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교회는 두가지 직분밖에 없었다. 장로와 감독은 같은 직분의 다른 이름들
이였기에(행20:17,28;딛1:5,7) 장로나 감독 그리고 집사라는 두가지 직분이 신약
성경에서 존재한다. 그러나 신약교회에 존재하는 다른 직분들이 있었다. 에베소서4:11을 참조하면 사도,선지자,복음전하는자,목자,교사라는 직분이 있고 고전12:28을 살펴보면 하나님께서 교회를 위하여 세우신이는 사도,예언자, 교사등이 있다. 우리가 여기서 초대교회 시대만 존재했던 임시직과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항존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시대의 특별한 필요에 따라 주님께서 직접 세우신 사도들이 있었고 선지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대언하는 역할을 하는 구약적인 의미의 역할을 하며, 예언자는 신약성경에서 그 역할들을 고찰할 수 있다. 사도행전15:32에서는 신자들을 격려하고 믿음을 굳세게 해주는 모습과 사도행전 11:27,28에서는 실제로 장래에 있을 일을 예언한다. 또한 고전14:3,4에서는 예언자는 교회의 덕을 위하여 사람들에게 덕을 세우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말을 한다. 그러나 예언은 은사로써 설명하고 있다.(고전14:1) 항존직은 장로(감독)와 집사가 있다. 집사는 초대교회의 일곱집사(행6:3)와 빌1:1에서는 집사들에게 편지를 쓰고 있는 사도 바울을 볼 수 있다. 초대교회의 일곱 집사는 일꾼으로 표현되었지만 대체적으로 집사라고 인정하고 있다. 집사들은 속사(俗事)의 필요를 채워주는 일들을 했지만 스데반은 유대인들에게 설교를 하다가 순교당했고 빌립은 전도자로서 소개되고 있다. 여기서 추측할 수 있는 사실은 신자의 근본적인 역할은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집사의 임명과정을 살펴보면 열두사도가 집사의 자격을 말하고(행6:2,3) 그 회중들이 뽑아서 사도들 앞에 세우면 사도들은 공적인 표현으로 기도하고 안수를 한다. 사도들의 전권으로 세울 수가 있었지만 회중에게 맡긴 것을 볼 수 있다. 장로의 직분은 구약에서 이어져오는 의미와 신약에서 새로운 의미 부여로 복합적 인 것이 된다. 구약적인 의미란 연장자로서 백성들을 가르치고 대표하는 역할을 하며 신약적인 의미는 신앙의 경륜을 갖고 양들을 치는 목자로서 의미를 지니는것 같다. 사도요한도 자신이 장로임을 말했고(요한이서1:1) 베드로도 자신이 장로 임을(벧전5:1)말하고 있다. 중요한 시사를 해주는 사도행전 20장을 살펴보면, 사도 바울이 에베소 장로들을 청하여 마지막 작별을 나누는 장면이 묘사되는데 행20;28에는 그 장로들이 감독자(원어에는 감독과 동일어)로 표현됨을 볼 수 있다. 그 장로들이 하는 일을 양떼인 교회를 치는 일이다.(행20:28) 그리고 그 장로들은 행20:35에서 바울의 모범처럼 직업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딛1:8 에서는 감독의 자격으로 부정한 이득을 탐하지 않아야 한다고 한 것을 상고하면 신자로서 세상에서 일하면서 옳지 않는 수단으로 물질을 얻지 말라는 의미를 지니는 것 같다. 장로와 감독의 말을 혼용한 이유를 생각하면 '장로'라는 말은 신앙의 경륜,나이 및 지혜를 의미할 때의 표현방법이고 '감독'은 양들을 치라는 주님의 명령에 따라 신자들의 신앙과 생활을 돌보는 의미일 때 사용했다. 이 두 용어는 같은 직분에 대한 다른 이름 일뿐 동일한 지위인 것이다. 에베소서4:11의 '목사' 라는 말은 '목자'의 뜻이다. 여기서 '목자'란 단어는 요10:11의 '목자'와 동일어 이다. 실제로 '목사'란 직분이 사도들의 순교 후 2세기 말 3세기 초에 생겨났다는 주장이 있으나 근거가 희박하고 오히려 종교개혁 전후에 카톨릭의 신부직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직분명으로 개신교의 전임설교자에 주어진 명칭인 것 같다.
