만 2에서는 최상위 건물까지 건설해야 생산이 가능해졌다.
일부 유닛의 경우 단축키가 변경되기도 했고, 리버, 메딕 등 전작에서 삭제된 유닛, 이모탈, 오버마인드, 콜로서스 등 각 종족별로 신규로 추가된 유닛, 기존 유닛들도 세세한 변경이 이루어져 프로게이머들도 초심으로 돌아가 많은 연구를 해야 될 것이다. 또한 유닛간의 상성도 더욱 확실해져서 전략의 중요도가 한층 높아졌다. 게임 메뉴에서 각각의 유닛에 대한 상성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숙지해두는 것이 좋다.
정식발매를 기다리며
스타크래프트의 엄청난 성공 이후 블리자드에서 신작이 발표되면 몇몇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품어왔다. 하지만 이후에 발표된 디아블로 2, 워크래프트 3,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의 모든 게임들이 성공적이었고, 블리자드 게임에 대한 우려는 거의 들리지 않게 됐다. 짧은 시연 시간이었지만 스타크래프트 2 역시 이런 블리자드의 성공신화를 이어가기에 충분해 보였고, 다시 한번 맹렬한 강풍이 한국의 게임시장을 휩쓸고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의 눈이 간사하긴 하나보다. 그 동안 어떤 신작RTS가 나와도 스타크래프트 1은 꾸준히 즐겨왔었지만 스타크래프트 2를 직접 플레이 해본 뒤로는 눈길도 주기 싫어질 것 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스타크래프트 1을 실행시킬 때마다 스타크래프트 2를 더욱 플레이 해보고 싶어질 것이기 때문에…
출처 : 루리웹
첫댓글 포.....포풍액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