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설악산(雪嶽山)의 풍광(風光)
<6> 그 밖의 다양한 관광명소
흔들바위 / 울산바위 / 귀때기청봉 / 십이선녀탕(복숭아탕)
흔들바위는 울산바위를 오르다 보면 계조암(繼祖庵)이라는 작은 석굴암자 옆에 있는데 엄청나게 크지만, 아이들이 밀어도 흔들흔들 흔들린다. 그러나 수십 명이 덤벼들어 밀어도 흔들리는 정도는 같다.
언젠가 미국 레슬링 선수들이던가, 덤벼들어 밀어 떨어뜨렸다고 신문에 나서 난리법석이 났는데...
4월 1일 만우절(萬愚節) 이야기로, 사람들을 웃기려고 했겠지? 뻥~(거짓말)이었다. ㅎㅎ
울산(蔚山)바위는 속초시에서 빤히 보이는 산줄기인데 아기자기한 바위들로 되어있어 신기하고도 예쁜데 재미있는 설화도 있다. 속초시를 굽어보듯 우뚝 솟아있는 울산바위는 금강산을 조성하려고 경남 울산(蔚山)에서 달려오던 산인데 시간이 늦어 금강산에 도착하지 못하고 이곳 외설악에 주저앉았다고 한다.
이후 울산(蔚山)에서 이곳으로 놀러왔던 유생(儒生)들이 신흥사 주지에게 지세(地稅)를 물라고 다그치자 막대한 지세를 물어내라는 억지에 기가 찬 주지(住持) 스님이 영특한 동자승(童子僧)을 내세워 지세를 거부하는데, 이 바위 때문에 산림(山林)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으니 도로 가져가라고 하자 유생들은 새끼를 꼬아 바위를 묶어주면 가져가겠다고 한다. 동자승은 다시 꾀를 내어 소금물에 적신 새끼줄로 울산바위를 둘러맨 다음 불을 붙여 겉만 타도록 한 다음 가져가라고 하자 난감해진 울산 유생들은 아무런 항의도 하지 못하고 가버렸다는,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하는 설화(說話)이다.
십이선녀탕(十二仙女湯)은 인제군 중심부를 남북으로 흐르는 개천으로, 진부령(陳富嶺)에서 발원하였다고 진부천(陳富川)으로 불리다가 용대리(龍垈里)에 이르러 북천(北川)으로 불리는데 십이선녀탕 계곡에서 내려오는 영심천과 합류하고 원통(元通)에 이르러 인북천(麟北川)으로 불린다.
일명, 십이지 계곡폭포라고도 불리는 이 십이선녀탕 계곡은 하늘에서 선녀(仙女)들이 내려와서 목욕(沐浴)하였던 곳이라 알려진 계곡 소(沼)들인데 자그마한 소(沼/湯)가 12개 잇달아 있는 계곡이다.
위 사진의 탕(湯)은 제법 옴폭하고 주변이 가려져서 신기했었는데 다른 이름으로 복숭아탕이라고도 한다.
귀때기청봉은 십이선녀탕으로 가는 산줄기에 우뚝 솟은 봉우리가 자기가 제일 높다고 우쭐거렸다.
이 말을 들은 대청(大靑), 중청(中靑), 소청(小靑) 삼 형제 봉우리가 쫓아와 귀때기(볼)를 후려갈겼다고 하여 귀때기청봉... ㅎㅎ
권금성(權金城)은 신라시대 권(權)씨와 김(金)씨 성(姓)을 가진 두 장수가 난(亂)을 피하려고 이곳에 성(城)을 쌓았다는데 설악동 관광마을 바로 위에 있다. 일명 설악산성(雪嶽山城)이라고도 하는데, 현재 성벽은 거의 허물어졌고 터만 남아 있다. 이 산성은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에서 북쪽으로 뻗은 화채능선 정상부와 북쪽 산 끝을 에워싸고 있는 천연의 암벽 요새지로 아래에서 쳐다보면 전연 짐작하기도 어렵지만, 정상부근은 제법 평평한 부분이 있는데 이곳에 성을 쌓고 난을 피했다고 한다.
