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전야입니다.
계속해서 날씨가 춥습니다. 난로불로 따뜻한 대피소 안에 있으면 밖에 나가기가 꺼려 집니다. 안밖의 온도 차가 30도 정도되니 그럴만도 하죠. 겅강이 안 좋은 깜순이가 걱정입니다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개밥 주러 가면 약간 비틀거리며, 그러나 씩씩하게 밥 그릇을 비웁니다. 대피소에서 때는 나무의 양이 장난이 아닙니다. 35센치 x 50 x 25 한박스 가지고 세시간 때면 빕니다. 땔감을 준비하려면 아래 작업장에 눈으로 덮혀 있는 피죽을 하나하나 끌어 내 차에 싣고 올라 와 '소나기' 앞에 내리고 장비실에 가서 체인소를 가져 와 알맞게 자릅니다. 절단이 끝나면 눈에 덮이지 않게 소나기 지붕 밑으로 옮겨 쌓아야 합니다. 그걸 화목 박스에 담아 대피소로 가져 가는 거지요. 모르는 사람들은 난로만 생기면 화목은 저절로 생기는 걸로 아는데 착각입니다. 그래서 장작 난로를 땔려면 이 번거롭고 힘든 화목 준비를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화목 한상자는 꽤 무겁습니다. 저는 그걸 대피소로 옮기며 바벨 운동 하듯이 위 아래로 올렸다 내렸다 하며 근육 운동을 합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
오늘은 동네 부녀회에서 가래떡을 몇가닥 가져 왔습니다. 성탄에 웬 가래떡? 떡을 주러 온 차가 얼음 판에서 빠져 나오지 못 하고 계속 헛바퀴 돌리기에 제 차로 끌어 내 주었습니다. 가래떡은 내일 얇게 썰어서 냉장고에 뒀다가 연초에 떡국 끓여 먹어야 겠습니다.
요즘은 국이나 찌게를 끓일 때 좀 넉넉히 끓입니다. 과거에는 음식 남는 것을 지나치게 싫어 했는데 가만 생각하면 이 추위에 개들이 사료만 먹는다면 무슨 낙이 있겠습니까. 따뜻한 국물에 사료를 말아 주면 좀 덜 미안 합니다. 내일 아침은 영하 22도 쯤 될거라 예보 드립니다.
첫댓글 깜순이가 걱정이네요 통나무학교 추위는 지금생각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