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札幌)역에서 하코다테 본선(函館本線), 소야 본선(宗谷本線)을 경유하여 일본 최북단의 역, 왓카나이(稚内)역으로 향하는 특급열차 소야(宗谷)에 몸을 실은 여기. 보고 있던 스마트폰의 시계가 7시 30분을 가리키는 순간 열차는 출발역인 삿포로역을 힘차게 출발합니다.
3호차의 창가 지정석에 앉아있는 여기. 객차 문 위에 있는 전광판을 통해 각종 공지사항 및 정차역 안내 등이 이루어집니다.
JR 홋카이도의 주요 노선에는 역마다 번호가 붙어있기도 한데요. 삿포로역이 1번... 그리고 종점인 왓카나이역은 W80번. 노선은 다르지만 일단 번호가 이어져 있도록 배정이 되어있기때문에 이 열차를 타면서 80개의 역을 만나볼 수 있다는 얘기겠네요. 중간중간 폐역들이 많아 실제론 그보단 적겠지만... 그래도 5시간 10분동안 지나칠 역들이 참 많습니다.
뭐 이것저것 찍어보고 싶은 욕심은 많지만... 오늘은 비가 오는 흐린 날이기도 하고, 창문에 얼룩얼룩이 많아 깨끗한 사진이 나오지도 않습니다 ㅠㅠ 거기에 특급열차가 정차하지 않는 역은 그야말로 '뭐가 있었냐?' 싶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가버리기 때문에 특급열차를 타면서 역이나 열차 사진들을 찍어보기는 좀 힘든 것 같네요.
일단 삿포로역을 출발하여 당분간 이어지는 시가지와 주택가 풍경을 촬영해봅니다.
삿포로시와 바로 인접해있는 위성도시, 에베츠시(江別市)의 에베츠(江別)역을 지나 치토세 강(千歳川)을 건너는 철교 위에서 촬영해본 사진입니다.
에베츠역을 지나서부터는 점점 뜸해지는 건물들과는 대조적으로 들판, 농지, 숲의 모습을 더 자주 볼수 있게 됩니다. 물론 역을 중심으로 하는 주택가 마을이나 시가지를 종종 지나기도 하지요.
삿포로역을 출발해 처음으로 정차하는 이와미자와(岩見沢)역 도착안내가 나옵니다. 출발 후 25분만에 나오는 첫 정차안내방송입니다.
A13번 이와미자와(岩見沢)역에 도착. 하코다테 본선과 무로란 본선(室蘭本線)이 만나는 지점이기도 한데요.
한때 탄광이 번성했던 이와미자와시에 위치한 이 역의 역명은 과거 홋카이도를 개척하던 일본인이 목욕을 하며 피로를 풀었다는데서 유래한 유아미사와(浴澤)가 변형된 이름이라고 합니다.
차창 밖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농지. 홋카이도는 농업, 목축업이 매우 발달해있다는 이미지가 있고... 그래서 뭔가 되게 맛있는 먹을거리가 많다는 이미지입니다. 뭐 사실이지요ㅋㅋ
이와미자와역을 출발한지 약 10분만에 다음 정차역인 비바이(美唄)역에 도착했습니다. 비바이역은 인구 19,000명의 작은 도시 비바이시(美唄市)의 중심역으로 역명의 유래는 아이누어(アイヌ語)로 '말조개의 강'이라는 뜻의 pipa-i라고 합니다.
홋카이도에는 과거 일본인이 정착하기 이전에 원주민인 '아이누(アイヌ)'라는 민족이 살았었기 때문에 그들의 언어인 아이누어의 흔적이 지금도 홋카이도 지명 이곳저곳에 많이 남아있는데요. 역이름을 보통은 지명에서 빌려 쓰는 경우가 많으므로 역명이 나올때마다 그 의미를 찾아보는것도 나름 재미있을지도... 실은 삿포로(札幌)부터가 '말라버린 커다란 강'이라는 뜻의 아이누어 sat-poro-pet에서 유래했다고 하지요.
