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부산오페라WEEK - 콘서트 오페라 <카르멘>
- 예술감독 이야기
‘사랑’은 반항하는 새 (L'amour est un oiseau rebelle)
2021년 오페라위크가 여느 오페라위크와 조금 다른점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부산문화회관에서 모든 것을 주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영화의전당과 금정문화회관이 참여하면서 관심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며, 둘째는 각 극장들의 역할이 새롭게 주어진 것이다. 부산문화회관은 오페라 제작을, 영화의전당은 콘서트 오페라, 금정문화회관은 오페라 갈라콘서트로 극장의 상황에 맞게 새로운 시도를 하였다는 점이다.
이번 영화의전당 무대에 올려지는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사랑을 소유할 것인가? 자유롭게 놓아줄 것인가? 사랑을 다시한번 보다 깊숙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이야기로 카르멘의 반항적이고 육감적인 사랑 이야기이다. 모든 예술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은 ‘사랑’이다. 예술에 다양하게 소개되는 사랑 이야기중 ‘자유로움’과 ‘소유’라는 이 화두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인간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에 대해 ‘자유롭기’를 원하면서도 상대를 ‘소유’하거나 대상에게 ‘소유’ 당하고 싶어하는 이중적 잣대를 가지고 있다. 특히, 예술에서는 이러한 이중적 잣대를 많이 사용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예술을 통하여 우리들의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오페라 <카르멘>은 집시여인 카르멘의 ‘자유로운 사랑’과 돈 호세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 절묘하게 어울려 펼쳐지는 이야기다. 다른 오페라처럼 테너나 소프라노가 주인공이 아닌 고음과 중, 저음까지 절묘하게 소화해 내어야 하는 영역의 메조소프라노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묘한 영역의 오페라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 보다는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려는 메조소프라노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자신만을 알아주길 바라며 스스로 개척하는 집시 여인 카르멘의 주인공이 된 것 자체가 새로운 표현이다. 음과 음 사이의 음정과 다소 투박한 듯 섬세하게 이어진 리듬을 만나는 순간 카르멘의 매력적인 사랑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영화의전당의 특색을 잘살려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이 만나 연주되는 콘서트 오페라 <카르멘>은 “Dynamic Busan”처럼 부산을 더욱 부산답게 만들어 줄 것이다. 오늘 공연되는 이 오페라는 모두가 하나되어 열연한 출연진과 영화의전당 관계자 모든분들이 품은 오페라에 대한 사랑의 열정이 모인 결실이다.
2021. 11. 6.
예술감독 정두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