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놀란 나머지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뽑아 소리가 난 곳으로 겨누었다.
그러나 그녀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검을 항상 들고 계시는 군요"
"아...."
그녀는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재빨리 화제를 다시 돌렸다.
"「문라이트」라고요..?"
"예.. 달맞이꽃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달빛을 받는 밤에야 피는 꽃.. 새벽이 되면
지는 꽃이지요.."
"말하자면 해바라기 꽃이군요"
"그런 셈이지요"
그리고 나와 그녀는 조용히 바깥 풍경을 바라보았다.
이 여자와 같이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걸 느낀다.
우습군.. 켄지. 암살하려는 사람이.. 감정따윌 가지고 있다니...
암살자는 감정을 가지면 안된다.
마지막 순간에 약해져서 죽은 사람들을 여럿보았다. 크큭.
하지만 난 그렇게 죽진 않을거나.. 나는...
"날씨가 쌀쌀하네요. 들어가죠"
"..먼저 들어가시죠"
"..예. 그럼.."
그녀는 조용히 물러났다. 나는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조금 지켜보다가 나 역시
방으로 들어갔다.
"하앗! 하앗!"
...벌써 아침인가? 밖에서 검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두 남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일이지?
드르륵. 나는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대련을 하고 있는 요헤이와 아스카의 모습이 보였다.
아스카는 정말 열심히 배우는 듯 했다.
짝짝짝
"매일 이렇게 연습합니까?"
"예 하아하아. 오늘은 그만하자, 요헤이"
"예"
그녀는 검을 집어넣고 나를 향해 걸어왔다. 그 때 나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제가 상대해 드릴까요?"
그녀는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는 듯 싶더니 빙긋 웃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나는 검을 뽑았다. 스릉. 검은 새것처럼 깨끗했다.
자 그럼..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볼까?
챙! 채쟁!
"앗.. 아스카님?"
요헤이는 당황스런 눈으로 우리 둘을 바라보았다.
-카앙. 키리링.
땅에 떨어진 검. 그것은 나의 것이었다. 나는 씨익 웃었다.
"제법, 괜찮은 실력을 가지셨군요"
그러나 그녀는 내 칭찬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약간 삐진 표정이었다.
"하지만 당신은 전력으로 싸우지 않았어요"
"하하하하"
나는 그녀의 표정과 말투에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성숙한 여자인줄만 알았는데 알고보니 아직 소녀티를 못 벗은 것 같다.
이곳 "달의 숲"의 하루는 매우 여유롭다. 조용하고 아늑하고.
솔직히 나쁘게 말한다면 지루하다고나 할까.
아무도 없고 재밌어보이는 어떠한 것도 없는 이 곳에서 왜 이들은 살고 있는걸까?
마치 내가 다른 미지의 세계로 빠져든 기분이 든다.
밥 냄새가 난다. 아침을 하고 있는 건가..?
난 도대체.. 언제까지 이 곳에 있어야 하는 걸까.
"켄 씨. 오늘 시내에 한번 나가보실래요?"
그녀가 물었다.
"시내..요..?"
"예. 음.. 시장도 봐야하고 이것저것 살게 필요하네요. 시내는 이 곳에서 좀 멀지만
그래도 이 곳에서만 있다보면 심심할테니 바깥 구경도 좀 하구요"
...흐음.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얼굴이 알려지만 곤란하지만 이런 촌구석의 마을은 괜찮겠지.
"좋죠"
그렇게 나와 아스카, 요헤이는 시내로 가기 시작했다.
"....저기......시내는 아직 멀었습니까?"
"...음... 조금 더 가야해요."
"아..예........."
제길. 이 숲을 걸어서 빠져나갈 생각을 하다니! 이 사람들은 말 한마리도 없는건가!
벌써 2시간을 걸었지만 오히려 더 숲안쪽으로 걷는 기분이 들었다.
좀. 멀다고? 좀?
그런데 이 사람들은...어째서 숨한번 헐떡이지 않는 거지?
나는 슬쩍 두 사람의 표정을 보았으나 아스카는 여전히 평온한 표정을 하고 있었고
요헤이 역시 무표정으로 담담하게 걷고 있었다.
체력에 자신 있었던 나도 이렇게 힘든데.. 이 사람들은 강철인가...
저 멀리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 이제 거의 다 왔네요. 저깁니다. 카스엔의 남쪽 마을, 디벨로아"
확실히 우리 세 사람 말고 다른 사람들이 저 멀리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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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 LIHGT 문라이트 제4장
날라토스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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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4.0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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