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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지식법문 ┃ 스크랩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 종교와 수행으로서의 불교
흐르는강물처럼 추천 0 조회 56 10.07.08 01:55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 종교와 수행으로서의 불교

 

문 :

이웃 분이 교회에 가자고 전도하러 오는데, 믿으면 구원을 받을 수 있고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고 하니, 죽음에 대한 공포가 심한 저로서는 두렵습니다. 남편을 비롯한 양가 어른들께서는 기독교를

몹시 싫어합니다. 불교는 사후세계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요?

 

 

답 :

교회에 가고 싶으면 가십시오. 대한민국 헌법에는 종교와 신앙의 자유가 있습니다. 그런 것은 하나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두 개든 세 개든 종교를 갖고 싶으면 다 가지세요. 그것이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옷은 여러 벌 놓아두고 이것저것 갈아입으면서, 종교는 안 될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 그러니까 가정을 위해서는 절에 다니시고, 사후세계가 겁나면 교회에 다니시면 됩니다.

그런데 ‘두려움’은 사후문제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니고 ‘나’로부터 일어나는 거예요. 근심과 걱정은 미래에 대한 생각에 집착할 때 생깁니다. 불교는 사로잡힘에서 벗어나 언제나 ‘지금 여기’를 가르칩니다.

‘종교로서의 불교’에는 사후세계가 있습니다. 착한 일을 한 사람은 죽어서 극락세계에 가고, 나쁜 짓을 많이 하면 지옥에 가는 거예요. 어중간하면 육도를 돌고 도는 윤회를 하지요. 세분하면 그보다는 훨씬 더 다양합니다. 교회는 천당하고 지옥, 두 개밖에 없는데 불교에는 여섯 개의 다른 세계가 있어서 거기를 윤회하는 거예요. 또 지옥이나 천상도 한 개만 있는 게 아니고 수십 개가 있어요.

종교로서의 불교에는 전생과 현생, 내생도 있습니다. 다른 종교에는 현생과 내생만 있지요. 그런 점에서 종교로서의 불교도 아주 좋습니다. 그러나 제가 여기서 얘기하고 싶은 것은 종교로서 불교가 아니라, ‘수행으로서의 불교’입니다. ‘수행으로서의 불교’는 진리로서의 불교를 말합니다.

종교로서의 불교만 보아도 다른 종교보다는 낫습니다. 그러나 종교라는 범주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저는 기독교인도 수행을 하면 해탈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여러분들이 입은 옷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 것은 ‘어떤 옷을 입든지 몸만 가리고 따뜻하면 되지’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렇듯이 여러분들이 어떤 종교를 믿든지 저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어떤 옷을 입으세요’가 아니라 ‘옷에 대한 집착을 버리세요’입니다. ‘어떤 옷이 좋다, 어떤 색깔이 좋다’가 아니라 ‘그런 것에서 벗어나십시오. 그러면 옷으로부터 자유로워집니다’ 이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옷으로부터 자유로워지라고 가르치는데 어떤 옷이 좋다고 얘기할 필요가 없듯이, 종교로부터 해방되라고 가르치면서 어떤 종교를 믿으라고 가르치는 건 모순이고 우스운 이야기이지요.
‘부처님 법문만 들을 수 있다면 나는 지옥도 마다하지 않겠으며, 부처님 법문을 들을 수 없다면 나는 천상도 마다하겠습니다’ 이게 진정한 구도자의 자세입니다. 이때 부처님의 말씀은 진리의 말씀입니다. 그러니 소소한 장애 같은 것은 부처님 법을 배우는 수행을 위해서라면 하잘 것 없는 것이지요.

저는 솔직하게 말하면 종교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편입니다. “종교인이면서 그렇게 말하면 됩니까?” 이렇게 물을 수 있겠는데요, 저는 종교가 인간의 정신세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한 폭군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에게 정신적으로 죄책감을 심어주고는 노예 부리듯이 부려먹지 않습니까. 저는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처님을 좋아합니다. 부처님은 저를 노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 스스로 주인이 되게 해방시켜 주시거든요. 그런데 참 묘한 것은 주인이라고 해서 내 마음대로 해도 되느냐 하면, 그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내 생각을 버려야 주인이 되고 자유로워집니다. 부처님의 가피는 여러분들이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얻어집니다.


출처 : 법보신문 952호 [2008년 06월 09일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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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7.17 23:10

    첫댓글 좋은글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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