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여성들이여, 독립운동에 동참합시다"
1919년 대한독립여자선언서 발표… 3·1운동 일어나는 데 큰 영향
여성에게 항일 의식도 심어줘
서울·평양·상하이 애국부인회 조직… 군자금 모금하고 독립 투쟁했어요
광복 70주년을 맞아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과 업적을 돌아보는 여러 행사가 열리고 있어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는 여성 독립운동가 266명의 이름을 새긴 대형 펼침막을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외벽에 설치하여 그들의 이름을 부르고 기억하는 행사를 열었으며,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여성 독립운동가의 모습과 활동, 업적을 보여주는 특별 전시회를 열었지요.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라는 곳에서는 11월에 여성 독립운동가 인명사전을 펴낸다고 해요. 정부로부터 독립유공자 훈장을 받은 248명을 포함해 260여명의 여성 독립운동가가 실릴 예정이라고 하지요.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여성 독립운동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해요.
◇ "대한의 여성들도 독립운동에 나서야 합니다"
1919년 2월, 중국 지린성의 동남부 지역에 있는 간도에서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운동을 펼치던 여성 8명이 모였어요.
"남자들만 대한의 국민은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 여성들도 엄연히 대한의 국민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여성들도 독립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우선 여성들도 독립운동에 참여하자는 독립선언서를 만듭시다."
"좋습니다. 이를 대한의 여성들에게 널리 알립시다."
그렇게 조국 대한의 독립을 위해 모인 여성들은 먼저 독립운동에 앞서 독립선언서를 만들었어요. 그 독립선언서가 바로 '대한독립여자선언서'예요. 선언서에는 마음과 뜻이 있는 남자들은 독립을 선언하고 만세를 부르는데, 여자도 같은 국민이므로, 주저함 없이 독립운동을 펼치자는 내용이었어요.
◇ 여성 독립운동 단체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다
선언서에는 과거 남성들과 똑같이 조국과 민족을 위해 일생을 살다 간 여성들이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조국 독립을 이뤄내는 것은 여성들도 국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와 의무라는 내용이 담겨 있어요.
"때는 두 번 이르지 아니하고 일은 지나면 못 하나니 속히 분발할지어다. 동포, 동포여 대한독립만세"로 끝을 맺는데 작성자는 김인종, 김숙경, 김오경, 고순경, 김숙원, 최영자, 박봉희, 이정숙 등으로 돼 있었어요.
대한독립여자선언서는 음력 1918년 11월에 중국 동북부 길림성에서 독립운동가 39인이 발표한 대한독립선언과 1919년 2월 8일에 일본에 있던 한국 유학생들이 발표한 2·8독립선언과 더불어 3·1운동이 일어나는 데 영향을 미쳤어요. 또한 대한의 여성들에게 항일 의식을 심어주고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데 큰 용기를 주었지요.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여성 독립운동 단체들이 조직되어 체계적이고도 활발한 독립운동을 벌이게 돼요.
◇ 서울과 평양, 상하이에 애국부인회가 만들어지다
1919년 6월, 서울에서는 대한민국애국부인회라는 단체도 조직되었어요. 김마리아, 황에스터, 이혜경 등이 임원으로 활동하였는데 여교사, 간호원 등 100여명이 회원으로 모였어요. 약 6000원의 군자금을 모아 상하이 임시정부로 보내는 일을 했지요.
1919년 11월, 평양에서는 대한애국부인회라는 단체가 조직되었어요. 기독교 계열의 여성 독립운동 단체로 최순덕, 한영신, 안정석 등이 임원으로 활동했죠.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지원하고 항일 사상을 고취하는 것이 목적이었어요. 독립군자금을 모아 임시정부에 송금하는 것이 주요 활동이었고요.
조직의 임원 가운데는 교사나, 교회의 전도사 등이 많았으며 회원은 100여명 정도였어요. 독립군의 군자금 모금을 위해 일부 회원은 갖고 있던 금가락지와 은가락지를 내놓았으며 그렇게 해서 모은 돈은 2400여원에 이르렀대요. 이렇게 모은 돈을 임시정부로 보내 독립운동에 사용하도록 했고요.
◇ 대한의 수많은 여성, 독립 투쟁을 벌이다
국내에서 애국부인회가 조직되어 활약하자, 1919년 10월 13일 중국 상하이에서도 대한민국애국부인회가 조직되었어요. 이화숙, 김원경, 이선실 등이 임원으로 활약했는데 주로 상하이 임시정부의 활동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았지요.
애국부인회뿐 아니라 수많은 한국 여성이 독립을 위해 투쟁하였어요. 여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비밀결사대를 조직해 독립만세운동에 앞장서거나 독립군 자금을 지원하였고, 여성의 몸으로 일본 경찰서에 폭탄을 던지거나 일본 총독 암살에 나선 인물도 있었어요. 군복을 입고 총을 들고 여성 광복군이 되어 일제와의 전투에 나선 여성들도 있었고요.
독립운동가는 아니었지만, 제주도의 해녀들도 일본 상인들과 경찰에 맞서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어요. 전국의 기생들도 만세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지요. 이렇듯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광복을 찾는 데는 이 땅의 수많은 여성의 힘겨운 노력과 숭고한 희생이 밑거름이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