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5차(6월) 산행
1. 일자 : 2019.6.1.(토)
2. 산행지 : 제주 한라산
3. 산행코스 : 영실-윗세오름-어리목
4. 참가자 : 이재근, 정신화, 박홍권, 김경수, 한혜란, 허금화, 이아숙, 윤재희, 김정숙, 게스트(박정순, 주신자, 변재국)(총12명)
제 275차(6월) 산행은 2년 만에 제주 한라산 등반이다.
신분증, 비옷, 충분한 생수를 준비해 5월 31일 오후 5시 50분까지
부산항 연안여객터미널로 오라는 총무님의 전갈을 받았다.
출항은 7시!
짐 보관할 곳이 없으니 배낭무게를 최소화 하고
신분증과 한라산의 심한 기후변화 탓에 비옷도 준비하고
장시간 산행으로 탈수가 염려되니 충분한 물도 준비하라고 하였다.
배에서 1박, 호텔에서 1박.... 도무지 짐을 어캐싸야 할지
가방에 물건을 넣었다 뺏다하길 여러번, 하지만 어찌어찌 짐은 꾸려졌고
우리가 탄 뉴스타호는 크루즈마냥 배가 커서(1만톤) 올라가는 입구에 에스컬레이터도 있었다.
우리는 3등석, 12명이 자는 방에 들어갔는데 예전 세월호 사건이 있었기 때문인지
유리창을 깨고 사다리를 타고 내려갈 수 있도록 벽에 사다리가 부착되어 있었고,
매트리스와 모포가 군 내부 침상을 보는 듯 절도있게 놓여 있었다.
돼지코 110V용 플러그가 없어 안내실에서 돼지코를 대여 받아와
모두들 충전을 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 수입해서 온 배가 아닐는지....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에 가니 식판을 들고 줄을 서서 음식을 배급받는 시스템이다.
반찬은 총 3가지였고, 음식은 싱거우면서도 담백했다.
단체 산행객들이 여러팀 함께 승선해서 그야말로 배 안은 울긋불긋 등산복으로 요란했고,
1층 로비에서는 장기자랑을 하느라 음악이 쉼없이 울려대고
선상에서는 불꽃놀이도 하는 등 60, 70 중년들의 황홀한 밤이었다.
어깨가 무겁게 소주와 칭따오 맥주를 잔뜩 메고 온 총무님 덕분에
방에서 우리끼리 가볍게 한 잔 하고, 파도가 잔잔한데다 워낙 큰 배여서인지
배를 탔는지 모를 정도로 미동이 없어 뱃멀미 없이 코를 골고 잤다.
다음날 아침, 6시 제주항에 도착하여 하선하니 정숙님 동생분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등산할 때 먹을 김밥과 깨끗이 씻은 오이, 한라봉을 미리 차에 싣고 오셨다.
원래 배에서 조식을 하려 했는데 ....단체가 너무 많아 제주특식인 몸국을 먹으러 갈수 있었다.
어영마을 김희선 몸국집을 향해 가는 길에는 접시꽃이 만발하였고
돼지뼈를 푹 고아 우린 물에 된장으로 간을 맞추고 모자반 넣고 끓인 몸국은
제주사람들이 잔치때 두루두루 나누어 먹는 특별한 음식이라도 하는데 개운하면서 담백하였다.
식사후 제주시 터미널로 이동하여 240번 버스를 타고 10시 25분 영실 입구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영실 매표소까지 찻길을 따라 30여분 이동해야했는데
택시줄이 엄청 긴 이유가 있었다. 산행시작도 하기전에 찐 빠지는 기분!!!
원래 예정된 산행코스는 다음과 같이 2가지 안이 있었더랬다.
A조: 성판악-정상-관음사 또는 성판악 / B조: 영실-윗세오름- 어리목
하지만 오늘 산행은 모두가 B조로 통일하여 움직이기로 하였다.
조릿대가 한라산의 식생을 교란하여 제주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하더니
한라산은 조릿대 천국이었다.
12시 40분 경 윗세오름에 도착하여 김밥으로 점심을 먹고 혜란님이 들고온 땅콩을 간식으로 먹었는데
까마귀들이 얻어먹을게 많다는걸 알고 주변에 진을 치고 있고
윗세오름 해발1700m 표지석앞에는 인증샷을 찍으려면 줄을 한참 서 기다려야했다.
완만한 산길을 터벅터벅 걸어 3시 40분 어리목으로 하산 완료하였는데,
연세 많으신 분들이 제일 잘 걸었고 오리들은 짝지들이 끌고 가듯이 재촉을 해서 뒤 처지지않았다.
총 6시간의 산행을 5시간으로 마무리하고,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동문시장 옆 휘슬락 호텔에 도착했다.