권금성 / 비선대 / 금강굴 / 장군봉
권금성을 향한 케이블카를 타면 해발 700m 정도 높이에서 내려주는데 이곳에서 다시 가파른 바위틈새를 한참 걸어 올라 권금성(權金城) 흔적이 남아 있는 곳에 도착하게 된다. 권금성을 오르려면 대부분 케이블카를 타지만, 걷기에 자신 있으면 가파른 절벽 틈새를 오르는 옛길로 걸어 오르는 사람도 있다.
케이블카가 출발하는 곳이 바로 설악관광 입구 근처로 가게와 숙소들이 있는 관광마을로 주차장도 있다. 이곳에서 계곡을 따라 조금 오르면 산 밑에 신흥사(新興寺)가 있고, 좌우로 계곡 입구가 나타나는데 오른쪽 계곡으로 가면 계조암, 흔들바위를 거쳐 울산바위를 오르게 되고 왼쪽 골짜기는 천불동(千佛洞) 계곡으로, 비선대(飛仙臺)와 비룡(飛龍)폭포, 귀면암(鬼面巖)을 거쳐 대청봉(大靑峰)으로 향하는 아름답지만 길고 지루한 계곡등산로가 펼쳐진다.
비선대(飛仙臺)는 신흥사에서 천불동(千佛洞) 계곡을 조금 오르면 나타나는데 마고선(麻姑仙)이라는 신선(神仙)이 노닐다 하늘로 승천했다는 전설에서 비선대(飛仙臺)라는 이름도 유래됐다고 전해지는데 가까운 곳에 평평한 너럭바위인 와선대(臥仙臺)도 있다. 신선 마고선이 이 너럭바위 위에서 바둑과 거문고를 즐기고, 누워서 아름다운 주변 경관을 즐겼다고 하는 곳이다. 비선대(飛仙臺)는 바로 곁에 장군봉(미륵봉)이 우뚝 솟아있고 그 아래 비룡폭포(飛龍瀑布)가 있는데 시원한 폭포가 쏟아진다.
장군봉(將軍峰)은 비선대 바로 옆에 있는 두 개의 봉우리인데 우뚝 솟은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두 봉우리 중 왼쪽 봉우리중턱에는 금강굴(金剛窟)이 있는데 가파른 절벽 철제계단을 한참 올라야 한다.
굴속은 그다지 깊지 않고 위쪽으로 비스듬하여 들어가 앉았는데 너무 무섭던 기억이 난다.
백담(百潭)계곡 / 수렴동(水簾洞) 계곡 / 천불동(千佛洞) 계곡 / 귀면암(鬼面巖)
설악산은 너무나 아름다운 경관(景觀)을 자랑하는 곳이 많은데 인제 쪽에서 오르는 내설악의 백담계곡, 다시 백담사에서 수렴동 대피소까지 이르는 수렴동 계곡, 동해로 흐르는 외설악의 천불동 계곡이 있다.
설악산 최고봉을 오르는 등산로 중에서 내설악 백담사(白潭寺)에서 대승령⇒대승폭포⇒장수대와 영시암⇒수령동 대피소⇒봉정암⇒대청봉에 이르는 등산코스가 있다.
나는 형님이 운영하는 회사의 등산팀과 이 코스로 설악의 최고봉인 대청봉을 오를 때 봉정암에서 1박을 하고 정상에 오른 뒤 천불동 계곡으로 내려가 설악동으로 내려갔는데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즉, 100개의 작은 소(潭)가 있는 계곡(百潭溪谷)으로 올라 1000개의 부처님 형상이 있는 바위 계곡(千佛洞)으로 내려간 셈이다. 수렴동(水簾洞) 계곡은 강원도 인제군의 북면 용대리에서 시작되는 내설악계곡인데 가장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계곡으로 꼽힌다. 천불동 계곡에는 흡사 귀신의 얼굴(鬼面) 형상으로 보이는 귀면암(鬼面巖)이 우뚝 솟아있는데 볼만하다. 그 밖에 대청봉에서 용이 꿈틀거리며 가는 모습의 공룡능선(恐龍稜線)은 북쪽으로 흘러내린 암벽 산줄기고, 마등령(馬等嶺)은 내설악 인제에 있는 고개로 흡사 말의 등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