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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27 (월)
- 약방에 감초 : 감초(甘草) - 알듯 말듯 한 식물들 (5)
- 식물이야기 (83)
지난주 “입추(立秋)”와 “칠석(七夕)”이 지나면서 이제는 무더위와 집중호우에서
좀 벗어나는 가 했더니 초속 50미터 이상의 무시무시한 강풍과 비를 동반한
<제15호 태풍 볼라벤(Bolaven)>이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에 아연실색(啞然失色)입니다.
얼마 전 <태풍>에 대하여 말씀드릴 때, 원래의 “풍력계급”에서의 “태풍”은 초속 32미터
이상인 것을 “싹쓸바람”이라고 하여 “태풍”이라고 부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초속 17미터
이상의 바람을 동반하는 “열대폭풍(TS = Tropical Storm)"을 ”태풍(Typhoon)“이라고
부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오는 것이 초속 50미터 이상의 강풍이라니, 어이가 없습니다.
더구나 그 태풍의 이름인 <볼라벤(Bolaben)>은 라오스(Laos)의 유명한
“참파삭폭포(Champasak Waterfalls)“가 있는 지역의 이름이라는데,
바다를 끼지 않은 나라인 Laos에서 나온 말이 우리나라에 엄청난 피해를 준다는 것이
너무 아이러니 하고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태풍전야”, “폭풍전야”의 날씨치고는 또 너무나 맑은 하늘과 평화로운 느낌이고
동네의 어린이물놀이장에서는 아이들이 즐겁게 깔깔대는 모습이 왠지 꺼림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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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알듯 말듯 한 식물들”을 시작할 때의 대상으로는, 지금까지 올렸던 “참깨와 들깨”,
“수수와 옥수수”, “수국과 불두화” 등이 아니었고, “알듯 말듯 한 식물들”의 테마를
떠올리며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이 오늘 올리려는 “약방에 감초”의 “감초(甘草)”이었는데,
우선순위가 밀려서 이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 약방에 감초 : 어떤 일에나 빠짐없이 끼는 사람이나 또는 빠지면 안 되는 사물
1. "감초(甘草)“ 알아보기
(1) 학명 : Glycyrrhiza uralensis Fischet et D.C.
- “감초”의 주성분은 “글리실리진(Glycyrrhizin)"이라는 것인데,
이것은 일종의 ”사포닌(Saponin) 배당체(配糖體)“로서 “단맛”이 나며,
해독작용 등의 유효한 작용을 합니다.
* ”사포닌(Saponin)"은 인삼의 주성분이기도 합니다.
(2) 분류 : 장미목 콩과
(3) 원산지 : 중국 북부지방, 몽골, 시베리아 등지
(4) 이름 :
- “단맛이 나는 풀”이라는 뜻의 “감초(甘草)”로서 뿌리를 씹으면 단맛이 납니다.
(5) 다른 이름 :
- 한약재로 쓰는 재료들의 이름은 식물의 이름과 한약재의 이름이 다른 경우도 있고,
또는 두 이름을 동일하게 부르는 경우도 많은데, “감초(甘草)”가 바로 동일한 경우로서,
- 다른 이름으로는 “국로(國老)”, “미초(美草)”, “밀감(蜜甘)”, “밀초(蜜草)”, “영통(靈通)”,
“첨초(甛草)”, “로초(蕗草)” 등등의 여러 가지로 불리고 있습니다.
* 국로(國老)
- 원래 “국로”는 “나라의 원로” 또는 “임금의 스승”이라는 뜻으로,
이는 “감초가 모든 약 중의 원로급”이라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 실제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감초는 모든 약의 독성을 해소시켜주며,
72종의 석약(石藥=광물성 약)과 1,200여종의 초약(草藥=풀에서 얻는 약)등을
서로 조화시켜서 약효가 잘 나타나게 하는 작용이 있어서 <국로(國老)>라 부른다.“고
하였습니다.
(6) 영어 : Glycyrrhizae radix
(7) 꽃말 : 탈속(脫俗),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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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는 곳
- “감초”의 주산지는 중국, 러시아, 스페인 등지라고 합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자생(自生)하지 않아서, 심어서 가꾸거나 또는 다른 나라에서 수입합니다.
- 요즘 농가소득 작물들을 다양하게 재배하고 있는데,
“감초”도 일부 농가에서 재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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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는 모습
- “여러해살이풀 = 다년생초본(多年生草本)”입니다.
- 높이 약 1미터 정도이고 식물 전체에 털이 많이 있습니다.
