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종일 영화만 봤습니다.
비가 오니까 연구실에 두 어명 밖에 안오더군요.
어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디빅판을 구해다가 대형화면으로 쏘니까 거의 극장에서 보는 기분이 납니다.
화질이 거의 DVD급이죠.
그러다보니 극장 안가본지도 꽤 됐네.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 가운데 최고의 작품이라고 하더니 역시 이름값을 하더군요. 전에 화질이 조금 떨어지는 캠판으로 볼때는 잘 모르겠던데 음악도 상당합니다.
미야자기의 애니는 모든 면에서 정말 매끄럽습니다. 메시지를 안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표면으로 지나치게 부각되어 어색함을 만들지 않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소설이나 영화 가운데 가장 피곤한 것이 스토리 텔러가 등장해 메시지를 줄줄 외는 그런 건데 성의부족이죠.
분명한 것은 센과 치히로가 동일인물이기 때문에 우리말로 번역된 이 제목이 분명히 틀리지 않나 합니다.
치히로는 지금까지 나온 미야지키 하야오의 여자 주인공 가운데 가장 못생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꾸 보니 귀여운 구석이 있네요.
계속 보면 아주 사랑스럽기까지 합니다.
전에 아이보리 님한테 받은 푸르트뱅글러의 돈 조반니를 대형화면으로 보니 생각보다 볼만 했습니다. 음반으로는 스테레오 하나 남기지 못했던 이 지휘자가 갑자기 칼라 화면으로 나타나니 영 적응이 안되긴 하지만 50년 대 초 영사기로 촬영한 화면은 상당히 고급스럽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마틴 쉰 주연의 스파르타쿠스와 질이 비슷하더군요.
나중에 이걸로 감상회를 한번 해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