2) 여성안수
현재 여성안수를 법제화해 시행하고 있는 교단은 예장통합, 기감, 기장, 구세군 등이다. 이중 여성안수가 가장 먼저 이루어진 곳은 구세군이다. 구세군은 여성과 남 성이 부부로서 함께 일하는 구조가 일찍부터 정착되어 왔으며 47.6%에 이르고 있다. 무엇보다도 여성안수에 대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지난 96년도에 이루어진 예장통합측의 여성안수 결의로 여성안수청원 헌의안을 올리기 시작한 지 63년만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하지만 여성안수제도가 통과되어도 각 교단별로 구세군을 제외하고 여성장로나 여성목사 모두 안수율이 10%를 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장의 경우에 1974년 목사안수허용에 비하면 여성장로는 이보다 훨씬 앞선 56년에 허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수는 5%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 이유는 여성목사가 자신의 의지로 신학교를 졸업하거나 소정의 과정을 거쳐 안수에 이르는 반면, 여성장로의 경우 교회의 신임도와 기여도, 회중의 대표성을 가지는 사람으로 교회 내 모든 회중의 높은 지지가 요구되므로 여성이라는 점이 걸림돌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여성목사 안수율이 저조한 까닭은 여성목사를 청빙하려는 목회현장이 적기 때문이며 남성위주로 목회가 이루어지다 보니 경험 있는 여성들도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담임목회 보다는 특수선교 쪽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한국교회여성연합회 김윤옥회장은 “기존의 남성목회자의 목회스타일을 그대로 답습한 목회라면 여성목회라는 데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상담이나 치유 등 여성만이 할 수 있는 대안목회의 모델링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여신학자협의회 한국염총무는 “현재는 여성성을 살리는 ‘모성목회’와 가난하고 약한 자들을 돌보며 정의와 생명의 원칙에서 목회하는 ‘인권목회’에 대한 논의가 혼재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평등공동체를 지향하면서 섬김과 나눔의 길을 걸어갈 때 분명 시대의 역할을 감당하는 여성목회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성결 교단 의 경우에도 91년차 총회에 이어 매해 여성안수청원이 헌법 개정안으로 올라가고 있으며 올해에도 역시 총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여성안수추진위원회 문수영전도사는 “일단 길을 터놓으면 자격을 갖춘 이들이 안수를 받게 될 것”이라며 “교단의 많은 여전도사들이 이미 대학원 등을 다니며 여성목사로서의 사역을 준비중에 있다”고 전했다.
3) 예장여성안수를 통해 본 여성목회의 전망 --대담 인용
기독교가 이 땅에 들어온 1890년 경부터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복음을 전하며 교회를 섬겨왔던 전도부인에서부터 오늘의 여교역자들에게 이르기까지 그들을 위한 실태조사는 없었다. 그러던 중 본회(한국여신학자협의회)가 1980년에 창립되고 처음으로 모인 세미나의 종합토의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로 제기된 것이 여교역자들의 문제였다. 그리하여 1988년 6월 본회 목회위원회에서는 여교역자들의 일반적인 실태와 목회의식, 신학의식, 사회의식 등을 조사하여 「한국여교역자 실태조사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과반수가 안수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심방과 같은 부분적인 목회의 차원에서 보다는 통합적인 목회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본회에서는 “여성 안수 어디로 가나”? 라는 주제로 여성안수문제에 대하여 교회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한편 자료집을 발간한 바 있다.
오늘 이 자리는 각 교단 여신도회와 여교역자회, 그리고 본 한국여신학자협의회를 통해 널리 확산된 여성신학의 신학과 실천의 결실로서 탄생한 예장(통합)의 19명의 여성목사와 12분의 여성장로를 축하하고 기념하는 자리로서, 제일 처음으로 목사안수을 받으신 박진숙 목사와 초대 장로로 일하게 된 박숙란 장로, 그리고 기장에서 오래 전에 목사안수를 받으시고 목회 일선에 계신 박성자 목사, 전 예장통합 전국 여교역자연합회 훈련원장이셨던 성명옥 본회 운영위원을 모시고 예장 여성안수를 통해 본 여성 목회적인 전망을 나누는 대담자리를 마련하였다.
`때 : 1996년 12월 9일(월) 11시 30분 `곳 : 여성평화의 집 4층
`사회자 : 김순영(한국여신학자협의회 총무, 목사, 기감) ` `정리 : 편집부
`대담자 : 박성자(잠실중앙교회 목사, 기장), 박숙란(안동교회 장로, 예장)
`박진숙(울산 동신교회 부목사, 예장), 성명옥(본회 운영위원, 예장)
* 김순영 : 우선 이자리에 바쁘신데도 참석해 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더욱이 예장에서 여성 목사나 장로가 나올 수 있는 것은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기쁨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여성 안수 문제를 두고 함께 기도하며 눈물로 씨를 뿌린 수많은 여성들의 노고가 이제야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수고한 많은 이들의 ‘기쁨의 열매’를 나눌 수 있어서 더욱 뜻 깊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큰 숙원 사업이었던 여성 안수를 받고 나니 많은 변화가 있겠습니다.
