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알레르기를 치료한 경우 (조세신보 치험례 134)
58세의 S 씨는 왼쪽 눈 주위가 가려우면서 이물감이 있어서 찾아온 환자였다. 눈물이 자주 나면서 불편한데, 마치 눈알이 튀어나오는 느낌이 든다고 호소하였다. 그래서 이 증상 때문에 가끔씩 알레르기 치료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 밖에 손바닥이 건조해서 갈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는데, 손바닥의 경우에는 건조한 증상 외에 추가적으로 전체가 두껍게 느껴지면서 뻣뻣하다고 호소하였다. 엄지발가락이 불편하다는 말도 했었는데, 무엇보다 여름이 되면 ‘햇볕 알레르기’ 때문에 심하게 고생을 한다고 말하였다.
<진단과 치료>
사실 옛날에는 ‘햇볕 알레르기’라는 병증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요 근래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증상을 호소하는 질환이다. 햇빛 알레르기는 말 그대로 햇볕 즉 일광에 대한 과민성으로 생기는 질환으로, 햇빛 노출 후 가려운 붉은 발진이 나타난다. 주로 햇빛 노출 부위에 붉은 구진이나 물집 등이 생겨나는데, 보통 햇빛 노출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드물게 비노출 부위까지 퍼지기도 한다.
일단 가려움증이 제일 심하게 나타나는데, 이밖에 좁쌀만한 구진이나 물집 등이 생겨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특히 자외선 노출 후 발생되기 때문에, 면역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햇빛에 의해 변성된 피부 구성물의 일부를 이물질로 인식해, 과도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외에도 화학 물질이나 약제의 광과민성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햇볕 알레르기는 주로 초봄에 시작해 하절기에 심해지는데, 특히 무더위가 지속되는 여름철에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 부종이나 두드러기가 생기기도 하는데, S 씨의 경우가 바로 이에 해당되었다. 일반적으로 양방에서는 주기적인 광선치료나 스테로이드, 항히스타민제 등의 치료법을 시술하는데, 심한 경우에는 면역억제제를 투약하기도 한다.
한의약에서는 햇볕알레르기가 일어나는 근본원인을 찾아 치료한다. 일단 우리 몸의 가장 외부에서 땀 배출과 면역을 담당하는 위기가 약해져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면역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또한 햇빛은 화나 열에 해당하기 때문에, 우리 몸속에 쓸모없는 열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체질적으로 몸에 열이 많은 사람도 있을 수 있으며, 음식이나 술 등으로 인해 열이 많아졌을 수도 있다. 또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화가 생겨났을 수도 있으며, 호르몬 부족으로 인해 허열(虛熱)이 생겨났을 수도 있다. 각각의 증상에 맞춰 처방을 사용해야 하는데, 얼굴 피부 자체가 너무 얇아 생길 수도 있다.
일상에서의 예방법은 햇빛 노출을 피하는 것이 최우선이며 선글라스, 모자, 양산, 의복이나 자외선 차단제를 이용해 야외 활동 시 햇빛을 차단하는 하는 것이 좋다. 이때 색소 침착과 주름을 생성, 노화를 유발하는 자외선 A와 화상과 같이 피부에 강력한 손상을 입히는 자외선 B를 함께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늘한 성질을 지닌 알로에로 만든 수분크림이나 팩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증상이 일어난 피부에 발라주는 것도 피부 진정에 도움이 된다.
S 씨는 얼굴이나 가슴 쪽에 빨갛게 홍조가 있으면서 열로 인한 증상이 있는 반면에, 양 발은 너무 시려서, 한 여름에도 양말을 신고 있어야만 될 정도라고 하였다. 이는 전형적인 상열하한(上熱下寒) 증상이기 때문에, 상부의 열은 식혀주면서 아래의 양기를 강화시키는 처방을 투약하였다. 처음 2주간의 한약을 복용한 후에, 햇볕 알레르기 증상과 손바닥 갈라지는 증상이 80% 호전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마저 약을 복용해서 뿌리를 뽑는 근본 치료를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