샤워 후 7시, 식당으로 이동하여 고등어, 갈치, 돔등의 신선한 회를 맛있게 먹었다.
제주도민이 된 주영민 선생님과 신혜원님이 우리를 보러 달려와 식사를 하며 정을 나누었고,
부르기만 하면 100점 나오는 노래방에서 모두들 벌금내 계산도 했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8시, 호텔에 키를 반납하고 각재기국을 먹으러 일도 2동에 있는 돌하르방 식당으로 이동했는데
하필이면 일요일 휴무! 터덜거리며 걷다가, 우연히 우거지 해장국집을 발견해서 거기서 식사를 했는데,
들깨와 시래기를 듬뿍 넣어서 개운하고 맛있어서 다시 소주의 뚜껑을 땄다.
배도 무겁고 산행 후유증으로 장딴지가 땡기는데 일각이 여삼추라, 사라봉을 향해 출발했다.
에코백 하나 가볍게 둘러매고 설렁설렁 걸어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모든 짐을 짊어지고 부른 배 껴안고 끙끙거리며 사라봉입구에 도착하였다.
계단 오르다보니 태평양전 쟁때 일본군이 파놓은 동굴진지가 있었는데 붕괴위험 표지판이 붙어있다.
사라봉의 낙조는 사봉 낙조라고 하여 제주의 아름다운 12가지 풍광을 일컫는 영주12경중 하나라고 한다.
사라봉은 일종의 오름으로 접근성이 좋아 도민에겐 일상의 산책로이며 관광객에게는 멋진 풍광을 가진 올레길이다.
정상에 있는 정자에서는 한라산 능선과 제주항이 내려다보였다.
바로 옆에는 별도봉이라는 또 다른 오름이 있고 해안 능선 따라 올레 18코스를 굽이굽이 걸을수도 있다고 한다.
별도봉에서 “애기업은 돌” 까지 갔다가 “산지등대”로 갔건만 등대는 문이 잠겨있었다.
일정이 촉박하여 김만덕 기념관은 생략하고 1시 15분, 공항근처 향토음식 맛집 덤장으로 이동했다.
식당 테이블 위 종이에 덤장의 뜻이 나와있었다. 덤장은 육지 가까이에 설치해놓은 특별한 그물을 뜻한다고 한다.
일반 그물로 잡으면 대부분 죽은 고기지만 덤장으로 잡으면 죽지않고 살아있어서 더 싱싱하다고 한다.
고등어조림과 갈치조림을 골고루 시켜 나누어 먹었는데
맛배기로 나온 돔배고기 꼬치는 젓갈에 찍어먹으니 맛이 죽여줬고 밑반찬 양념게장과 다시마 무침도 맛있었다.
12시 55분 비행기를 타야하는 세 사람은 시간이 촉박하여 공항으로 서둘러 걸어갔고
셀프 체크인으로 좌석이 안 나와 데스크에 가니 비상구 좌석을 주는 것이 아닌가.
땡잡은 기분이었다.나머지 사람들도 바로 일어나서 여유있게 비행기를 탔다.
먼저 출발한 3사람의 비행기는 연착되서 2시에 부산 도착하고, 나머지 일행은 2시 25분에 부산에 도착했다.
잠시 기다렸다가 서로 인사 나누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
귀한 분들과 함께한 편하고 즐거운 산행,누구랑 함께 가는가에 따라 제주여행은 풍미가 다른듯한데
제주를 잘 아는 윤총무님의 인도 덕분에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맛있는것도 먹고,
짧은 이틀이 일주일만큼 긴 느낌이었다. 정말정말 좋았다.
일상에 찌든 때를 확실히 벗기고 healing 만땅 제주여행!!
2년에 한번은 한라산을 꼭 가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 하다.
윤총무님, 여러모로 신경 많이 써주셔서 감사하고
제주 갈때마다 불철주야 달려와 도움 주시는 정숙님 동생 분께도 감사를 전하고 싶다.
알콩달콩 사는 주영민 선생님과 신혜원님, 그리운 얼굴도 뵙고
다음번에는 제주 흑역사 투어와 각재기국 기대합니다.
7월 산행는 군위 팔공산 비로봉!
함께 좋은 산행 즐길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숭악 사관 書
첫댓글 2박3일 긴 여정을 함축해서 담느라고 수고 많았습니다!
오랜만에 모두가 오리조가 되어 한 곳을 향하여 걸었다는 숭악의 한장면에 동참하여 뿌듯합니다.
수고하신 회장님, 총무님,산행대장님, 처제기사님들의 수고로움에 고마움을 전합니다.그리고 주영민내외 만남을 기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