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도 말했듯이 스테이시한테는 전생 계획 세션을 보고 들을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 – 중략 – 영혼들은 여기서 영적 진화를 향한 가장 내밀한 희망을 말하기도 하고, 지난 삶에 대한 실망감을 공공연히 털어놓기도 한다. 스테이시의 길잡이 영혼들은 각 영혼들의 동의 없이는 그러한 내용을 우리에게 알려줄 수 없다. 그처럼 내밀한 경험의 일부를 우리에게 공개해 준 영혼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 중략 –
“존과 그의 아버지가 전생 계획에서 나누는 대화를 듣고 있어요. – 중략 - 존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동성애자로 이미 결정한 게 분명하군요. 어쩌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는 심각한 병 이야기를 지금하고 있어요. 이 역시 이미 결정된 바네요.”
존의 아버지: 너에게 수치심을 주지 않겠다.
존: 저는 그걸(수치심 주는 말을) 경험해야만 해요. 제가 제 자신을 찾으려면 아버지가 그런 말씀을 해주셔야 해요. 수치심을 느껴야 제 의지가 강해질 것이고, 운명에 맞설 용기가 생길 거예요.
존의 아버지: 좋다. 그렇다면 동의하마. 널 사랑하니까 말이다. (존의 어머니는 아버지 옆에 서 있다. 아버지가 손을 뻗어 아내를 끌어당긴다.) 우리가 네 부모가 되겠다.
존의 어머니: 너를 사랑하고 돌봐주기로 약속한다. 그리고 평생토록 너를 소중히 아껴주마. 내가 너를 멀리할 수도 있단다. 나로서는 무척 어려운 일이겠지. 하지만 너를 위해서 이 시련을 받아들이마.
“존에게는 이전 여러 번의 생에서 감정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였네요.” 스테이시가 말을 이었다. “존은 전에 네 번의 생을 연달아 무척 가난하게 살았어요. 그 중 한 번은 제3세계 국가에서 태어났군요. 이런 시련을 이겨내어 강하고 흔들림 없는 자기 존중감을 맛보고 싶어서 부모님을 비롯한 다른 영혼들에게 자기를 심리적으로 무너뜨려달라고 부탁하네요. 억지로라도 자기 안의 힘을 찾아 결국 독립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말이에요.”
스테이시가 방금 한 설명은 ‘반대를 통해 배우는’ 삶의 계획이라는 매우 고전적인 내용이다. 이러한 전생 계획에서 영혼들은 자신이 가장 이해하고 싶거나 누리고 싶은 것이 결핍되어 있는 상태를 경험하기로 선택한다. 존은 나중에 스테이시의 리딩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가 (현재의 인격체 모습으로) 원하는 삶과는 정반대되는 삶을 직접 골랐다고 믿어요. 다른 사람의 아픔을 공감하기 위해서 말이지요.” 그는 오랫동안 여러 전생에서 사람들에게 잔인하게 행동하는데 대한 벌로 지금 이 같은 병을 앓고 있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안다.
“또 다른 게 보이네요.” 스테이시가 입을 열었다. “존이 이번 삶을 선택한 것은 의식의 혁명과 성적인 혁명을 구체적으로 경험하기 위해서예요. 이번 생에서 그는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싶어했어요. 그래야 그 두 가지 혁명을 다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그는 또한 여러 전생에서 연인 관계, 심지어 가족 관계에서조차 절제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적이 있군요. 이번 생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였어요. 같이 있어도 되는 사람인지, 그와 함께 위험이 따를 수 있는 행동을 해도 되는지 잘 살펴보지 않고 가까이 해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계획했어요. 둘 모두 자기 훈련을 생각하지 않은 결과지요.”
존은 나중에 그 점에 있어서 스테이시의 말이 옳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저에게 자기 절제나 자기 훈련이란 남의 나라 이야기나 다름없었지요.”
