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출근시간에 지하철을 이용하면 인파와 함께 무료신문들로 입구가 북적댄다. 무심결에 집어 들고 붐비는 출근 지하철 안에서 신문을 편다. 자리를 확보하고 비좁은 틈을 이용하면서 악착같이 신문을 본다. 이제 신문을 보는 공간까지 내가 지불한 교통요금에 포함되어 있는 것 같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전혀 엄두가 나지 않을 때는 손에 꼭 움켜쥐고 있다가 사람들이 많이 내리는 역을 지나칠 때까지 기다린다. 출근 시간 안에 내가 애용하는 신문을 완독해야 찜찜하지 않다. 악착같이 보려고 하는 이유가 뭘까? 그래도 세상 돌아가는 건 알아야겠기에, 무료이기에 부담 없이 본다. 하지만 정작 내가 읽은 대부분의 내용은 연예와 스포츠관련 기사다. 또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대문화면에 자극적으로 눈을 자극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칼 바르트가 말했던 ‘한손에는 성경 한손에는 신문을!’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알고, 신문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행동하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전철에서 무료신문이 아닌 신문을 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특히 우리 청년들이 신문을 펴고 전철에서 읽는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기사의 내용만을 읽고 단순하게 ‘그랬구나!’로 그쳐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왜 그랬는지에 대한 의문과 고민을 찾아보기 힘들다. 인터넷을 친숙하게 다루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사건과 사실을 알기란 어렵지 않다. 물론 여러 시각이 있긴 해도 피상적인 결과가 아닌 인과관계를 알기도 더 수월해 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속된말로 싸구려 정보만을 접하는 것으로 끝나는 현대인들의 바쁜 삶 속으로 청년들도 묻혀버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종종 내가 한국기독교장로회 청년이고, 전국연합회 부회장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말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 기독교인이 좀 더 많은 편이다. 나 역시 그런 기독교인 중에 하나의 구성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종교적인 이야기들은 하고 있지 않고 있다. 아침에 보고 들은 뉴스를 보고 가끔 이야기를 하는 때가 있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잔인한 사건사고의 소식들이고, 그 다음의 이야기는 연예인들 이야기다.
그리고 아주 가끔 민감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정치적인 이야기와 종교적인 이야기. 각종집회들로 길이 막힌다고 집회를 하는 사람들을 욕할 때, 북한의 김정일의 목을 따야한다고 이야기 할 때 등 나는 참 비참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핏대를 올려 왜 그 사람들이 길거리로 나오게 된 건지, 대북관계에 있어서 미국의 존재가 어떠한지에 대해서 내가 아는 만큼만이라도 모두 이야기 하고 싶어진다. 가끔은 침묵을 유지할 때도 있고, 그저 내 생각을 유하게 말할 때도 있다. 그리고 돌아서서 생각을 해본다. ‘내가 말한 것들이 얼마나 사람들이 이해할까? 아니, 말 한 내가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믿음을 주고 있는가?’ 논리가 정확한지, 사실에 기인한 것인지도 중요하지만 말하는 사람이 얼마나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 좋아하는 사람인지가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자신의 생활터전에서 상하관계에 구성되어 있고, 각종 이해관계들로 얽혀있는 사회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믿음을 준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일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고, 내 일도 바쁘고 많지만 옆 사람의 일을 도와줄 수 있는 물론 어떠한 이야기를 평가할 때 있어서 아주 잘못된 방법이라는 것은 안다.
기독운동의 기본은 내 주변부터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든다. 내가 속한 집단, 내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발생되는 갖가지 현상과 문제들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려고 힘쓰고, 알고 있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알리며, 주변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 말처럼 쉽지 않다. 하루아침에 마음먹었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학점과 영어 때문에 바쁘지만 늘 사회현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아가는 것!, 다른 사람들에게 믿음을 갖도록 살아가는 것! 그런 내공을 갖기 위해 항상 깨어서 기도하고, 반성하는 삶이 기독청년들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 삶이 힘겨울 때도 있지만 그렇게 함께 살고 있는 내 동지들을 보면서 혹은 생각하면서 기쁨으로 살고 싶다. 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