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 의원과 술을 마시던 세월호 유가족들의 대리기사 폭행사건 관련 영상. ⓒTV조선 뉴스화면 캡처
#.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한 사건의 재구성
17일 자정 0시를 조금 넘긴 시각,
서울 동여의도 KBS별관 인근 모 일식점 앞 길거리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과
김병권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장 등 유가족 5명은
대리기사를 불러놓고 30여 분째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리기사 : 안 가실 것이면 돌아가겠다.
지금 안산은 못 가니, 다른 콜을 받겠다.
김현 의원 : 얼마나 기다렸다고 그러는 거냐. 소속이 어디냐?
대리기사 : 오래 기다렸는데 더 이상은 못 기다리겠다.
왜 기다리게 하느냐, 우리가 봉이냐.
김현 의원 : (명함을 건네며) 야, 나 국회의원이다. 다른 콜 부르게 명함 달라.
대리기사 : 국회의원이 뭔데 대리기사가 굽신거려야 하느냐.
유가족 관계자 혹은 김현 의원 보좌진 : 말을 너무 심하게 하는 거 아니냐?
의원님 앞에서 버릇이 없다.
대리기사 : 국회의원이 뭐냐!
(대리기사가 자리를 떠나려고 한다)
유가족 관계자 : 너, 국정원 직원이냐?
김현 의원 : 너 어디 가? 거기 안 서! 너, 그 몇 분도 못 기다려?
너 내가 누군지 알아?
(시끄러워지자 지나가던 시민이 대리기사에게 묻는다)
시민A : 무슨 일이시냐?
대리기사 : (시민에게 김현 의원 명함을 건네며)
이 분이 국회의원인데 대리기사가 굽신거려야 한다는 거다.
시민A : 웃긴다. 트위터에 올려야겠다.
유가족 관계자 : 너도 국정원 직원이냐!
(유가족 5명이 달려들어서 대리기사의 멱살을 잡고, 시민A도 붙잡는다)
시민A : 놔! 나는 지나가는 일반인이다!
(이후 유가족 중 2~3명이 대리기사의 얼굴을 가격하고 배를 때려 넘어뜨린다)
(다른 유가족들도 달려와 넘어져 쓰러져 있는 대리기사를 발로 밟는다)
(유가족 5명은 일방적으로 폭행하다가 헛발질을 하며 넘어져 다치기도 한다)
시민B : 경찰에 신고했다. 그만 하시라.
유가족 관계자 : 신고? 내가 누군지 알아?
(이후 지나가던 일반 시민들이 더 가세해 만류함으로써 사태 수습 국면)
시민C : 아줌마, 사람을 이렇게 때려놓고 어딜 가려고 그러느냐?
시민B : 경찰 불렀다.
유가족 관계자 : (신고) 해봐, 해봐.
김현 의원 : 난 안 때렸다.
유가족 관계자 : (담배를 피워 문다)
(시민들이 신고했기 때문에 경찰이 도착한다)
김현 의원 : (명함을 경찰관들에게 보여주며)
지구대로 가지 말고 형사계로 가라.
(경찰관들은 유가족 관계자 등은 놔둔 채 대리기사, 시민, 목격자, 신고자 등만 경찰차에 태운다)
시민B : 왜 저 사람들은 놔두고 우리만 데려가느냐.
경찰관 : 걱정 말고 먼저 타라. 남은 사람들도 뒤따라 갈 것이다.
(결국 대리기사와 시민들만 새벽 5시까지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받는다)
※이상은 현장 CCTV 동영상과 사진, 시민의 목격담, 대리기사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남긴 글, 당사자 및 목격자들의 주장을 통해 재구성한 것으로, 실제 사실 및 발언과는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음.
▲ 새정치민주연합 친노 강경파 김현 의원. ⓒ이종현 기자
"서울 한복판에서 시민을 집단폭행한 것도 황당한데,
출동한 경찰에게 안하무인격으로 폭행당한 시민을
불법연행하도록 지시까지 했다.
지금은 '자신의 운전사 김모 비서도 폭행당했다'며
거짓해명으로 책임을 면피하려 한다.
김충환 의원은 피해자와 국민에게 당장 사과해야 하며,
경찰은 집단폭행에 가담한 가해자들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엄벌에 처할 것을 요구한다."