“지금 존의 전생 계획 세션에 다른 누가 있는 게 보여요. 존의 학교 선생 중 한 명이네요. 그녀는 스스로 예술적이라고 생각하는 영혼이에요. 이번 생에서 존의 선생으로 사는 그녀는 자신의 예술적인 성격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무척 공격적인 사람이 되려고 하는군요. 그녀는 자기 안의 남성 에너지를 끌어올려 표현하려고 해요. 그녀가 존에게 하는 말은 전부 (그에게 수치심을 주는 것인데요) 의도된 것이군요. 그녀는 존과 이러한 약속을 하기에 안성맞춤이에요. 둘은 아주 오래 전 삶에서부터 아는 사이거든요. 기원후 3~4세기 정도부터요.”
스테이시의 말을 들으니 영혼은 모든 것에서 균형을 추구하며, 그 안에는 남성 에너지와 여성 에너지를 표현하는 일도 포함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내가 인터뷰한 이들 중에는 전생에서 남성 혹은 여성의 에너지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경우가 있었다. 그들은 그 표현 못한 에너지를 표현하는 기술을 익히는 쪽으로 그 다음 생을 계획했다.
“존에게 수치심을 준 사람들과 다른 대화는 없나요?”
“존의 반 친구들은 영혼의 단계에서 그와 약속한 영혼의 짝들은 아니라고 하네요.” 스테이시는 길잡이 영혼이 해주는 말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자기 길잡이 영혼들의 영향으로 그런 식의 말을 한 거예요. 그들의 길잡이 영혼이 존의 길잡이 영혼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군요. 길잡이 영혼들이 그러한 표현이나 말을 주면 그들의 입에서 그런 말이 불쑥 튀어나오는 거지요. 매번 그런 거냐고 물었더니 이런 답이 들려오네요. ‘그렇습니다. 매번 그래요. 그들에게는 이런 일에 대한 약속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말은 무척 놀라웠다. 길잡이 영혼이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 지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는 이후 다른 세션에서 들은 바와 맞아떨어졌다. 나는 길잡이 영혼들이 비록 고통스러운 경험이라 할지라도 현생의 모든 경험을 태어나기 전 미리 계획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려 열심히 일한다는 것을 다른 세션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생각은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이해하기 힘들거나 불쾌할지 몰라도 영혼의 관점에서는 전적으로 다른 의미를 지닌다. 영혼으로서 우리는 이 삶이 지구라는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연극이며, 무대 위의 배우가 다른 배우의 대사에 영향을 받듯 자신 역시 타인의 말에 깊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존의 삶에서 그에게 수치심을 주기로 약속한 사람이 또 있는지 궁금했다. “애인이었던 사람들은 어떤가요?”
스테이시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곧 이번 생에서 존의 애인이었던 남자와 존 사이의 대화를 들려주었다.
남자: 이런 일을 맡고 싶지 않아. 너를 그런 식으로 대하고 싶지 않다고.
존: 하지만 내게 필요해. 그런 말이 필요한걸. 그런 태도도 필요해. 그래야 내가 자극을 받을 거야. 내가 원해서 하는 거야.
“존은 그런 말들을 극복하고 싶어해요. 그런 말은 그가 지난 여러 생에서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던 바거든요.” 스테이시가 설명해 주었다.
존: 나는 널 아주 많이 사랑하기 때문에 용서할 수 있어. 이번 생을 끝내고 다음 생으로 넘어갈 때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을 거야. 너를 탓하지도 않을 거야. 이 일로 우리가 새로운 카르마를 만들어 또 다른 생에서 용서라는 주제를 풀어야 한다든지 하는 일도 없을 거야.
남자: 네게 그런 말을 하고 널 그렇게 대한다는 건 어리석은 짓이지. (존의 부탁을 놓고 생각하며 잠시 침묵이 이어진다.) 네 부탁을 들어줄게. 하지만 우리 사이에는 사랑이 꼭 있어야 해. 사랑을 경험해야만 해.