* 박숙란 : 사실 교인들이나 친지들의 축하를 너무 받아 송구스럽습니다. 제가 잘나서 뽑아주신 것이 아니라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수요일 예배, 구역예배, 밤예배에 한번도 빠지지 않았던 열심을 보고 뽑아주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 박진숙 : 저는 기쁨도 기쁨이지만 공인이 되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목사안수를 받고 나니 ‘양반집 커다란 문을 열고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저는 지금 울산 동신교회의 부목사로서 사무원도 없는 교회에서 자질구레한 일로부터 저녁 예배 설교에 이르기까지 힘들 때도 많지만 김기주 목사님과 교인들, 그리고 남편의 배려로 큰 힘이 되곤 합니다.
* 김순영 : 박숙란 장로님은 그동안 축하도 많이 받으셨고 언론의 주목도 많이 받으셨는데, 한편으로는 예장의 초대 여성 장로가 되어 책임감도 무거우실것 같습니다.
* 박숙란 : 제가 예장(통합) 백여년의 역사상 최초의 여성장로가 되었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신문사마다 인터뷰를 하자고 하고, 노회에 가면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오셔서 자꾸 인사를 하는데 저는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이라 곤혹스러운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장로 임직을 받기 전인 91년에 총회에서는 승인이 나지 않았지만 안동교회(당회장 유경재 목사)에서 장로로 피택된 이래, 이미 교회에서는 실질적인 장로의 역활을 수행해 왔습니다. 피택 장로로서 당회에 정식으로 참여했고 대예배때 기도를 담당했으며 성만찬때 당회원들과 함께 배찬 위원이었지요. 그래서 형식적인 절차는 이미 몸에 익힌 상태입니다.
아마 유목사님의 이끔과 배려가 없었다면 초대 여성장로라는 책임감 때문에 힘들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순종하여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제 능력 닿는데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훌륭한 여성지도자들이 여성 안수가 총회에서 통과 되지 않아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오랜 세월 지내온 것이 퍽 안타까운 일입니다. 안동교회만 보더라도 유각경 권사님, 공덕귀 권사님, 조화순 권사님 등 손색없는 인재들이 많았습니다.
* 박진숙 : 저도 사방에서 예장 1호 목사라고 뭔가 의미를 두고자 하지만 최초로 안수룰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노회가 다른 곳보다 빨리 열렸다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당회장이신 김기주 목사님(울산 동신교회)께서 전도사인 저를 당신이 노회장으로 계신 동안에 목사안수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주신 덕택에 여성 목사 1호라는 칭호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 개인으로는 아직도 목회 일선에서 고생하시며 목회를 하시는 훌륭한 선배 여교역자님들을 제치고 나어린 제가 먼저 안수를 받게 되어 퍽 송구스럽게 생각됩니다. 그래서 올 해 안수를 받은 사람들은 전부 1호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제가 예장(통합) 여성목사 1호라는 ‘거룩한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박성자 : 그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첫째라는 것에는 후한 점수를 주는 풍토와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에 집착을 하는 것은 잘못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여성 안수가 통과되어 이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여러분들은 한결 같은 순정을 바쳐 교회를 섬겨온 결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보면 교회에서 직책을 맡는다는 것은, 더욱이 목사나 장로가 된다는 것은 공인으로서의 삶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 세상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데 교회에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가 생각을 해보아야 되지요.
* 김순영 : 덧붙여 여성안수가 교회사에서 차지하는 의미라든지 신학적 의의에 대하여도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 박성자 : 안수는 이미 다 되었어야 하는데, 남자는 되고 여자는 안된다 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우스운 것이었지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안수받은 것이 목회의 시작점이지 마침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는 것 때문에 남자 대 여자의 문제로 목회가 부각되었지만 이제는 어떤 목회를 해 나가야하는 가가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목회자로서의 여성의 연대도 중요하구요.
* 김순영 : 박목사님은 오랫동안 목회를 해 오셨으니 많은 여성 목회자들에게 여성 목회의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선배 목사로서 여성 목회의 나아갈 바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 박성자 : 도저히 불합리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때 ‘아니요’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섬김과 치유의 사역이 여성 목회에서는 강조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섬김이라는 것이 사회적 강요나 조성에 의한 것이 아니고 자발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성명옥 : 많은 여성 목회자들이 어떻게 목회의 방향을 정해야 될 지는 앞으로의 연구 과제이기도 합니다. 다만 군소교단의 여목회자 모임처럼 남자 흉내를 내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자처럼 양복 입고 넥타이 매고 이름 또한 남자의 이름으로 작명해서 기존의 권위을 유지하기 위해 나아간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요.
