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5:7] "병자가 대답하되 주여 물이 동할 때에 나를 못에 넣어 줄 사람이 없어 내가 가는 동안에 다른 사람이 먼저 내려가나이다..."
병자가 대답하되 주여 물이 동할 때에 나를 못에 넣어 줄 사람이 없어 내가 가는 동안에 다른 사람이 먼저 내려 가나이다 - 이 말씀을 보면, 그때 예루살렘의 인심이 무정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디나 언제나 인심은 이렇게 무정하다. 가장 불쌍한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내버림이 되는 일들이 너무 많다. 그들은 세상이 모르게 죽을 지경의 고생을 당하다가 남 모르게 죽는다.
1200만 감정노동자 시대… 서로가 서로의 지옥이다.. 타인은 지옥이다.. “갑질과 감정노동이 만연한 사회가 먹이사슬 같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혹 그들도 어디에선가 당하지는 않을지….” 지난 19일까지 진행된 국민일보의 ‘갑질-감정노동 실태조사’에 응한 한 간호사는 이런 말을 남겼다. 고객의 무리한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모멸감을 느껴야 하고, 관리자의 잘못된 대처 속에서 외로이 고통을 키우는 감정노동은 특정 직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일터에서 호소하는 일이 돼 있다.. 한국사회의 갑질이 만연하며 감정노동자들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성토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경비노동자가 평행주차 차량에 손을 댔다는 이유로 마구 때렸다는 입주민의 이야기, 무고성 악성 민원에 시달린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 이후엔 모두가 맹렬히 갑질을 비난해 왔다.하지만 그렇게 모두가 성토한 뒤에도 일하는 실태는 나아지지 않았고, 사람을 대하는 모든 직종은 “점점 힘들다”는 아우성을 치고 있다. 한인임 정책연구소 이음 이사장은 “‘고객은 왕이다’를 필두로 기업도 공공기관도 친절도를 평가하고 있다”며 “친절이 전 사회에 배어있으니 노동자들은 통제받고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고객들은 진상을 떨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의 정신건강과 극단적 선택 문제가 표면화할 때마다 법과 매뉴얼 마련이 강조되지만,제도적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모두 예외 없이 갑질-감정노동을 주고받는다는 인식하에 배려하고 물러서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정훈 서울시 감정노동종사자 권리보호센터 소장은 “감정노동자가 1200만명이라는 건 일하는 사람 대부분이 감정노동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우리는 모두 등을 지고 있지만, 또한 바라보는 관계”라고 했다. 그의 센터는 감정노동자들을 위한 강의 때 “일을 마친 뒤에는 내가 누군가에게 감정노동을 시키는 것이 아닌지 되짚어 보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