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 40년 동안의 척박하고 힘겨웠던 삶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갈급하고 주릴 때마다 물과 떡을 주셔서 생명을 유지하게 해주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 하나님의 은총을 기억하면서 명절 마지막 날에는 실로암 연못에 가서 물을 떠 제단에 부었습니다. 그래서 이날에는 많은 사람의 관심이 넘쳐흐르는 ‘물’에 집중되었습니다.
초막절 마지막 날, 예수님께서 성전 앞에 나오셨습니다. 그리고 군중을 향해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고 외치셨습니다. 예수님은 성전 앞의 넘쳐흐르는 물만으로는 인생을 채울 수 없다는 것을 온 몸으로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너희의 삶은 지금 목마르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목마름은 육체적, 정신적 목마름이 아니라 ‘영적인 목마름’입니다. 시편 기자는 “주리고 목이 말라 그들의 영혼이 그들 안에서 피곤하였도다”(시편 107:5)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집과 멋진 차를 가졌더라도, 안락과 부유를 누리더라도 영을 지닌 인간에게는 하나님이 아니고는 절대 채울 수 없는 영적인 갈급함이 있습니다. 그런 인생을 향해 예수님은 “목마른 자는 다 내게로 와서 마시라”고 초청하셨습니다.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요 3:38) 당시에는 구원의 때에 성전으로부터 샘이 솟아난다는 말씀이 전해져오고 있었습니다. 이 말씀처럼 샘이 솟아나 강을 이루는데 더 이상 예루살렘 성전이 아니라 이것을 믿는 사람의 배에서 생수의 강이 솟아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예수를 믿는 사람은 성령이 거하시는 성전이 되었습니다.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의 흘러넘쳐 본인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까지 해갈시키는 것입니다.
헬라어로 배는 ‘코일리아(koilia)’라고 일컫습니다. ‘방’ 또는 ‘내실’을 의미합니다. 배는 인간의 가장 깊은 내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깊은 내실에 성령이 계시지 않으면 더럽고 추한 탐욕과 욕망이 거하는 곳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렇지만 그 배에 성령이 계시면 성령의 충만함을 지속적으로 뿜어내는 ‘생수의 강’의 근원이 되는 것입니다.
성령으로 채워진 배는 진리와 생명의 힘으로 채울 뿐 아니라 생명의 힘으로 뻗어나가는 생수의 강을 흘러가도록 만듭니다. 우리 속에 충만한 성령의 생수가 흘러나와 거리에 넘칠 때, 죽어가고 황폐해진 곳에 생물이 살아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성전인 우리 각 사람의 배, 곧 심령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온 교회를 충만히 채우고, 우리 주변을 적셔나갑니다. 에스겔 47장 9절 말씀처럼 이 물은 곧 소성케 하는 물입니다. ‘이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번성하는 모든 생물이 살고 또 고기가 심히 많으리니 이 물이 흘러 들어가므로 바닷물이 되살아나겠고 이 강이 이르는 각처에 모든 것이 살 것이며….’
하나님은 우리 배 속에서부터 넘쳐나는 물이 흘러나와 땅을 적시며 세상을 휘돌아가며 생명을 살리기 원하십니다. 우리 심령 속에서 터져 나오는 성령의 강, 곧 생수의 강이 우리 가정과 이웃, 나라와 민족, 북한 땅과 세계 곳곳에 흘러 들어가 영혼이 소성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전용란 목사(복음신학대학원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