존은 나중에 나한테 “맞아요. 우리는 정말 사랑했어요.”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바뀌는 게 보이네요.” 스테이시가 계속 이야기했다. “한 남자가 몸을 돌리더니 다른 이들의 대화에 끼어들어요. 그가 누군가에게서 에이즈 바이러스를 얻겠다고 하는군요. 그는 모두 존과 같은 병을 앓게 될 영혼 그룹과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들은 이 경험에서 개인적인 교훈을 얻는 것뿐 아니라, 윗세대에게도 관용과 조건 없는 사랑에 관한 중요한 교훈을 주기 위해 이런 약속을 한다고 해요.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이 영혼 그룹 모두가 동의하는 더 큰 뜻을 위해서지요. 이 남자가 존에게로 고개를 돌리는 게 보이네요.”
남자: 이 병을 앓는 데는 개인적인 가르침을 얻는 것을 넘어 더 큰 뜻이 있어요. 우리는 윗세대에게 가르침을 줄 거예요. 그들을 존중하면서도 그들이 소중한 것을 경험하고 배워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줄 겁니다.
존: 맞는 말이에요. 하지만 내게는 개인적으로도 이 경험이 필요하지요. 전처럼 행동하려는 고집이 이 병으로 꺾일 테고, 그리하여 연애문제에서도 더 깊이 생각하고 지혜롭게 처신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거예요.
나는 그제야 존의 영혼 그룹이 얼마나 심오한 일을 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그들은 사회 전체를 위해 일하고 있었다. 그들은 세상을 더욱 관용적인 곳으로 만드는 방법으로 인류에게 봉사하고자 했다. 그들이 사회의 힐난을 참아내는 것은 그렇게 힐난하던 사람들이 판단 대신 무조건적 사랑을 표현하고 마침내 그들 자신이 그러한 무조건적 사랑임을 깨닫게 하기 위함이었다.
스테이시와 그녀의 길잡이 영혼은 지금까지 어떻게 그리고 왜 한 영혼이 태어나기 전에 에이즈 환자가 되기로 계획을 세우는지 명쾌히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전생 계획 없이 에이즈 환자가 되는 이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이 경우 영혼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스테이시가 대답했다.
“내 친구 중에 에이즈로 죽은 친구가 있어요. 태어나기 전 그런 일을 계획하지 않았던 친구지요. 그가 선택한 거예요.”
“영혼의 차원에서요, 아니면 인간의 차원에서요?” 내가 물었다.
“영혼의 차원에서 한 것이지만, 그 선택은 육체를 입고 있을 동안 이루어졌지요.”
“그렇다면 그 영혼은 스스로 삶의 에너지를 끊어버리려 했다는 건가요?”
“그래요.”
“그건 왜죠?”
“내 친구는 사랑받지 못했다고 느꼈어요. 단 한 번도 사랑받지 못했다고 생각했지요. 자살은 원하지 않았어요. 그 대신 에이즈에 걸려 죽는 쪽을 택했지요. 병상에 누워 있는 동안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그의 더 높은 자기(영혼)는 자신의 인격체가 느낀 바에 동의했어요. 그의 인격체는 슬픔과 용서하지 못함, 분노로 가득 차 있었지요. 그의 영혼으로서는 이 삶에서 나가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었던 거지요.”
- 중략 –
“우리가 잠을 잘 때 영혼의 차원에서 많은 일이 일어나요. 이 결정은 그가 자는 동안 일어난 것이었어요."
- 중략 –
“큰 병을 앓거나 그런 이를 돌보는 사람, 병의 더 깊은 영적 의미를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혹시 있으신가요?” 내가 물었다.
“충분히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상기시켜 주고 싶습니다. 아픈 것, 혹은 아픈 이를 돌본다는 것은 참 무거운 인생의 짐이라 느껴지겠지만, 그건 하나의 징검다리라는 사실을요. 진화의 사다리에 걸쳐 있는 한 칸의 가로막대와 같은 거라는.”
P 51~59
웰컴투 지구별
로버트 슈워츠 지음/ 황근하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