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치료를 연구해 오면서 "무엇이 논문 제목이 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처음 학위 논문을 쓰는 사람들에게 가장 고민스러운 것은 논문 주제와 제목을 정하는 것인데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기에 무엇에 대하여 쓸지 구체적인 논문 제목이 나오면 절반은 집필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하는 것일게다.
어떤 학문이든지 숲을 보고 나무를 보는 전략은 매우 효과적이다. 독서치료 분야로 무엇이 논문의 주제가 될 수 있을지 알려면 독서치료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이 필요하다. 본래 논문은 변인과 변인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므로 독서치료가 어떻게 구성된 임상학문인지 구성요소들을 분석해서 볼 수 있어야한다. 이런 관심으로 지금까지 본 연구자가 탐구한 것들을 하나의 마인드 맵으로 정리하였고 간략한 설명들을 덧붙이고자 한다.
1. 변인에 대한 이해
"연구"가 변인과 변인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고자 하는것이라면 먼저 정의되어야 할 것이 "변인"이다. 변인은 독립변인, 종속변인, 그리고 매개변인 세 종류가 있다. 獨立變因(independent variable}은 다른 변인에게 작용하거나 다른 변인을 예언하거나 설명해 주는 변인으로서, 실험연구의 경우 독립변인은 실험자에 의하여 임의로 통제되고 조직되는 변인이다. 따라서 실험변인 또는 처치변인(處置變因)이라고도 하는데 예를 들면, 시청각교재의 사용이 학업성취에 미치는 효과를 알고자 하는 연구가 있다고 하자. 이때 시청각교재는 독립변인으로서 실험자에 의하여 임의로 조작되고 통제된다. 자연적인 상태에서는 일반적으로 다른 변인에 영향을 주는 변인을 독립변인이라 한다.
종속변인은 선행조건인 독립변인에 의해서 영향받는 변인을 말한다. 백과사전에 있는 예를 들어보자. 행동주의적 심리학 연구에서 피험자가 어떤 환경의 조건이나 자극에 대하여 나타내는 반응으로, 일정한 측정치로 나타낼 수 있다. 예를 들면, 술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기 위하여 피험자들에게 각각 양을 달리하여 술을 마시게 한 다음 단어목록을 외우게 하는 실험을 했다고 하자. 며칠 뒤 암기한 단어목록을 회상하게 하여 음주량과 단어회상점수 사이의 관계를 측정한다. 이때 선행조건에 따른 결과인 단어회상점수가 종속변인이다.
연구자를 가장 괴롭히는 것이 매개변인이다. 매개변인이란 독립변인과 종속 변인사이에 끼어들어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말한다. 실험 연구에서 종속변인의 결과가 실험자가 처치한 독립변인의 영향이 아니라 다른 변인으로 인한 것일 가능성은 항상 있는데 이 때문에 주의 깊은 연구설계가 필요하다. 즉 매개변인을 가능한한 통제할 수 있는 실험설계가 필요하다.
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가 맺는 상담적 관계에 기반하여 문제해결을 돕고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서 하나의 사건이며 과정이다. 즉 하나의 서사가 갖추어야할 요소들(주체, 배경, 사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 다양한 요소들이 서로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상담의 효과를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담의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 즉 변인들은 무엇이 있을지 분석해 보는 것이 연구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Marrs(1994)는 미국에서 생산된 독서치료 연구논문들을 메타분석한 논문에서 독서치료 상담 요소들을 28가지로 코드화 하였다. 코드 목록은 다음과 같다.