- 굵은 뿌리가 땅속 깊이 길게 뻗고, 줄기는 곧게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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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잎
- “어긋나기”로 달리는 작은 잎 7~17장으로 된 “깃꼴겹잎=우상복엽(羽狀複葉)”입니다.
- 작은 잎은 길이 2~5cm, 너비 1~3cm 으로 “긴달걀꼴=장란원형(長卵圓形)”이고
가장자리는 밋밋합니다.
- 잎 양쪽에 흰털이 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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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줄기
- 곧추서고 모가진 줄기에는 털이 빽빽이 나있고,
곳곳의 흩어진 점에서 진액이 흘러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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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꽃
- 7~8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긴 꽃줄기에 작은 꽃이 여러 송이 모여서
“총상꽃차례”를 이루면서 핍니다.
- 꽃은 길이 1.4~2.5cm으로 색깔은 “연보라=담자색(淡紫色)/남보라=남자색(藍紫色)”
입니다.
* 총상꽃차례 = 총상화서(總狀花序) = receme
- “무한꽃차례”에 속하고, 꽃자루가 있는 꽃이 긴 꽃줄기에 여러 송이가 어긋나게 달리는
꽃차례로서, 꽃은 꽃줄기 아래에서 위로 가면서 피며, 꽃자루의 길이가 거의 같습니다.
- 감초, 냉이, 꽃다지, 유채, 금낭화, 투구꽃, 꼬리풀, 싸리나무, 등나무 등등이 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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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열매
- 협과(莢果)로서 꼬투리모양입니다.
- 9~10월에 익는데, 꼬투리는 선처럼 가늘고 긴 모양으로 활처럼 굽으며,
밤색 털로 덮여 있습니다.
- 꼬투리의 길이는 3~4cm이고, 속에 콩팥 모양의 씨앗이 6~8개씩 들어있습니다.
- 열매의 겉에도 진액이 나오는 가시모양의 털이 있습니다.
* 우리나라는 자라기에 알맞은 곳이 아니어서 열매를 거의 맺지 않는다고 합니다.
* 협과(莢果) = 꼬투리열매 = Fabales = 콩과(Fabaceae)의 열매:
- 건조과(乾燥果)의 일종으로 속이 몇 칸으로 나뉘어 있고 칸마다 씨앗이 들어있으며,
익은 뒤 마르면 열매껍질이 두 줄로 갈라지면서 씨앗이 드러납니다.
- 그리고 열매 껍질이 양쪽으로 말리면서 벌어져, 씨가 멀리 튀어나가면서 퍼집니다.
- 대표적인 식물에는 “풀”종류에서의 콩, 팥, 완두 그리고 땅콩 등이 있고,
“나무”종류에는 아까시나무, 자귀나무, 등나무, 칡, 싸리나무, 회화나무,
박태기나무 등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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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쓰임새
(1) 한방약재(韓方藥材)
- 뿌리를 약으로 쓰는데, 한방에서는 가장 용도가 많은 약재입니다.
- 가을 또는 이른 봄에 길게 뻗은 뿌리줄기와 땅속 깊이 들어간 뿌리를 캔 다음
잔뿌리와 줄기는 다듬어 버리고 물로 씻은 뒤, 얇게 저며서 햇볕에 말립니다.
- 이것을 “감초”라고 하는데, 맛이 달고 특이한 냄새가 나서
한약의 독한 냄새와 맛을 없애줍니다.
- 실제로 한약을 지을 때에는 온갖 약재를 넣어 섞는데,
감초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갑니다.
- 이는 “감초”의 성질이 다른 약재와 서로 잘 어울리고,
독을 없애는 구실을 하기 때문입니다.
- 또 “감초”를 그대로 약으로 쓰는 요법 중에는, 해열(解熱)에는 날것을 그대로 쓰며,
비장(脾臟)과 위장(胃臟)을 덥게 해주고 보신할 때는 누렇게 볶아서 쓴다고 합니다.
- “감초”의 약효를 간략히 정리하면,
* < “감초”의 효능 >
- 해독작용 : 몸속의 중금속 등 독성물질이나 니코틴 등을 배출시킵니다.
- 간질환예방 : 술의 독성을 없애주는 등 간질환에 효과적입니다.
- 항암작용 및 노화방지 : 오장 육부를 다스려서 신체의 생리 작용을 정상상태로
만들어 주고, 신체의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해주고,
영양 상태 또한 좋게 해줍니다.
- 소염(消炎)작용 : 상처치유에 효과가 크고, 위점막을 보호하여 위궤양을 막아줍니다.
