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제껏 심리학과 관련된 일들을 하며 절실히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면,
사람들은 저마다 매우 복잡하고 기구한 사연들을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진 않죠. 왜?
사람들이 각자의 사연을 구구절절이 이야기하지도 않을 뿐더러,
우리 또한 남들의 사정에 별반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그래요.
내가 어떠한 잘못이나 실수를 저질렀을 땐,
나만 알고 있는 매우 디테일한 상황들 속에서
어쩔 수 없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각자의 속사정"이란 게 있어요.
반면, 남이 어떠한 잘못이나 실수를 저질렀을 땐,
별다른 생각 없이 바로 그 사람에 대해 평가, 판단을 하죠.
어휴, 저 XX.
쟤는 진짜 이상해.
어쩜 사람이 저럴 수가 있지?
저런 사람이랑은 엮이면 안 돼.
이렇듯, 인간은 대부분 이중적인 잣대를 지니고 있습니다.
내 일은 면밀히
남 일은 간단히
따라서 우리는 살면서 반드시 다음의 사항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내 속사정은 전혀 상관하지 않은 채,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나를 평가하고 판단하려 할 것이다."
"겉사정"의 미덕
"인간은 자신의 일상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보지만,
타인의 일상은 한 편의 쇼츠 보듯이 한다."
저는 직업상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정말 다양한 사건사고들과 스트레스풀한 이야기들을 듣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듣고 있노라면,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습관적으로 반복되는 삶의 문제점 들을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바로, 나 혼자 참고 견디는 일이에요.
물론,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왜 참고 혼자 견뎌야만 했는지
다 각자의 속사정과 이유들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뭐다?
그들의 속사정은 그들만 알고 있을 뿐,
그들 주변인들은 당연히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한 중소기업의 상담 창구에서 일하던 직원이 하루에 보통 두세통의 전화를 받는데,
회사가 너무 바빠져 이 직원에게 추가적인 업무를 더 부담시키기로 했다.
그러자 이 직원이 연봉 인상을 요구했고,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일 좀 더 주려 했더니 연봉 인상을 요구하는 게 괘씸했던 회사 측에서 이를 거부,
직원은 퇴사를 결정했고, 후임자에게 인수인계를 하며 주의할 점을 이야기했다.
"온라인에서 고객들의 문의에 즉답을 하지 않으면 전화가 많이 올 겁니다."
이 직원이 퇴사 후에,
아니나 다를까 후임자가 온라인 문의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해 상담 전화가 빗발치기 시작했고,
고객 서비스 부분에서 구멍이 나니 회사의 매출에도 타격이 오게 되어
회사에서는 급하게 전 직원에게 연락하여 연봉을 올려줄테니 제발 다시 와달라고 부탁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S급 직원은 이미 다른 회사에 취업한 후였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에요.
내가 힘들다고 표현하면,
내 배우자가, 내 아이들이 위축되고 영향 받을까 봐
묵묵히 참고 견디며 내면의 멍울을 더 크게 키우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데 표현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나와 가까운 가족이라 할지라도,
내가 얼마나 힘든지, 그동안 내가 얼마나 아둥바둥 살아왔는지 알아주지 못하고
각자 자기들 힘든 것만 내세우며 내 가슴의 멍울을 더 시퍼렇게 만들곤 합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그저 바라보면 마음 속에 있다는 걸 ♩, ♪, ♫, ♬
초코파이 광고가 만들어낸 "묵묵함의 미덕과 환상"을 이제 그만 깨뜨려야 할 때가 됐습니다.
더이상 참지 말고 혼자서 견디지 말고 표현하세요.
내가 잘한 일이 있으면 내가 이렇게 했다라고 어필하세요.
누가 날 불편하게 했다면, 조심해 달라고 그 사람에게 직접 이야기하세요.
나만 아는 속사정은 사회 생활에서 인간 관계에서 아무런 효용이 없습니다.
인간은 이야기하지 않으면 몰라요.
웃고만 있으면 마냥 괜찮은 줄만 알아요.
그러니, 우리 자신을 위해서라도,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속마음을 꼭 밖으로 표현해서 알리는
"겉사정의 미덕"을 갖춰 보는 것은 어떨까요?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공감이 많이 되는 글이네요
말씀대로 살지 못하면 화병에 걸리게 되죠. 주변에 공유해주고 싶은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