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포기하면서 꿈을 심기
한 열흘 전 쯤 순복음시카고교회 근처의 한 기독매장에서 카운터 옆에 무료로 제공되는 "Release"잡지(기독 음반과
서적의 발매 소식지)를 가져 와서 읽는 중에 "Romance and wisdom:A match made in heaven"이라는 글을 읽게 되었다.
이 글은 조슈아 해리스(Joshua Harris)라는 작가가 쓴 "Boy meets girl"이라는 책에서 일부를 인용한 것인데,
이 책은 한국에도 "소년,소녀를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판매 중인 것으로 안다(아니던가?).
어쨌거나 내가 이제껏 읽어 본 `교제,결혼,데이트'등에 대한 책 중에서 가장 독특하면서도 새롭고,실화와 성경을 잘 접목시키고
있는 것 같다.
한 감동적인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는데, 대학도 아직 안 나온 어린 나이에 더 교제를 진전시키고 싶고,
빨리 결혼하고 싶었던 서로의 마음을 주 앞에 내려 놓고 부모에 순종하며 4 년여를 기다렸던 가슴아펐던 이야기이다.
여자 쪽의 아버지의 충고로 한 젊은이는 결혼과 생계를 책임지기에는 아직 이른 자신을 순순히 인정하고 하나님 앞에
기도하며 자매와의 교제를 더 진전시키지 않기로 작정하고는 그 결심을 실천하기로 하는데,
그것은 자기의 마음을 자꾸만 못 견디게 만드는 서로가 주고 받은 연애편지들을 그 소녀의 집 정원에 깊이 파묻어
버리는 것이었다.
그녀를 잊기 위해서...한밤중에...한 순진하고 깨끗한 젊은이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더 소중한 사랑의 때를 기다리고,
소녀의 부모의 의견에 순종하기 위해 자신의 꿈을 땅에 묻어 포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그는 그녀가 정말 자신의 짝이면 이 편지들을 다시 꺼내게 될 날이 오게 해달라고 주께 기도드렸다.
여러 우여곡절과 서로를 잊기 위한 가슴 아픈 4 년여의 시간 동안, 이적이 일어났다.
소녀의 아버지가 이제 이 청년에 대해 딸을 맡겨도 되겠다는 신뢰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이 청년에게 이젠 다시 교제를 해도 되며 결혼을 해도 되겠다는 허락을 내렸으나, 놀랍게도 이 청년은 하나님께
기도해 보고 말씀드리겠다고 한다!
그후 이들의 교제는 다시 시작되었고,어느 성탄절에 그는 그녀에게 단풍나무 씨앗이 든 상자를 선물한다.
그 씨앗을 심으러 둘이 함께 그녀의 집 정원을 나갔고 거기엔 이미, 몇 년 전 그의 꿈과 욕심을 포기하며 주께 맡기며
사랑의 징표들을 파묻었던 곳에 삽이 꽂혀져 있었다.
그녀는 그가 파묻었던 편지 상자를 다시 보게 되었고, 거기엔 새로운 편지가 하나 더 들어 있었는데, 바로 청혼의 편지였다.그리고,그는 그의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냈다.....
우리 부부의 러브 스토리만큼이나 감동적이었다!(이 곳은 저희 부부의 일기장이므로 읽는 여러분이 닭살이 돋아도 할 수 없음..^^)
그러나, 내게 다른 감동이, 더 큰 감동이 있었다.
그는 4년 전 자신의 꿈을 파묻으면서 `아주 파묻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기도하며 기다리면 언젠가 합당한 때에 주께서 자신에게 다시 사랑을 선물하실 것을 믿었고,
그래서,청혼의 편지를 새로 하나 더 끼워 넣었던 것이다!
4년 뒤에 읽게 하려고 연애 편지를 쓸 수 있는 사람이 흔할까?
내가 찬양을 작곡한지 16년이 흘렀다. 다시 서원했던대로 전임사역을 하게 된지 2년이 되어 온다.
그러나, 아직도 나의 꿈들과 나의 곡들,주께서 주신 비젼들이 여전히 땅에 묻혀 죽은 것 같아 보인다.
오늘도 나는 또 다른 꿈을 포기하며 주의 발 앞에 내려 놓고 주의 거룩한 불로 날마다 태워 버리고 있다.
그러나, 꿈은 `포기'라는 양분과 토양에서 새싹을 낸다.이 비밀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어느 날,내가 내 꿈을 포기하고, 땅에 묻어 죽여 버리고, 불로 태워버린 그 곳에 100배의 열매들이 자라있는 것을 주께서
보게 하실 것이다.
그것이 4년 뒤여도 좋다.10년 뒤여도 감사하다.내가 더이상 연주도 작곡도 못 할 정도로 늙어버린 후라도 기쁘다.
심지어 내가 이미 죽어 주의 품에 안긴 뒤라도 영광이다.
내 꿈을 포기하는 곳에,오늘도 나는 주님으로 인해 꿈을 심는다.
많이 포기하면 많이 거둘 것이다.
기다림은 꿈이 이루어지게 하는 최고의 비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