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
아주 생경한 체험의 "누두 크로키" 이야기를 해야겠다. 하, 전국을 헤메다보니 강북구의 작가들이 모여 작업을 같이 하는 누드크로키를 꽤 오랫만에 하러갔다 나는 우이천을 따라 찾아드는 봄보다, 더 경쾌한 봄내음 피우며 산뜻산뜻 걷는다. 흰 베레모에 하이얀 부추 ! 곰삭은 연두빛 바지에 그와 흡사한 빛깔의 폴라티! 허리라인으로 바란 벽돌색 들어간 연두빛 자켓을 걸치고 보무도 당당히 걸으메, 모두들 고개돌려 바라보며 지난다. 내친김에 따스한 햇살아래로 걸어보자고 화실을 지나쳐 새싹 돋아난 뚝방길을 힘차게 내딛는다. 한없이 가고픈데 아쉬워도 앞서 걷는 걸음을 되돌린다. 크로키 시간이 많이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이천을 따라 가면 , 의정부에서 내려오는 중랑천과 만나고 중랑천을 따라가면, 요즈음 화제의 청계천과 합류하여
한강에 이르게된다. 그렇게 내려가게되면 한강까지 시간이 얼마쯤 걸리게 될까? 도전해 보고픈 생각이 인다. 지난 가을에는 청계천을 따라내려 한강까지 가려다 너무 어둠이 짙게 내려 , 인적없는 검은 무서움에 왕십리 어디쯤에서 멈추고 말았었다. 그때 청계천을 따라 내려가며 청계천의 풍치를 메모해 두었는데, 알량한 정신머리가 그 청계천변 스켓치를 어디에 잘
모셔놓고 찾지를 못해 아직 세상으로 나오지를 못하고 있다. 아주 잘생긴 삼각산 인수봉을 마주 바라보며 걷노라니 어느새 화실앞이다. 이층으로 올라 문을 밀치고 들어서니 이미 누드크로키는 진행되고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마자 모텔은 까운을 집어입는다. 잠깐의 휴식뒤 크로키가 시작되었다. 타임이 조금 느린듯 하여 한선생이 "조금 빨리" 를 주문하자, 이 아가씨 허스키한 음색이 흘러나오는데 가히 도전적이다. 나는 그녀의 그 태도에 굉장히 마음 상하여 고개를 갸우뚱하며 "꽤 도전적이네! "라고 중얼린다. 그런데 그것이 시발일줄이야.! 누드 크로키를 시작하며 모델을 쳐다보던 나는 기암을 하고 만다. 아니 이렇게 잡스러울수가..... 요염하다 해야할까? 징그럽다고해야할까? 하여간 이런 도발적인 자세는 정말 처음이다. 나는 옆의 선생에게 되게 귀속말로 " 되게 잡스럽네!" 하니 그 여선생 공감하는 표정으로 싱긋 웃으며 " 너무 좋지요." 하메, 나는 고개 크게 끄떡인다. 이 누드 모델의 움직임에 나는 숨을 쉴수조차 없어 숨이 막히고 만다. 점점 점입가경이다 꼭 외국잡지에서나 볼수 있는 포즈에 , 얼굴도 콩만하고 그녀가 포즈를 취할때마다 나는 신음이 절로 토해져나온다 모두들 흥들이 나서 어쩔줄을 모른다. 다른 모델들과 같은 포즈를 취하는데도 보다 과감하고 그 큰 움직임에 우리는 그녀에게 빨려들어가고 마는것이다. 거기에다 그 마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있으니 그녀의 머리다. 짧은 상고머리 스타일에 빠글빠글한 파마 머리가 이렇게 쌕시하게 느껴질줄이야. 이마 한가운데로 한옹큼 흘어내려 그녀의 코끝을 간질거리게 만드는 빠글거리는 머리칼이 그녀를 더욱 도발적인
모습으로 이끌어간다. 그렇게 그녀에게 미쳐 크로키를 하던중 어느덧 세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그런데 옷을 챙겨입고 나서며 "안녕"을 말하는 그녀는 그저 그런 평범한 한 여인이 아닌가! 그녀에게 홀린 그 세시간이 꼭 꿈결만 같다.
2006년 4월1일 서양화가:정정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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