* 김순영 : 그러기 위해서는 신학적 문제를 새롭게 정립하는 것이라든지, 가부장적 목사상을 비판하는 능력이 우선 되어야겠습니다. 오늘의 현실속에서 복음적인 목회가 무엇인지 고민해 나아가야 합니다.
* 성명옥 : 가부장적, 계급적 사회질서 속에서 여자들이 보고 들은 것이란 또한 가부장적 질서이거든요. 그래서 양육, 치유하는 목회적 소명이 계급적 구조 속에서 굴레가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 박진숙 : 저는 여자가 남자보다 목회를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봅니다. 여자가 목회적 사명을 감당하기에는 남자보다 나은 품성이 많다는 이야기에 동감합니다. 제가 아이를 키우고 보니 여자에게는 톡특한 은사를 주신것 같아요. 생명을 살리는 하나님의 손길이, 해산의 고통으로 나타나는 것 같고, 한 인간이 자라는데 필요한 손길들을 생각해 보면 여자의 힘이 느껴진답니다. 그리고 여자의 삶의 자리는 성서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게 만드는 것 같아요. 아이를 낳기 전과 후에 똑같은 본문인데도 다르게 느껴지는 경험이 있었습니다. 각자의 삶의 자리에 따라 다르게 볼수 있다는 소리죠. 여교역자회에 가보면 여성들이 하는 설교는 제목도 남자 목사님의 방식과는 많이 달라요. 예를 들면 ‘아카시아 향기 바람에 날리고’라는 시적인 제목으로 설교 제목도 표현해 보고 변화를 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교인들은 다음 설교가 기대된다고도 합니다. 목회는 생명을 살리는 일입니다. 그래서 새벽밥을 짓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목회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 김순영 : 좋은 말씀들이었는데, 앞으로 여성 목회의 현실이 정착되려면 많은 난관들이 있을 것입니다. 생리를 하는 여자가 어떻게 단 위에 설것인가, 배가 불러서도 설교를 할 것인가라는 등의 여성에 대한 편견들이 여성목회자의 능력과 지도력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 안수에 대해서 법적인 통과는 했지만 그것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아요.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여성 목회의 현실이 정착되겠습니까?
* 박진숙 : 저는 여성 목회자들의 주체성과 뜨거운 소명감이 우선해야 한다고 봅니다. 남자 목회자들은 당당하게 ‘안식년’을 맞이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여성 목회자는 쉬지도 못하고 박봉에 일만 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제가 처음으로 전국 여교역자들 모임에 갔을 때 여교역자들의 지치고 초라한 모습을 보면서 나도 늙으면 저런 모습이겠지 싶어 다시는 그곳을 가지 않으리라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한 때의 철없는 생각이었지만 사실 지금도 여교역자들의 위상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읍니다. 다만 길이 열렸고 숨통이 조금이나마 틔였다는 것 뿐이겠지요. 그러나 지금 제 생각은 상황이 어렵다고 말들만 하지 말고 묵묵히 일하다 보면 개선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조급하게 마음 먹지 않고 차근차근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시각의 변화뿐 아니라 현실의 변화도 일어날 것이라 믿습니다.
* 박숙란 : 솔직히 그동안 교회의 법이 어느 사회 못지 않게 단단한 가부장제 문화였지요. 그 문화에 길들여진 교인들의 의식이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특히 여성들은, 여성들 스스로 여성 지도력을 인정해야 합니다. 여성 안수를 정착시키는 데는 여성 내부의 문제를 직시해야 합니다. 여성 지도자를 선출할 때 여성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말 뿐이지 여성 스스로가 여성에게 표를 던지지 않는 이도 많습니다. 부족한 것이 있더라도 사랑으로 덮어 주시고 이제 ‘집 지을 재목’은 마련되었으니 집을 짓는데 전심전력을 기울여야 될 것입니다.
