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본류의 귀화식물은 조본류에 비애 약 5%의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대표적인 귀화수목은 아까시나무. 가중나무, 족제비싸리 등이다. 반면에 외국으로 귀화한 수목은 인동덩굴, 찔레꽃, 해당화, 으름덩굴, 쥐똥나무 등으로 알려져 있다.
영어의 naturalized plants 또는 alien plants라는 용어는 우리말로 귀화식물이라 칭하고 있다. 한자로는 귀화식물이라 쓴다. 그 뜻은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본래부터 한국에 자라지 않았던 외국 식물이 어떤 중개자나 매개체에 의해 한국에 들어와서 자생식물처럼 스스로 분포지역을 넓히며 살아가는 식물을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귀화식물은 원래 한국에 없던 외국 식물이 어떤 간섭으로 침입해자 생상으로 살아가는 식물만을 일컫고 있다. 따라서 귀화식물은 자생식물 또는 토종식물과는 환경적·지리적으로 타소 구별된다. 뿐만 아니라 외래식물도 귀화식물과는 생태적으로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물론 외래식물은 귀화식물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쓰이고 있으며 벼, 밀 등과 같이 외국에서 들어와 재배되고 있는 식물을 통틀어 일컫고 있다. 그렇지만 외래식물 모두가 귀화식물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벼, 밀, 튤립, 무 등의 식물은 외래식물일지라도 사람이 돌보지 않으면 스스로 퍼져 나가면서 살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귀화식물이 될 수 없다. 이러한 식물은 스스로 그 어떤 자연환경에 적응해 자랄 수 없으므로 귀화식물이라 부르지 않고 재배식물이라 일컫고 있을 뿐이다. 귀화식물을 이해하는 데는 이 정도의 설명만으로는 불충분함을 인정한다. 귀화식물의 정의를 다시 세분화하기엔 지면이 한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이 글의 내용으로 볼 때도 그이상의 설명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므로 생략하기로 하고 본론으로 들어간다. 현재 한국에는 약 200여 종의 귀화식물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가운데 귀화식물로 파악된 것은 대부분 초본(풀)이고 목본(나무)은 그렇게 많지 않다. 목본류의 귀화식물은 초본류에 비해 약 5%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 이유는 한 해에 종자를 만들어서 멀리 퍼뜨릴 수 있는 초본류에 비해 목본류는 종자를 맺는데 일정기간이 필요하고 씨앗이 커서 일시적 산파지역이 넓지 않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목본류는 숲을 이루기 위해 계속 생장하기 때문에 식물사회학적으로 자생의 산림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도 이유가 된다. 즉, 이미 자생적으로 생태적 지위를 차지한 숲의 사회는 복잡하고 그 짜임이 완벽하기 때문에 외래수목이 발을 붙일 틈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쯤해서 한국에 귀화한 수목은 어떤 종류가 있으며 또한 이와는 반대로 한국의 자생수목이 외국으로 퍼져 나가 다른 나라에서 귀화수목으로 자라고 있는 나무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서 얼마간 언급하기로 한다. 우선 귀화수목으로 대표할 수 있는 나무는 콩과에 속하는 아까시나무이다. 이 나무가 한국에 도입된 시기는 1890년경이며 일본인이 중국으로부터 묘목을 구입해 인천지역에 심은 것이 최초이다. 1897년에는 인천 월미도에 조림한 적이 있다고 하며, 1907년에는 서울 백운동의 사방공사에 심어지기도 했으나 성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아까시나무는 1960년부터 1990년까지 30년에 걸쳐 연료림용으로 무려 32만 4,000㏊가 조림됐는데, 현재 아까시나무의 산림 면적은 5% 정도이지만 심은 면적으로 따지면 무려 20%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보면 한국의 산림을 푸르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우리 땅에 이로운가 아니면 해로운가에 대해논란이 많다. 따지고 보면 한국의 고유한 산림을 일순간에 바꿔 놓은 수목이기도 하다. 소태나무과에 속하는 가중나무는 한자로 가승목이라 하여 가짜중나무를 뜻하고 있다. 이 나무는 중국에서 들어와 전국의 인가 주변이나 가로수로 심었으나 최근에는 야생상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1930년경에 한국에 들어온 족제비싸리는 전국 어디에서나 식재가 가능하고 야생상으로 퍼지는 속도도 매우 빠른 편이다. 이 나무는 북미 원산이며 콩과에 속하는 갈잎떨기나무로 건조에도 강한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귀화수목으로 논란이 많은 나무로는 삼나무와 통탈목이 있다. 낙엽송과의 삼나무는 일본원산으로 1924년에 도입돼 남부지방의 조림 주요수종으로 많이 식재됐다. 특히 제주도에 식재된 것은 수림을 이룰 정도로 아름드리나무로 자랐고 개체수가 점점 불어나는 것으로 보여 귀화수목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덧붙이면 삼나무 등 일본이 한국에 심어 놓은 나무족보가 일본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를 찾아내 식재 지역과 수량 등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두릅나무과의 통탈목은 확실하지는 않지만 제주도에서 야생상으로 퍼지면서 자라는 것으로 보인다. 이 나무는 온대지역에서는 겨울에 잎이 떨어지지만 제주도지역에서는 겨울에도 잎이 시들지 않는 늘푸른 떨기나무의 습성을 지니고 있다. 다음으로는 동양이나 한국의 자생수목이 외국에 귀화한 종류에 대해서 살펴본다. 인동과의 인동덩굴은 현재 미국의 동부지역에서 분포지역을 넓히고 있으며 유럽이나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뉴질랜드까지 퍼져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미과의 찔레꽃은 미국의 전지역에 퍼져있으며 이와 비슷한 돌가시나무와 해당화도 유럽이나 미국에 귀화해 있다고 한다. 이밖에도 으름덩굴을 비롯해 쥐똥나무, 화살나무 등이 미국이나 유럽에 귀화해 있는 귀화수목이다. 참고적으로 이러한 수목은 한국에 자생하는 수목이지만 외국으로 나갈 때 한국에서 나갔는지 일본에서 나갔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한편 콩과에 속하는 칡은 학자에 따라 한국의 귀화식물로 보는 견해도 있고 외국으로 귀화한 식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를테면 칡은 1950년대에 미국인이 한국에서 많은 양을 도입해간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외국으로 귀화한 수목으로 볼 수 있으나, 어느 외국 학자는 원래 중국 원산이며 원산지에서 한국과 일본으로 퍼져 나갔다고 주장하고 있어 한국의 귀화식물로 보는 견해도 있다는 얘기다. 이상과 같이 한국의 귀화수목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이와 함께 귀화수목의 정의도 불확실할 뿐만 아니라 귀화수목에 대한 조사도 심층적으로 수행된 바가 없다. 따라서 앞으로 귀화수목의 전국적 조사와 함께 귀화수목이 한국의 산림에 어떤 변화와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가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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