- 피부질환 : 아토피나 여드름 등에 효과가 있습니다.
* < “감초”의 부작용 >
감초를 과다복용하면, 다음의 위험이 있습니다. ⇒⇒⇒
- 심장이나 콩팥에 부담을 줄 수가 있어, 이 계통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사용량을 적절히 다스려야 합니다.
- 몸이 붓거나 고혈압, 저칼륨혈증, 근력약화, 혈당상승, 불면증 등을 유발할 수 있고,
- 손발에 힘이 없거나 경련, 마비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 의사의 처방을 잘 지켜야 합니다.
(2) 다른 용도
- 음식의 단맛을 내는 조미료로 쓰거나, 한약을 마신 뒤 입가심으로 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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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번식
- 주로 뿌리를 나누어 심어서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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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감초”에 얽힌 이야기
- 옛날 한 의원이 치료를 잘 하기로 소문이 나서 환자들은 밀려왔지만 왕진(往診)이 잦아
환자들이 기다리기 일쑤로 제때 치료를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 그런데 의원의 부인이 기다리는 환자들을 걱정하며 부엌에 들어가 우연히 땔감으로
쓰려던 풀 더미를 발견하고 맛을 보니 달았습니다. 부인은 모든 풀이 약으로 쓰이니
이 풀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여 환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신기하게도 모두 병이
나았다고 합니다.
- 나중에 의원이 그들의 증상을 확인해 보니 각각 다른 증상이었음에도,
그 풀이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그 후로 이 풀을 써서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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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초(甘草) >
* 여기에 올리는 사진은 대부분 다른 분의 것인데,
찾아보니 만만한 것들이 없어서 몇 장만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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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감초(甘草)> 이야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약방의 감초, 비교적 잘 안다고 생각한 약재인데, 말린 감초는 흔히 한약방 앞을 지나치다 많이 보았습니다만, 풀 생김새는 처음 보는군요. 근데 우리나라 자생 식물이 아니라고요? 수백년 아니 그 이전 오래 전부터 그리 흔히 쓰는 약재라는데 모두 수입품이라니요? 최근 종자에 대한 특정 글로벌 회사들의 독점얘기를 보면서, 파키스탄인가 방글라데시 촌 동네에서 면화 종자를 미국에서 매년 수입해서 쓰고 있다고 하고, 미국에서도 농민들이 매년 종자를 사도록 법규화해서 특허권 침해로 소송을 일삼는다는 종자 독점. 이 생각납니다. 혹 감초도? ㅎㅎ 재미있고, 흥미로운 식물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예...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충북 제천, 경남 산청 등지에 한약재 특산 지역이 있어서 품질 좋은 한약재가 많이 생산되고 또 관련 축제도하고 있는 줄 알고 있습니다. 감초의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국산비율도 꽤나 높으리라 생각합니다. 말씀하시는 종자(種子) 이야기는 저도 한참 전부터 무척 마음 아파하던 것이었는데 우리가 개발한 종자를 어서 빨리 많이 보유하여서 쓸 데 없는 외화낭비도 줄이고 농가 소득도 높이기를 바라고 또 국가차원에서의 대응에도 좀 더 힘을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한약방 냄새 나는 감초로군요. 어릴 적 고향이 복숭아 산지이고 우리 집도 과목장이 있어 복숭아 씨를 모아 약방에 갖다 주면 감초와 계피를 한웅큼 주어 계피는 잘게 찢어 입에서 녹여 먹고 감초는 집에다 가져다 주면 배탈 날 때 달여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만 해도 흔했던 감초가 지금은 수입한다고 하니 많이 변했군요. 하기야 지금은 논두렁에 심어 놓은 콩 마저도 사람이 없어 거두어 들이지 못한다고 하니,,, 농촌에 사람이 너무 없어. 학장님. 고맙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과수원집, 술도가집, 목욕탕집이 부자집이었는데 이 사장님도 그러십니다. 복숭아씨는 도인(桃仁), 살구씨는 행인(杏仁) 등으로 부르며 한방에서 꽤나 유용하게 널리 쓰인다고 들었습니다. 요즘 도시에서는 이러한 씨앗들이 모두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데 시골에서는 지금도 이들을 모아서 한약방이나 채집상에게 판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도 어릴적에 집안에서 한약을 지어 먹을 일이 있으면 밑에 남아있는 감초를 꺼내어 씹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옛날에는 시골사람들 대부분이 무척 어려웠는데 지금은 농촌이나 어촌이나 비교적 여유있게 사시는 것을 보면 알 것 같다가도 어떤 때는 좀 신기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