* 김순영 : 여자 장로님으로서 여자 목회자에게 거는 특별한 기대가 있을 터인데,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박숙란 : 지난 노회가서 느낀 것인데 노회 개회 때는 자리를 꽉 채웠던 목사님들이 점심을 먹고 나서 숭숭 빠져 나가는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 갈수록 아주 적은 수만이 남아 있는 것을 보고 시종일관 지켜보는 한결 같은 자세가 없는 것에 실망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리고 안수만 받으면 좀 더 좋은 자리로 옮기려고 하는 자세는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아마 여자 목사님들이었다면 더 잘하셨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위로 향하는 목회가 아니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목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 박성자 : 장로님께서 한결같이 교회를 섬기고 깨끗한 마음으로 살아오신 데에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안동교회라는 선택받은 교회에서 이렇게 준비를 해오시며 안수를 받으신 것은 아내, 어머니로서 만이 아닌 공인으로서 또 다른 삶의 줄기가 생긴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현실이 이 땅위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통일문제나 민족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교회를 섬기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박숙란 : 남편(백낙환 박사, 인제대 총장)이 월남하신 분이라 통일문제만큼은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도 한발자욱이라도 더 다가가고 싶으셔서 일산에다가 백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계십니다. 제가 집안에서 내조하는 아내로서, 교회를 섬기는 사람으로서 그런 일을 얼마나 잘해낼 수 있을 지 걱정이나 부족하지만 힘 닿는데로 노력해 보겠습니다.
* 김순영 : 21세기는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도 감소하는 등 교회 자체의 생존이 문제시 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러한 시대에 어떠한 선교적 비젼을 갖고 목회에 임해야 할까요?
* 박성자 : 21세기는 정보화 시대라고 합니다. 시대적 흐름을 목회자들이 다 좇아갈 필요는 없지만 간과하는 것도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라고 봅니다. 목회자는 시대적 요청에 맞게 습득해야 될 기술과 능력 개발을 위해 연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교회 규모와 교인들의 머리 수에 집착하는 것은 큰 오류를 낳게 된다고 봅니다. 우리가 영성 개발을 위해서는 노력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입니다. 그러니 현대의 교회는 그들에게 안식처로서 종교적인 방패를 너무 내세우지 말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실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교회,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교회, 양심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참 진리를 듣기 원하고 생명을 살리는 깃발을 치겨드는 교회가 요청됩니다.
* 박진숙 : 이제 목회 현장에도 여자들에게 길이 열렸으니 전문성과 특수성을 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의 인내력을 가지고 어머니로서 다가가는 목회, 친정 어머니를 만난 것 같은 목회가 되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21세기를 ‘여성 목회의 시대’로 보고 있습니다. 여성에게 남겨진 이러한 사명은 어쩌면 한국교회에 대한 하나님의 마지막 카드라고 생각합니다. ‘살림을 산다’는 말처럼 살릴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 박숙란 : 저야 목회자가 아니니까 특별히 어떤 말을 해야 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세상이 변했다고들 하는데 저는 그럴수록 더욱 더 하나님 사업에 열심을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우리 개신교회가 가톨릭 교회처럼 지역사회를 돌보는 일을 많이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교회마다 자교회중심주의를 벗어나 사랑으로 연합사업을 펼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성명옥 : 정보화 시대는 여성의 시대라고 합니다. 교회 역시 지금과 같은 남성 중심의 권위적 체계에서 벗어나 함께 살아 나가기 위한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어린아이에서부터 어른까지 더불어 가야 살아 남을 수 있습니다. 소외받은 자들의 아픔을 여성성을 발휘하여 치유해야 합니다. 또한 정보화 사회는 관계성이 깨지기 쉽고 고립되는데, 발로 뛰면서 수고와 섬김을 해야 하는 몫이 커졌습니다. 여성들이 목회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는 때입니다.
* 김순영 : 저도 21세기의 목회는 종교성만 드러나는 교회로 성장케하는 것보다는 교인들이 인격적인 존재로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았다면 그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 인권과 사회, 정치, 경제, 정의를 위해 사회시민운동들과도 교회가 연대해야 한다고 봅니다. 교회만을 살찌우기 위한 교회는 더 이상 존재할 수도 없고 존재해서도 안됩니다. 우리는 급변하는 삶 속에 던져졌는데 여성 안수가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위에 임하는데 큰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늘 함께 해 주신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아무쪼록 우리들의 논의가 한국 교회에서 여성목회자로서 첫발을 내딛는 예장과 이미 안수가 이루어져 여성목회를 훌륭하게 실천하고 있는 모든 여성목회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바쁘신 중에도 시간을 내주신 것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자료제공: 한국여신학자협의회)
4) 결론
21세기 라고 말한다. 시대가 바뀌어 간다고 말한다. 그러나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우리의 믿음이다. 우리의 삼위일체 하나님이 변하지 않으신다. 성령 하나님의 감동으로 기록된 성경이 변하지 않는다. 성경은 특수한 경우를 제하고는 여성의 지도자적 위치를 극히 제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성 안수에 대한 성경적 근거도 극히 미약하다. 시대가 바뀐다고 해서 성경이 말하지 않으며 가르치지 않는 것을 시행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