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신기의 손놀림으로 완당을 빚고 있다)
(남포동에 있는 18번완당집)
완당으로 소문난 집은 자갈치시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남포동에 자리 잡고 있었다. 옥호는 ’18번완당집‘. 노래 18번을 얘기하는 건지 18번지에서 장사가 시작되었다는 건지 알 수는 없다. 다만 한번 들으면 절대 잊지 않을 독특한 옥호임에는 틀림없다. 식당은 지하에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중간 벽면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쓰여 져 있다.
완당 한 그릇을 먹고 나니 천지가 내것이로구나
뭐냐 이 자신감은. 완당 한 그릇 먹었다고 천지를 얻은 만족감이 들까? 금세 탄로 날 거짓말을 하다니. 당장에 들어가 확인해보자. 앗! 웬 사람들이.... 고풍스런 느낌을 주는 실내분위기 속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완당을 빚고 있다)
(달인의 손끝에서 빚어진 완당. 이 정도 되게 빚는데 걸리는 시간은?)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완당 한 그릇을 주문했다. 완당이 나오는 동안 주위를 살폈다. 한 쪽 벽면에 조그만 공간이 있고 그 안에 두 사람이 들어않아 쉼 없이 손놀림을 하고 있다. 자세히 보니 완당을 빚고 있다. 헌데 그 기술이 거의 신기에 가깝다. 완당 한 개 빚는데 0.7초! 거의 기계적 속력이라 할 만 하다. 생활의 달인이 따로 없다.
(완당 4천원)
곧이어 깍두기와 단무지가 차려지고 연이어 완당이 등장한다. 달걀지단과 김 송송 썬 파가 고명으로 올라가 있다. 완당은 숙주나물과 어울려 헤엄치고 있다. 완당의 얇은 피가 마치 금붕어의 꼬리를 연상시킨다. 그래 누구는 이 완당을 보고 구름을 연상했지만 맛객이 보기엔 헤엄치는 만두라 할 만하다. 아니다. 승무도 연상된다. 흐물거리는 하얀 만두피가 승무의 흰 장삼처럼 보인다.
(구름을 닮은 듯, 승무의 흰 장삼을 닮은 듯....)
감상은 그만하고 어서 맛을 보자. 완당을 숟가락으로 국물과 함께 떠 후루룩 먹으면 된다. 부드럽고 얇은 피는 씹을 것도 없이 국물과 함께 삼켜지고 물만두보다 적은 완당의 소가 감질나게 씹힌다. 다시마와 멸치로 우려 낸 국물은 개운하고 시원하다. 물만두보다 맛있는 완당. 완당을 먹고 나오면서 계단에 있던 글귀를 다시 보았다. 완당 한 그릇을 먹고 나니 천지가 내 것은 아니어도 이 순간 다른 음식이 생각나진 않는다.
옥호 : 18번완당집 전화 : 051)-245-0018 메뉴 : 완당 4,000원. 김초밥 유부초밥 3,000원 등. 위치 : 남포동 부산극장 맞은편
맛객 인터뷰보기 ▷http://blog.daum.net/cartoonist/10712963 2007.7.25 맛객(블로그= 맛있는 인생) |
출처: 맛있는 인생 원문보기 글쓴이: 맛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