※아이누어 유래 지명은 먼 옛날에 붙여진 것이라 그런지 그 유래가 확실하지 않고 이런저런 설이 많아서 꼭 이게 정답이란건 아닙니다..
다음 정차역인 A20번의 스나가와(砂川)역. 지금은 하코다테 본선의 단독 역이지만 과거엔 이 역에서 분기하는 노선인 카미스나가와 지선(上砂川支線)(1994년 폐지), 우타시나이선(歌志内線)(1988년 폐지)이 있었습니다.
역명인 스나가와는 아이누어로 모래사장에 붙어있는 강이라는 뜻의 ota-ushi-nai를 그냥 한자 의미대로 적은 지명인데요. 반대로 이걸 발음대로 옮겨서 만든 지명이 이 옆의 도시인 우타시나이시(歌志内市)라고 합니다. 인구 2,689명의 일본 최소인구의 시(市)로 유명하지요.
다음에 정차할역은... 타키카와(滝川).
타키카와역은 아까 정차한 스나가와역의 바로 다음역임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되는지 '특급열차가 곧바로 다음역에 정차'라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타키카와시와 스나가와시가 서로 가깝게 붙어있기는 하지요. 아까 이와미자와역을 설명할때 언급했던 것처럼 이쪽 연선의 도시들은 탄광산업이 번성했던 곳이라 촌(村)이나 정(町)보다는 급이 높은 시(市)들이 여기저기 많이 위치해있고는 합니다.
장장 443.8km에 달하는, 일본 최동단의 네무로(根室)로 향하는 네무로 본선(根室本線)의 기점인 타키카와역. 타키카와역은 다음날 답사때 이곳에 내려서 네무로 본선의 열차로 갈아탈 계획이 있기때문에, 그때 더 자세히 보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홋카이도의 풍경을 원없이 즐기는 중. 사실 이렇게 사진으로 찍고보니 영 아닌것 같다... 역시 눈으로 직접 보는것 만한게 없다...
특급열차 소야는 A24번 후카가와(深川)역에 도착합니다. 이 역은 루모이 본선(留萌本線)이 분기되는 역인데요.
후카가와역에서 마시케(増毛)역까지를 이어주던 루모이 본선이 2016년 일부 폐선되어 루모이(留萌)역까지만... 그리고 올해 초에 또 일부가 폐선되어 이시카리누마타(石狩沼田)역까지만... 그래서 이제는 루모이역을 못가는 루모이 본선이 되어 버렸습니다.
루모이 본선도 다음날 답사 예정이므로 더 자세한 얘기는 그때 하는걸로.
이제 열차는 인구 32만으로 삿포로에 이어 홋카이도 제2의 인구를 가진 도시, 홋카이도 중앙부의 내륙도시인 아사히카와시(旭川市)의 중심역인 아사히카와역에 도착합니다. 삿포로역을 출발한지 약 1시간 반쯤 지났네요.
아사히카와시의 주택가. 그리고 역에 가까워지면서 점점 높아지는 빌딩들이 밀집해 있는 아사히카와 시내에 진입합니다.
아사히카와역에 도착한 열차! 지금은 이렇게 역명판 하나만 찍고 떠나가지만... 이 역도 다음날 다시 올것이니 그때를 기대해 주시길ㅋㅋㅋㅋ
(별거아님) 이 글을 읽다 알아채신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기 오기까지의 정차역이 스나가와(砂川), 타키카와(滝川), 후카가와(深川), 아사히카와(旭川)로 정차역의 4연속 川자 돌림이 성립되어 있습니다. 이게 참 안내방송으로 앞으로 정차할 역명들 쭉 읽어줄땐 4연속으로 '가와', '카와' 거리니까 재밌었는데 이렇게 글로 쓰니까 진짜 별거 없네요...
하여튼 아사히카와역 이후로는 다음편에 계속!
아참, 후카가와역 도착하기 전 바깥풍경 동영상 하나 던지고 갑니다.↓↓
첫댓글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