1) 실험 설계 성격들(Design characteristics: group assignment 방법, 통제그룹의 유무와 스타일, 효과 사이즈를 결정하기 위한 사용된 통계 분석 등, 2) 출판 유형( 학술지, 논문, 기타), 3) 한 세션의 길이와 전체 기간, 4) 상담의 유형(면대면, 그룹 미팅, 전화 상담 등), 5)종속변수 측정 방법),6) 문제의 유형, 7) 독서자료의 유형, 8) 독자료료의 길이, 9) 내담자의 평균연령, 10) (내담자)표본의 성비, 11) 내담자의 교육수준, 12) 내담자의 독서수준과 책의 가독성(readability), 13) 성격유형 매치(persiality style match), 14) 독서자료 매체, 15) 읽기 유형(Type of reading matter), 16) 읽기 프로그램의 호응도(Compliance to reading program), 17) 참여자의 탈락율, 18) 현금 예치나 다른 강화물의 유무와 양, 19) 표본의 크기, 20) 상담의 이론적 근거, 21) 처방의 길이, 22) 처방과 평가 사이의 기간, 23) 내담자를 어디에서 구했는가, 24) 숙제의 유무와 유형, 25) 상담자의 전문성 수준(훈련의 정도), 26) 임상적 모집단의 유무, 27) 임상적 문제의 경중, 28) 효과사이즈가 어떻게 계산되었는지(How effect size was computed)
이 목록은 메타분석을 위한 것이지만 상담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중심으로 다시 분류하여보면 독서치료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볼 수 있다. 특히 이미 연구된 다수의 논문들을 근거로 하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상담은 내담자와 상담자의 치료적인 관계 기반으로 하여 내담자가 해결하고자하는 심리정서적 적응의 과제를 해결하도록 촉진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볼 때 상담의 기본적인 요인을 1)상담자 요인, 2) 내담자 요인, 3) 문제요인, 4) 프로그램 요인, 5) 연구 방법 요인으로 대별해 볼 수 있다. 이 요인들이 서로 긴밀하여 작용하여 상담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2. 상담자 변인들
상담의 효과에 영향을 주는 변인으로서 상담자 요인은 매우 중요하다. 같은 프로그램을 같은 대상에게 실시하더라도 효과가 천차만별인 것은 상담자 자신이 중요한 변인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상담자의 어떤 특성들이 상담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작용할까? 상담자의 성(性), 나이, 인종, 리더십 스타일, 전문성의 정도 등을 생각해 볼 수있다. 상담자와 내담자의 성을 생각해 볼 때 동성의 상담자가 좋은지, 이성의 상담자가 좋은지, 또한 내담자의 연령에 따라서 어떻게 매치하는 것이 좋은지 등이 연구의 과제가 될 것이다. 인종에 대한 연구는 다른 상담에서 더러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단일 민족인 경우는 심각하지 않으나 미국과 같은 다민족 사회에서 상담자와 내담자의 인종 문제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상담자의 전문성은 상담의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임을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론적으로 잘 구성된 프로그램은 메뉴얼대로 누가 진행하더라도 비슷한 효과를 내도록 되어 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상담자의 전문성과 그에 따른 사회적 권위는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한 변수 임에 틀림 없다. 플래시보 효과가 그것을 입증하는 하나의 사례이다. 같은 가짜 약이지만 권위있는 의사가 확신있게 권하는 것과 이웃집 아저씨가 권하는 것은 효과가 같지 않을 것이다.
상담자의 리더십 스타일도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이다. 리더십은 수 많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대개 그룹역학에서는 독재형-민주형-방임형으로 구별한다. 물론 그 사이에 수 많은 스펙트럼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세가지 유형의 리더십을 그룹의 형편에 따라 적절하게 구사하는 것이지만 상담자 자신이 천성적으로 어느 한 편에 더 치우치게 마련이다. 그러할 때 상담의 효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연구해 볼 수 있다. 이밖에도 상담자의 진솔성, 자기 개방적 태도 등등 많은 상담자 변인들이 있다.
독서치료 상담자가 다른 상담자와 달리 갖추어야할 전문성은 매체에 대한 지식과 문학작품을 분석하고 활용하는 능력, 독서수준 평가, 책의 가독성 평가, 문헌 정보에 대한 지식 등을 들 수 있다. Marrs(1994)는 상담자의 전문성을 Paraprofesstional(준전문가), 대학원생, 석사, 혼합형 등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이는 지나치게 단순화한 느낌이 없지 않다. 독서치료 상담자의 전문성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지피지기면 백전 백승이라는 옛 속담은 상담에 있어서도 틀리지 않는다. 상담자 자신이 가장 중요한 변인임을 자각하기 위해서는 상담자 자신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다른 상담에서는 상담자에 대한 연구가 상당 수 있는데 독서치료 분야에서는 상담자 변인에 대한 연구가 매우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독서치료는 몇 개의 학문이 함께 어울어진 학제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릴 필요가 있다. 앞으로 독서치료 상담자가 갖추어야할 전문성과 인간적인 자질, 리더십 등등 앞으로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
[대표적인 상담자 변인 연구 사례]
조기종결 내담자 및 상담자 변인 연구 (Premature-Termination Client and Counselor Variables) / 심혜숙 안이환 (硏究報, Vol.32 No.1, [2000])(상담의 조기종결로 인하여 내담자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여 고통을 받게 될 것이고 상담자는 전문성에 대한 심각한 위험을 느끼면서 사기를 잃게 될 것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조기종결과 관련된 내담자 변인군, 상담자 변인군, 상담운영체계와 관련된 변인군을 언급하였다. 본 연구와 관련된 내담자는 환자, 대학생 집단이며, 상담자는 정신치료자 및 대학상담소의 상담자였다. 아울러 상담운영체계와 관련된 연구의 대상은 대학상담실과 지역정신보건센터였다. 문헌연구를 통하여 이러한 3가지 변인군을 확인함으로서 상담에 대한 시사점을 얻고자 하였다.)
