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부터 수능 언제나고 물어보니 수능시험 걱정은 하지말고
점심 도시락이나 싸달라고 하길래
간단하게 김밥같은 것 싸가 해더니
뭐라고 김밥을 어떻게먹어 내가 먹고 싶은것 해줘
해서 물어보니 무슨 돼지고기 주물럭에 지가 원하는 야채 송송 썰어서 계란말이
상추로 무슨 밥을 돌돌 싸라고 하길래
아니 다른 수험생들은 긴장해서 속편한 된장국이라고 하더구만
도대체가 먹다가 니를 낳은 것도 아니구만 넌 어째서 맨날 먹는 타령이 먼저여
다른 수험생하고 비교하면 맞는다 순옥이
나는 나라고 수능 추억이 되도록 싸라 하면서
수능 전날 2013년11월6일 저녁
설거지를 하고 있는 내 등뒤에다가 엄마 이것 보고
내일 아침에 가져가게 정성를 다해주삼 ㅋㅋ 하길래 보니
이게 뭐여
상추 쌈밥 도시락이라고
안해봐는데
상추도 조금밖에 없어 이민희
제일 간편한 메뉴로 골라서니께
판암동 가서 상추 사 와서 해야지 엄니
귀찮어 판암동 나가기
그렇게만 해봐
고3 마지막 수능시험인데
야 누구나 고3은 한번이지 두번이냐
그럼 재수해 나가
뭐라고
잠시뒤 나오더니만
싱크대 위에 보온 도시락에 주물럭 넣어 차가우면 맛이 덜하니께
이 빵은 왜 가지고 가
엄마는 밥먹고 과일 먹지 나두 간식
너 시험보려가냐 소풍가냐 둘다
어쩔수 없이 나가 포기해야 편해지는 우리집 수험생
저녁늦게 상추를 사려가는데
울집 수험생을 보려 온다는 한통의 전화
오지마라
나 상추사려 판암동 간다
내가 사가지고 들어갈께 언니
아이다
출근하는 사람이 늦게 왜 다녀 백수가 간다 수퍼앞에서 보자
뭐 줄려고 초코렛
울민희는 수험생 아니라고 내가 안캤나
그래도 언니
이것 갔다주려고 민희
복돼지가 맞긴 맞어
사온거여 씰때없이
언니 이글 안보여
내가 일찍 퇴근해서 지금까지 후라이팬으로 구운것인데
그래
감동이다~~~야
별것을 다 할줄 아네
언니 팔아파 죽을 뻔해서 계란 젖느라
시키도 안한 일 해서니 ~~나는 모른다
언니가 감동하면 안되 민희가 감동해야지
또 이것 갔다주면 내일 이것도 시험보는데 가지고 간다고 할것이다
무슨 소풍가는 것은 저리 가라다
무슨 쌈밥을 해간다고 상추사려 나온것 보면 모르겠냐
내말이 맛소이다
달지도 않고 어떻게 만들었나면서
치과이모 이런것도 다 할줄 아냐고 직접 만들었다니까 감동까지 먹는다고 하면서
내일 이것도 좀 가져가서 친구하고 먹어야겠다고 ..
아니 상추 좀 많이 사오지
이게 뭐꼬 하는 민희
잔소리 그만 해라해더니
하는말 이제 내잔소리 들을 날도 멀지 않았으니 좋겠다 순옥이 너 또 ㅋㅋㅋ ㅠㅠ
2013년11월7일 목요일 수능날 아침에 내가 한 생각은 ㅋㅋㅋ
시어머니 시집살이 피하려다가
울 민희 시집을 살고 있는듯 하니 나 원참
그래 이것이 마지막이겠지 해주어야지
두고 두고 그소리를 어떻게 들어 싶어
일찍 일어나서
달달 뽂았다
이렇게 준비 완료
날도 추운데 왠 얼음물은 해더니
고사장에 가봐 수험생 열기에
날 춥다고 온풍기 열기에 더워 죽는다고 꼭 챙겨가야 한다면서
하나도 빠짐없이 챙겨놓고
더 놀란것은 그 아침에
남은 주물럭에 양푼이에 밥을 넣고 비벼서
먹다가
상추를 달라고 하길래
싸고 나니 조금 남았다고 하니
어제 좀 많이 사오지 통큰 엄마인 줄 알았더만
지가 먹는게 그렇게 아까워 ~~~아침부터 또 한소리 듣고
그러면서 남은 계란말이 상추 다 싸서 먹는 수험생 이날까지 살면서 처음 보는데
그 많은 밥을 다 먹고 일어나면서 하는말
오늘 모처럼 여유있게 든든하게 맛있는 밥 잘 먹었다고 하는데
할말없어
수험표 학생증 연필 잘 챙겨냐고 하니 연필이 뭐꼬
이렇게 해서 준비완료
급한 마음 접었는데
이런 돌발상황
늘 어디 한번 갈려면 아빠하고 가야되하는 그 이유가 있슴당
수험생이 먼저 나가 기다리는 있는 우리집
아무리 생각해도 나가 가보지 않은 길이라서 그것도 막내딸 수능 보려가는데
싶어 마음 놓고 남편한테 부탁한 것이 또 ...