- 통합민주당 김현 부대변인(당시)
[친노(親盧) 강경파]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통합민주당 원외 부대변인이던 2008년 6월,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당시) 수행원의
[시민 폭행 의혹]과 관련해 발표한 논평이다.
6년 여가 흐른 지금,
김현 의원의 논평은 그 자신에게
[부메랑]처럼 되돌아와 꽂히고 있다.
이것이 금뱃지의 힘이란 말인가?
서울 한복판, 여의도 길거리에서
시민을 [집단폭행]한 현장에 있었던 것도 황당한데,
출동한 경찰에게 "지구대가 아니라 형사계로 가라"고 지시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폭행을 행한 세월호 유가족들은 전부 빠져나가고,
폭행을 당한 대리기사와 시민들만
억울하게 늦은 시간까지 조사를 받았다.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보면,
김현 의원은 시민들의 추궁에
"난 안 때렸다"고 책임을 회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18일 YTN라디오 전화 인터뷰에서
"집단폭행 현장에 함께 있었으면 공동정범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충환 의원은 피해자와 국민에게 당장 사과해야 한다"고
논평했던 김현 의원.
김현 의원은 19일 현재까지
대리기사와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병권 가족대책위원장과 김형기 수석부위원장 등
[세월호 유가족 대리기사 집단폭행] 현장에 함께 있었던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은 과연 누구인지,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전대협 운동권 출신! 노무현 정권서 춘추관장 맡아
[친노(親盧) 강경파] 김현 의원(강릉 출신)은
노무현 정권 치하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실 보도지원비서관(춘추관장)을 지낸
[친노 세력]의 핵심으로 분류된다.
한양대학교 사학과 84학번으로,
1987년 한양대 총학생회 학술부장을 맡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에서 활동한
골수 운동권 출신이기도 하다.
[친노·486 강경파 의원]들과 교분이 깊어,
최근 새정치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의
원내대표직 포함 모든 당직 사퇴를 요구하는
긴급 의원 모임에 함께 하기도 했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 대변인실 부국장을 맡으며
본격적인 제도정치권 경력을 쌓기 시작했으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실 행정관을 거쳐
2005년 1월 6일 청와대 춘추관장으로 영전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오른쪽)과 김광진 의원. ⓒ이종현 기자
◆ 춘추관장 시절 좌파 매체조차 "보도통제한다" 반발
[청와대 춘추관장] 시절엔 본연의 업무인 보도 지원보다,
[보도통제]에 앞장섰다는 비판을 받았다.
2005년 11월 26일자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양정철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취재진에게
"왜 조기숙 홍보수석에게 전화를 하느냐.
바쁜 홍보수석에게 굳이 전화할 필요가 있느냐"고 따지자,
옆에서 김현 춘추관장이
"아예 (기사를) 쓰질 말아야지"라고
추임새를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그 이튿날에는 취재진에게 접근해
"뭘 취재하고 있느냐"며 취재 내용까지 알아내
간섭하려 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에 〈미디어오늘〉 취재진조차
"어이가 없었다.
청와대 홍보수석실 본연의 기능은
제5공화국식 보도통제인가"라고 강력 비판했다.
▲ 시민단체 회원들이 18일 국회 앞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정재훈 기자
◆ 친노세력 폐족(廢族)됐음에도 비례대표 출마하려다 물먹어
2007년 5월,
개인사정을 이유로 춘추관장을 사퇴한 김현 의원.
그러나 실제 이유는
이해찬 전 총리의 대선 캠프에 합류하기 위해서였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김현 의원은 춘추관장 사퇴 인사를 하며,
"내년 2월 24일 청와대에서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정권재창출에 일조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자신이 일원이었던 노무현정권의 학정(虐政)으로
[노무현 심판론]이 거세게 불면서,
17대 대선에서는 역대 유례 없는 격차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다.
대선에서 참패한 뒤,
대선 패배의 원인을 제공한 친노 세력은
폐족(廢族)이 되어 버렸다.
이 과정에서 김현 의원 또한 폐족이 됐다.
이듬해 4월,
김현 의원은 18대 총선 출마를 모색했으나
그에게 배정된 비례대표 순번은 39번.
