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민규동 감독, 2005년
5가지 에피소드가 하나로 얽혀 만들어진 옴니버스영화다. 재밌다. 나는 정말 우리 나라 영화에 할 말이 없다. 어찌 이렇게 능숙하게 영화들을 만드는지, 일단 영화 만드는 솜씨-기술-가 능란하다. 이게 수준이다. 물론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들어 너무 잔혹한 폭력을 과장되게 또 지나치게 많이 쓴다는 점! 폭력과 섹스가 비록 흥행의 요건이라 하지만, 한국 영화들의 폭력 수준은 편집증의 수준이다. 여기에 길들여진다는 건 참 우울한 일이다. 지금 한국은 세계 최고의 잔혹영화를 생산하는 나라가 아닐까 싶다. 가히 잔혹의 일상화! 더불어 이 정도로 영화를 잘 만다는 나라에서 진짜 영화의 대가가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깊이 면에서 자신의 사상과 장르를 일치시켜 구현한 작가가 아직 없다. 흥행작가들은 넘치지만 대가는 아직 없다.
이 영화는 참 재밌다. 일주일 동안 벌어진 각 계 각 층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빈틈 없이 맞물려 돌아간다. 약간 어색한 장면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렇게 거슬리는 장면은 없다. 성공한 사람, 실패한 사람, 절망한 사람, 빚을 받아야 하는 사람, 갚아야 하는 사람, 사랑에 빠진 사람, 사람들로부터 밀려난 사람 그들의 왁자지껄한 에피소드를 보며 관객은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짠한 감동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이렇게 지지고 볶으며 사는 삶을 그래도 아름다운 것이라는 니체의 말을 선사하며 끝맺고 있다. 삶을 예찬한 영화!
볼만한 영화다. 공교롭게도 이 영화를 만든 감독과 비슷한 옴니버스 영화로 다른 <여고괴담> 시리즈를 만들었던 감독의 <가족의 탄생>이 떠오르기도 했다. 형식 면에서 또 지지고 볶는 삶에 대한 예찬이라는 점에서.
그러나 나는 일반적인 한국영화처럼 이 영화도 1% 부족이라고, 억지로 말하고자 한다.
시나리오 좋고, 배우들 연기 좋고, 카메라 좋고, 연출 좋다. 웃음도 울음도 감동도 다 좋다.
그런데 역시 깊이 있는 사상의 냄새는 영 없다. 좋은 영화는 많지만 진짜 영화는 아직 어디 있는지.
그럼에도 이 영화를 볼만한 영화로 추천한다.
- 시놉시스 -
사랑에 재대로 미친 남녀들의 7일간의 기적같은 연애
다양한 색깔만큼이나 다양한 사랑의 방식들. 여기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커플들이 있다.
언제나 당당한 여우같은 페미니스트 여의사와 육두문자를 남발해대는 마초같은 강력계 형사, 세상이야 힘들든 말든 둘의 사랑만큼은 언제나 달콤해야 한다고 믿는 못말리는 닭살 동거커플, 내 사전에 사랑은 없다 고 외쳐대다가 어느 날 몹시 당황스런 스토커와 맞닥뜨린 전직 농구선수, 우연히 꽃미남 가수를 만나 마음이 흔들려버리고 마는 예비 수녀, 이런 그녀를 사로잡아버린 아이돌 스타 가수의 아슬아슬한 사랑, 오드리 헵번을 사모하는 고집불통 구두쇠와 자신이 오드리인 줄로만 알고 사는 여인.
연애라곤 꼬이기만 하던 그들이 사랑에 제대로 미치면서 생애 가장 짜릿한 일주일이 시작된다!
- 작품해설 -
그들 생애 가장 짜릿한 일주일간의 특별한 연애 이야기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커플들의 기분 좋은 설레임을 그린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그들 생애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유쾌하게 그려낸 사랑 이야기이다. 여러 커플들의 사랑 이야기가 교묘하게 교차하면서 펼쳐진다는 점에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그 동안 보아왔던 그렇고 그런 로맨틱 코미디와 뚜렷한 차별점을 가진다. 민규동 감독은 하나의 독립된 주제를 가지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단순히 나열하는 옴니버스 영화와는 달리, 촘촘히 얽혀 있는 다양한 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하나의 구조 안에서 새롭고 독특한 구성으로 그려낸다. 사랑에 제대로 미친 남녀들이 엮어내는 ‘7일간의 기적같은 연애 이야기’는 영화를 보고난 관객들에게 얼굴 가득 웃음을 선사할 것이다.
사랑스럽고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모여 즐거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싱글즈><결혼은 미친 짓이다> 엄정화, <색즉시공><위대한 유산> 임창정, <재밌는 영화><간 큰 가족> 김수로, <바람난 가족><달콤한 인생> 황정민. 따로 있어도 이목을 끄는 흥행 메이커들이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 한꺼번에 등장한다. 매 영화마다 재미를 2배로 배가시키는 열연으로 충무로 캐스팅 1순위인 개성파 배우들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화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맛깔스런 연기로 신세대들에게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중견 배우 주현과 오미희, 천호진, 그리고 차세대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는 <미안하다, 사랑한다> 정경호와 <올드보이> 윤진서, <마파도> 서영희까지 가세했다. 이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색깔만큼이나 다양한 사랑의 방식을 자신에게 딱 맞는 캐릭터로 소화하며, 생애 가장 매력적인 개성을 발산한다. 이 모든 배우들의 돋보이는 연기 대결은 더 이상의 적절한 캐스팅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해서 영화의 매력을 한 층 더 업그레이드 시킨다.
여기 사랑에 빠져 정신 못차리는 ‘캐릭터’들이 있다!
섹시하고 도도한 정신과 여의사 허유정(엄정화), 터프하지만 여자 앞에선 쑥맥인 노총각 나형사(황정민), 세상이 아무리 험해도 사랑은 영원하다고 믿는 로맨티스트 창후(임창정), 결혼식 도중 뛰쳐나와 파란만장한 동거를 시작한 용감한 여자 선애(서영희), 애인이 농구감독과 바람난 사실을 알고 농구도 때려친 불같은 남자 성원(김수로), 평생 오드리 햅번을 연인으로 꿈꾸는 고집불통 구두쇠 곽회장(주현), 중년에도 연기자의 꿈을 꾸고 사는 소녀같은 오여인(오미희) 등,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작품의 등장 인물 모두가 독특한 캐릭터를 자랑한다. 때문에 관객들은 캐릭터들간의 관계 뿐만 아니라 이들이 어떻게 얽혀있으며, 그들 중에 누구와 누가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지 궁금증을 갖게 된다.
바로 당신이 주인공인 이야기.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보여주는 사랑은 예쁘게만 포장된 꿈 같은 판타지가 아니다. 어딘가 부족한, 그러나 밉지 않은 정감 어린 사람들이 서로를 채워가며 사랑을 키워나가는 바로 당신의 이야기이다. 사랑은 어느 날 뜬금없이, 그것도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찾아와 우리를 당황스럽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어디서 샘솟는지 모를 설레임으로 매일 밤 잠을 설치게 만드는 요상한 감정이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이렇듯 사랑이 시작될 때의 가슴 떨리는 순간들을 생생하게 포착했다. 그리하여 사랑을 해봤거나 사랑을 하고 있는 관객으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사랑 영화의 별미에 취하게 만든다. 이들의 사랑 만들기를 보고 있자면, ‘나도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자리잡게 될 것이다. - <씨네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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