당신 뭐해 집에서 7시 10전에 나가야 한다고 했잖어
뭘 일찍가 비도 오는데
당신 수험생 아빠맞어 해가면서
출발 7시10분에
명석고 지나가면서 아니 이런 곳에 배정 되었음 얼마나 좋아
운전을 하면서 한손으로 휴대폰 네비를 찾고 있는 남편을 보는순간
당신 호수돈 여고 몰라
아는데 혹시해서
그럼 미리 찾아나서야지
지금에서 뭐하는거야
저기 다왔어 시간을 보니 7시 40분이 다되어가고
8시까지 입실인디
민희 친구는 교문앞에서 기다린다고 전화오고
저기인가 보다
학교 보이제 민희야
응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 민희야 내려서 뛰어가는게 더 빠르겠다
여기서 내려서 뛰어갈래
그래
커다란 소풍 가방 하나 메고 뛰기 시작하는 민희
바람에 나딩구는 커다란 나뭇잎에 나가 하나 적어두고 왔음당
다시는 당신하고 어디 가는것 약속 안 할란다
그 얼굴에 세수 좀 안하면 어때
시험 보려가는 아~~ 마음 편하게 좀 해주지
급하게 들어가는것 보니 당신 마음 편해
뭐가 아직 시간 남았구만
진짜 나 화나게 하지 말지
바람이 얼마나 불었나 길거리에 나뭇잎이 엄청 떨어졌네 청소하는 아저씨 힘들겠다 하면서
다른 말을 해버렸지만 속은 왜그리 집에 도착 할때까지 부글 부글 ㅠㅠ
호수돈 여고 교문앞
수험생 부모님의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도 보이고
후배들의 따뜻한 커피 나눔도 보이고
시간에 쫒끼는 울 민희 친구를 만나서 잘 들어갔는지
지나오는길 여기 저기 고사장을 바라보면서
한가지만 빌어본다
아는것 실수하지 말고 잘 보라고
수시에 합격한 친구들은
정시보는 친구들을 위해서 수능을 꼭 보려가야해 한 민희
그런게 어디 있어 하니
엄마들은 이해 안가지 내딸이 수능까지 잘 봤음 좋겠지
응
그렇게 수능의 추억도 만들면서
조금은 여유있는 수능이라고 말하고 간 민희
다름대로 열심히 정시를 준비한 친구들에 점수를 올려주기 위해서
무조건 다 가야한다고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참 마음이 흐뭇했다
열심히 한 고3
대학을 향한 힘든 몸부림 속에서 잘 견디어 준 값진 선물이 되기를 ...
엄마 우리 학교도 정시 준비하는 친구들은 얼마나 열심히 공부 했는데
니가 보아도 알겠지
알지
그럼 너는 어느쪽이야
또 말꼬리를 다른쪽으로 돌린다면서 엄마의 속셈을 다 알고 있다고 능청을 떨고
엄마 열심히 한 친구들이 억울하지 않게 원하는 대학 갔음 좋겠어
엄마도 그런 생각이야
공부도 안하고 좋은 대학 가는 특기생들도 있다면서 못마땅 하다면서 공평성을 논하는 민희
여러가지 문제점을 이야기한 민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난 무엇보다도
자신들이 하고 싶은 공부 그런 전공을 택해주기를 바랬다
그래야 아이들이 즐겁게 재미있는 놀이처럼 공부를 할수 있을것이란 생각을 가진 수험생 엄마다
모든 부모님들이나
나 또한 바램이지 않는가
좋은 대학을 나와서 안정된 직장 좋은 직장에 다니기를..
민희와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그럼 엄마 안좋은 직장은 누가 다녀
누가 다닐까 민희야
누구도 하지 않으려고 하는 힘든 일들이 세상에는 더 많은데
왜 모두가 내아이는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바라는지 알아 부모가 되면 알겠지만
부모님들은 자신보다 낳은 아들 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많아
왜 되어야하는지
그렇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런 다른 문제들 보다도
내아이만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많다고 해야하나 엄마도 마찬가지고
공부하라고 잔소리만 많이 했지 엄마가
아니 난 엄마가 공부하라고 잔소리 했음 난 공부 안했을 거야
그렇게 안해서 내가 알아서 한거야 엄마
그래 그럼 엄마도 너도 서로 고맙다고 해야겠네
뭐 그렇다고 봐야지
엄마는
공부만 잘하면 모든것도 잘 되고 잘할것이란 생각이 더 문제인것 같다 민희야
그러니까 우리들 좀 믿어주면 안되
믿지
아니 엄마말고 많은 고3엄마들이
그러면서도 걱정되니까 그러는것이지 우리 나라 교육의 문제점도 너무 많고
몰라 난 대학가서 실컷 놀거야
그래 그것도 니마음이지만
대학가면 모든 것은 어떻게해야 하는지는 알지 이민희
내가 다 해결 해야한다고 말할려고 하지
그렇치 오케이 그럼 엄마는 더이상 할말없음
한가지만 부탁해도 될까 이민희
해
엄마는 니가
가고 싶는 대학에 가면 더없이 좋겠지만
두개를 놓고 결정하라면
학교보다 너가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학과를 선택했음 좋겠다
더없이 바랄것이 없네
생각한번 해보지 뭐하면서
그날의 대화는 끝이 낮지만
아이들의 생각 주머니속을 아무리 엄마라고 해도 어찌 알수가 있을까
꿈도 희망도 결국은 아이들 스스로 만들어가야
자신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게 될것이면
그렇게 다시 새로움에 도전하지 않을까 싶다
첫댓글 민희는 본인이 하고자 하는일~ 목표가 뚜렷한거 같아요~ 언제나 똑소리나니까 원하는 대학에 가서 본인이 하고픈 일 잘 할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