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영화동행방에 올렸던 글을
수정해서 올립니다.
영화 빠삐용
나는 영화 보는 것을 얼마나 좋아했던가.
그 취미는 중학교 시절부터 시작된 것 같다.
스크린을 통해 만나났던 수많은 사람들과 사연들.
그들이 살아간 숱한 삶에 대해
나도 그들과 함께 겪는 일이기라도 한 것처럼
보면서 생각에 잠기곤 하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다.
영화 스토리에서 받은 다양한 감동과 여운들이
아마도 내 의식을 키우는 자양분이 되지 않았을까.
그러한 영화 중 대표적인 작품과 주제곡을 꼽는다면
<빠삐용>을 주저없이 말할 수 있다.
빠삐용을 보고나서 중학생이던 나는
주인공이었던 스티브 맥퀸의 팬이 되었다.
<삐삐용>의 내용 중 잊지 못 할 장면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두 장면이 유독 기억에 남아있다.
하나는, 독방에 갇힌 빠삐용이 꿈을 꾸는 장면이다.
꿈 속에서 빠삐용은 하얀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입고
사막 위를 걸어간다.
걷다가 보니 앞에 재판관과 배심원들이 있었고
그 앞에서 빠삐용은 자신은 무죄라고 소리치지만
재판관이 이렇게 말한다.
인생을 낭비한 게 너의 죄다.
빠삐용은 그 말에 자신은 유죄라고
순순히 인정하는 말을 중얼거리다가
꿈에서 깨어나게 된다.
그 장면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당시의 내가 정확히 파악할 리 없었겠지만
인생을 낭비하는 게 죄라는 것은
큰 울림으로 남았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하루하루 흩어져가는 나날들을
나는 의미없이 허비하고 있지는 않는가,
무가치하게 흘려 버리지는 않고 있는가.
충만하고 성실한 그 무엇으로 꽉 채우지 못하고
나의 삶에 대해 죄를 짓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질문이 마음을 찔러 왔고 나 역시도
그 죄에서 자유할 수 없단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는 엔딩 장면이다.
수차례의 탈출 시도 끝에 독방에서
무지막지한 고통을 당해야만 했던
빠삐용은 백발이 성성한 노인의 모습이 되었는데도
그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
인간의 의지와 도전이란 참 대단한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마지막 탈출을 시도한다.
이번에 탈출하지 못하면 단두대에서 처형을 당하게
되는 줄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동안 함께 탈출을 꿈꿨던 드가는 포기하고
남기로 했다.
그는 남편의 구명을 위해 발벗고 뛸 것이라 자신했던
부인의 배신에 절망했고 모든 의지를 놓아버렸다.
이대로 섬에서 여생을 마치기로 결심한 드가는
바다 위 절벽에서 빠삐용과 마지막
이별의 포옹을 나눈다.
빠삐용이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는 엔딩 장면은
그야말로 가슴 벅찬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는 파도의 움직임을 세고나서 푸른 바다로
거침없이 몸을 던졌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성공했다.
빠삐용은 코코넛 뗏목에 몸을 싣고
" 나, 여기 있다. 이 놈들아!"
하고 절규같은 한 마디를 외친다.
이 마지막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무엇도 굴복시킬 수 없는,
자유를 향한 인간의 줄기찬 그 의지 앞에 뭐랄까...
일종의 경외감 비슷한 감동과 전율을 느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여운이 깊이 남았던 건
빠삐용을 보내는 드가의 표정.
그 우는 것도 아니고 웃는 것도 아닌,
뭐라 말할 수 없는 드가의 표정이었다.
어떻게 그런 표정을 지을 수가 있을까...
그는 경지에 이른 명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안경다리가 망가져 임시방편으로
안경을 줄로 매어 묶은 드가의 처연한
뒷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왈칵 솟았다.
인생이란 무엇일까.
드가의 마지막 표정같은 것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결국은 체념으로서 자기 위안을 삼을 수 밖에는 없는,
우는 것 같기도 하고 웃는 것 같기도 한 삶...
그러한 쓸쓸한 마음이 겨우 중학생이었던
나에게도 애잔하게 스며들었다.
탈옥을 주제로 하는 많은 영화들이 있겠지만
이 <빠삐용>만큼 시대를 거슬러 감동을 주는
영화는 흔치 않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빠삐용은 '나비'라는 뜻을 가진 불어이며
빠삐용의 가슴에 나비 문신이 있었던 것 때문에
그렇게 이름이 붙여진 것이며
앙리 샤리에르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자유를 향한 인간의 갈망은 얼마나 강렬한가.
그것은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의
위력이 있는 것이다.
주제곡 Free as the wind
https://youtu.be/F252TvYs8xA?t=166
첫댓글 몇번을봐도 명작이죠..
기회가 되면 국화님과 함께
영화 보고싶은 내 마음♡
@무비 언제든콜임다.ㅎ
@국화 흠~기분 좋아
옛날 영화보던 생각 나네요..^^
그나저나 용띠세요?
용띠방 혼자 지키고 계시네요..ㅡㅡ
고생 많으시네요~ 시원한 팥빙수 드세요~~
심플한 팥빙수 아주 맘에 드네요~
전 뭘 드릴 게 없어서..^^;
감사합니다
자주 놀러와 주세요
혼자 심심해요 디제이님
이젠 저 영화도 가물가물
하네유~~
역시 무비~
버터플라이...
이런 이모티콘은 어디서 구하셨어요? ㅋㅋ
아무나 할 수 없는~~~
무비님 오랜만에
울림을 주는 멋진 평론 감사해요
몸둘 바를 모르게 만드시는 칭찬
부끄부끄^^;
너무 재미있어요
정말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