3.내담자 변인
상담에 있어서 내담자 변인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상담의 목표는 '내담자의 바람직한 변화'에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보편적인 특성을 공유하고 있는 한 편 각기 독특한 개성이 있기 때문에 상담자는 양자 모두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내담자의 변인은 성(性), 나이, 배경(문화/가족/학교/또래 등)과 같은 외적 특성과 성격(기질), 귀인습관, 해결하고자 하는 심리정서적 문제, 읽기 수준 등이 있다. 문제는 상담의 일차적인 목표가 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따로 떼어서 생각하기로한다.
독서치료에서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사항이 내담자의 독서수준을 파악하는 것이다. 독서치료는 독서자료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수준에 맞지 않는 독서자료는 상담의 효과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기때문이다. 독서수준이 나이와 정비례하는 것이 아님을 고려해야한다. 대학을 졸업한 주부들이라 할지라도 오랫동안 책을 읽지 않은 경우 독서준비도가 현저하게 낮다는 것이 임상을 통해서 자주 보고된다.
내담자의 변인에 따라서 상담의 모든 부분이 긴밀하게 적응해야 함은 물론이다. 즉 내담자의 나이, 성별, 읽기 준비도,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종류에 따라서 독서자료의 선택를 비롯하여 프로그램 전체가 긴밀하게 조정되어야한다.
따라서 내담자 변인은 한 두가지만 고려해서는 안되고 가능한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보를 입수한 다음 전체적인 그림을 입체적으로 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
대개의 프로그램을 독립변수로 내담자의 심리정서적 변화를 종속변수로 설정하고 연구를 진행한다.
4. 문제 변인
상담에 있어서 문제 변인은 내담자가 극복하고자하는 심리정서적 적응문제를 가리킨다. 이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법률적 문제나 경제적 파탄을 회복시키도록 돕는 사회사업적 개입과는 구별되는 문제이다. 물론 이런 문제들과 심리 정서적 문제는 연관성이 있지만 상담자가 일차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문제는 심리정저석 문제라는 것이다. 의학적 문제와도 구별되 되는데 내담자 가운데는 의학적이고 객관적 데이타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주관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문제 변인은 크게 두가지로 구별되는데 발달적 과제와 임상적과제가 그것이다. 독서치료는 양자를 모두 포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독서치료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독서치료 자체만을 골똘히 연구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독서치료가 하나의 독립변수라면 해결해야할 문제는 대표적인 종속변수로서 양자에 모두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한 사람이 모든 문제의 전문가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때문에 나는 '우울증을 위한 독서치료 전문가, 또는 '청소년 들의 자아정체감 형성을 위한 독서치료 전문가'등으로 불리워져야 하지 않을까? 물론 같은 종류의 문제들을 함께 엮어서 연구한다면 독서치료를 통한 자신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 갈 수 있을 것이다.
5. 프로그램 변인
프로그램 변인은 대체로 연구논문에서 독립변수로 설정된다. 즉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상담자가 처방하는 변수인 셈이다. 따라서 연구자가 가장 용이하게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하다.
프로그램 변인은 크게 이론적 기반, 자극의 빈도-강도-지속성, 상담의 형식, 독서자료의 매체, 독서자료의 내용(장르), 그리고 과제 등이다.