당시 통합민주당은 15번까지가 당선안정권이었기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순번이었다.
폐족의 일원인 김현 의원은
"순번이 큰 의미가 없다"고 반발하며 비례대표 후보직을 사퇴했다.
▲ 시민단체 회원들이 18일 국회 앞에서 대리기사 집단폭행을 방조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정재훈 기자
◆ 이해찬 줄 잡고 19대 국회서 비례대표 당선
이런 김현 의원이 정치적으로 부활하게 된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이었다.
"우리 아버지 묘소보다 노무현 대통령 선산에 더 많이 다녀온 것 같다"는
김현 의원이 아니었던가.
이명박 정부 저격수를 자처했지만,
별 비중 없는 원외 부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던 김현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 과정에서 공보 업무를 맡으며
부활의 날개짓을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19대 총선 비례대표에 재도전한 김현 의원에게
은혜를 갚은 것은 이해찬 전 총리였다.
19대 총선 직전,
민주당 한명숙 지도부의 공천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해찬 전 총리는
[친노(親盧) 강경파] 세력을 대거 지역구에 공천하고,
비례대표 후보에도 전진 배치했다.
김현 의원도
이 과정에 편승해
19대 총선 비례대표 순번 17번을 배정받아 당선됐다.
▲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오른쪽)과 진선미 의원. ⓒ이종현 기자
◆ 폭처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 받는 중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에는
본연의 업무인 입법 활동보다는
[정쟁]에 몰두하겠다는 뜻을 가감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19대 국회의 첫 1년은
12월 대선 고지를 향한 치열한 백병전의 시기다.
상대방의 비난에는 더 가혹한 비판으로 새누리당과 맞서
잔다르크처럼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
- 2012년 4월 16일자, 〈CNB저널〉과의 인터뷰 中
김현 의원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벌어진
민주당(당시) 의원들의 국정원 여직원 감금 사건에도 앞장섰다.
그러나 18대 대선에서
국민은 문재인 후보가 아닌 박근혜 후보를 선택했다.
국정원 여직원을 감금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현 의원은
검찰의 소환 통보에 줄곧 불응하다가,
올해 3월에야 검찰의 다섯 번째 소환 통보에 응해 조사를 받았으며,
이후 폭력행위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공동감금) 혐의로 기소돼
같은 당의 강기정·문병호·이종걸 의원과 함께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운동권 특유의
[폭력 DNA]는 어쩔 수 없는 것일까?
더욱 아이러니한 사실은,
여러 폭력 사건에 연류된 김현 의원이
[국가의 치안]을 관장하는
국회 안정행정위원회 소속이라는 점이다.
과연 이게 정상적인 국회란 말인가.
[대리운전 기사 폭행 사건]이
"김현 의원의 막말 때문에 시작됐다"는 진술이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자,
김현 의원의 안전행정위원회 위원직 사퇴를
새누리당이 강력히 요구했다.
이장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19일 현안브리핑을 통해
"김현 의원은 경찰청을 감시해야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이다.
지금 즉시 이해관계가 있는 안행위 위원직을 사퇴하고
수사에 적극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안 브리핑의 주요 내용이다.
"김현 의원은
다음날 아침에라도
피해자와 국민에게 사과를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하지만 김현 의원은 국회의원 권위를 내세우며 시민을 몰아세우더니,
폭행 현장을 말리기는커녕 책임을 묻는 순간에는
'난 책임 없다'며 비겁함을 보인 것은 무책임의 극치다.
하루 벌어먹고 살기 바쁜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처지에 있는 대리운전기사에게
기다리게 한 것도 모자라 폭행을 했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신으로 인해 빚어진 충돌이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현장 상황을 잘 알고 있을 김현 의원은
사건의 실상이 축소·은폐되지 않도록
경찰조사에서 상세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또한 국회의원의 품위를 손상시킨 김현 의원은 물론이고,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는 새정치민주연합은
당 차원에서도 국민 앞에 머리숙여 사과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김현 의원의 망발이
하나 둘 씩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친노(親盧) 강경파] 세력이 좌지우지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은 공식적으로 사과 한마디조차 없는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깡통진보]라고 불리는 이유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