독서치료의 이론적 기반에 대하여 Marss(1994)는 행동주의, 인지치료, 인지행동, 그리고 혼합된 것 네가지로 분류하였으나 실은 이보다 훨씬 복잡한데 이는 독서행위가 인간의 가장 고도한 정신활동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독서는 책이라는 매체에 기록된 문자를 해독하는 단순한 과정 이상이다. 책을 읽을 만큼 충분한 감각기관의 발달은 물론이거니와 지능, 정서, 동기, 맥락들(교재, 교사, 사회, 가정환경, 독서의 목적...), 인간관계 등이 함께 작용하고 있는 복잡한 정신활동인 것이다. 지금까지 독서치료 이론은 프로이드의 분석심리학에게 빚을 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하나의 입체적 사건을 하나의 관점으로만 모두 설명되지도 않거니와 그럴 필요도 없다. 독서치료는 "이야기"(narrative)의 치료적 기능에 기반하고 있기때문에 이야기치료이론과 접목할 수 있고 특히 문학의 치료적 기능이 좀더 풍성하게 논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시말하여 독서치료의 이론적 기반은 많은 발전 가능성이 있다.
상담의 본질은 인간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있다. 지금까지 서구 과학은 인간을 비롯, 모든 사물을 분석적이고 객관적인 패러다임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그렇지만 분석을 잘 했다고 인간에 대하여 잘안다고 자만하면 안된다. 좀더 거시적인 관점의 담론도 필요하다. 상담의 매우 중요한 목표중에서 "잘 기능하는 인간"이 되도록 돕는 것이다. 잘 기능한다는 것은 거시적 관점에서 자신이 처한 사회와 세계를 이해하고 자신의 역할과 삶의 방향을 설정해야 가능한 것이다. 상담이 이러한 주제들을 무시하고 사람을 돕는다는 것은 균형이 깨진 느낌이 들지 않는가?
프로그램의 요소중에서 자극의 빈도-강도-지속성은 중요한 이슈이다. 빈도는 일주일에 몇 번 상담을 할 것인지 하는 문제이며 강도는 한 세션의 길이의 문제이고 지속성은 전체 상담기간의 설정문제이다. 아무리 좋은 약도 과다하게 복용하면 독이되고 독물도 적절한 양을 적절하게 사용하면 약이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국내에서 생산된 독서치료 관련 논문들이 이에대한 논의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즉 내담자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상담자가 독서자료를 선택하고 상담을 구조화하고자 할 때 일주일에 몇 번, 한 세션에 몇 분, 언제까지 상담할 것인지 결정해야하고 왜 그렇게 셑팅 했는지 타당한 근거를 제시해야한다는 것이다.
상담의 길이의 문제는 현실적인 비용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같은 효과가 있는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될 수 있는한 짧은 기간에 저 비용으로 효과가 있는 것을 내담자는 물론 보험기관에서도 원할 것이다. 그렇다고 충분한 처방이 되지 못하면 그것또한 많은 손실을 야기한다. 그런 의미에서 의 자극 변인은 연구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독서치료의 상담형식은 다른 상담과 비교해볼 때 독특한 면이 있다. 상담의 전통적인 형식은 주로 면대면(face to face)상담과 소그룹 상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독서치료는 이에 더하여 자가치료(self-help)로 곽광을 받고 있다. 자가치료는 이론적으로 상담자가 전혀 개입입하지 않아도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사람이 적절한 책을 만나면 책과 독자의 상담적 상호작용을 통해서 치료가 가능하다고 본다. 실제로 그러한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독서치료는 상담자의 개입 정도에 따라서 가장 강력한 상호작용적 독서치료(interactive bibliotherapy)에서부터 가장 느슨한 자가치료(self-help)사이에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이것이 독서치료가 다른 상담에 비해 가지는 경쟁력이기도하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치료가 미국적 상황에서 발전되어 오면서 도서관 사서들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문헌목록을 개발하고 가이드 북을 생산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자가치료를 위한 문헌 목록개발과 가이드북의 생산은 우리 나라에서는 초기 상태로서 앞으로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다.
독서치료 프로그램의 한 변인으로서 독서매체의 문제는 현대에 들어오면서 매우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과거 종이매체가 주류를 이룰때에는 독서치료는 곧 책을 가지고 상담하는 것을 의미하였다. 그러나 21세기 멀티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면서 독서치료는 다양한 매체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고있다. 사실 책은 정보를 담는 그릇에 불과한 것으로 그 자체로서 어떤 치료의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 책 속에 담겨 있던 정보들인 오디오북으로, 비디오(영상),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하이퍼 텍스트 등 다양한 매체의 텍스트로 발전하고 있다. 내담자들 또한 책보다는 영상매체에 더욱 친숙한 경향이 있다. 따라서 독서치료 상담자는 각 매체들의 특징 및 치료상황에서 사용할 때의 장단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적절하게 활용하는 지혜가 요청된다. 즉 서자료를 제시하는데 있어서 책만 사용하는 경우, 비디오만 사용하는 경우, 오디오(읽어주기 포함)만 사용하는 경우, 세가지를 적절하게 혼합하여 사용하는 경우 상담의 효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연구가 필요하다.
독서자료의 내용(장르)변인은 독서치료 상담자가 개입할 수 있는 매우 전문적인 영역이며 동시에 상담의 효과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는 다시 하위변인들이 있는데 독서자료의 장르(시, 소설(동화), 메뉴얼, 혼합 등), 길이, 가독성(readalbility) 등이 그것이다. 특히 어린 상담자일수록 메뉴얼보다는 문학작품을 많이 사용하는데 문학은 메뉴얼이 갖지 못하는 독특한 기능들이 있기 때문이다. 문학을 치료적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치료를 염두에 두고 문학을 저술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기존에 쓰여진 동화나 소설 등을 문제와 발달수준별로 분류하는 정도이며 전문적인 치료용 문학은 저술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치료를 목적으로하는 문학은 치료적이면서도 고도의 심미성을 동시에 갖추어야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이 있다. 먼저 문학의 어떤 요소들이 치료의 효과가 있는지 탐구가 필요하고 비전문가들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표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프로그램의 마지막 변인은 과제의 유무와 유형에 관한 것이다. 다른 상담에서도 과제는 상담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요소이다. 어떤 책을 어떻게 얼마만큼의 분량을 읽어오게 할 것인지, 또 그렇게 하는 근거는 무엇인지 등이 논의 될만하다.
6 연구방법론 변인
독서치료의 변인으로 연구방법론에 관한 변인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같은 능력의 사람이라도 좋은 도구를 가진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은 효과에 있어서 큰 차이를 나타낼 것이다. 독서치료 연구는 다른 상담연구와 어떤 점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있는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 내담자의 독서수준을 평가하는 척도들, 특히 독서자료의 가독성(readability)을 쉽고 정확하게 측정하는 도구 개발들은 독서치료의 발전에 있어서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 연구를 위한 효과적인 도구 개발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7. 독서치료 발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
위에서 논의된 독서치료 내적인 요인들 외에도 독서치료 발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대한 논의들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문헌정보학에서 많은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즉 독서치료을 위한 문헌 목록 개발, 지역 사회에 기반을 둔 공공도서관의 역할, 사서들의 역할 등이 활발하게 논의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이와 아울러 독서치료 상담자를 길러내는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연구와 인터넷을 통하여 치료용 도서목록의 검색과 자료 구입이 용이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의 연구들도 중요한 과제이다. 문자와 동영상, 상호작용적인 게시판, 하이퍼 텍스트형 독서자료 제공을 실현한 가상공간형 독서치료는 독서치료가 나가야할 미래적 방향이 될 것이다. 맺는 말
서두에서 연구란 변인과 변인사이의 관계를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연구자가 관심을 가지는 변인간의 관계는 "종속관계"와 "상관관계"이다. 종속 관계는 인과관계가 뚜렷한 경우이고 상관관계는 변인간의 인과관계가 뚜렷하지 않지만 서로 통계적 상관성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연구자는 먼저 자신이 관심가지고 있는 변인들이 인과관계가 뚜렷한 것인지 그렇지 못한 것인지를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 논의된 독서치료의 변인들은 읽기 자료를 매체로하여 상담자가 내담자의 문제해결을 도우려는 일련의 과정에 유기적으로 연관된 것이기에 어느 것 하나만 떼어서 보기가 곤란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관심 있는 변인을 연구하고자 할 때 전체적인 구조를 염두에 두고 매개변인의 간섭을 최대한 배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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