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성찰한 걸 수화로 던지던 성자 매화나무 초록의 새장이 되어 온몸을 내어 주었다 새벽 참새 떼가 재재거리며 수다를 떨다 가고 아침 까치 몇 마리 방문해 구화가 요란하더니 나무 속에 몸을 감춘 새 한 마리 끼역끼역, 찌익찌익, 찌릭찌릭! 신호를 보낸다 '다 소용없다, 하릴없다!'는 뜻인가 내 귀는 오독으로 멀리 트여 황홀하다 한 치 앞도 모르는게 인생이라는데 고요의 바다를 항해하는 한 잎의 배 죄 되지 않을까 문득 하늘을 본다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입술들, 혓바닥들 천의 방언으로 천지가 팽팽하다, 푸르다 나무의 심장은 은백색 영혼의 날개를 달아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언어의 자궁인 푸른 잎들 땡볕이 좋다고 금빛으로 반짝이고 있다 파다하니 뱉는 언어가 금방 고갈되었는지 적막이 낭자하게 나무를 감싸안는다 아직까지 매달려 있는 탱탱한 열매 몇 알 적멸로 씻은 말 몇 마디 풀어내려는지 푸른 혓바닥을 열심히 날름대고 있다 바람의 말, 비의 말, 빛의 말들 호리고 감치는 품이 말끔하다 했는데 눈물에 젖었다 말랐는지 제법 가락이 붙었다 그때, 바로 뒷산에서 휘파람새가 화려하게 울고 우체부 아저씨가 다녀가셨다 전신마취를 한 듯한, 적요로운, 오후 3시.
첫댓글 선생님, 휘파람새와 파랑새의 상징은 무엇인진? 내일 좀 가르쳐 주세요. *< 그리고 내일 잊지마시고, 박흥순 화백님이랑 꼭 오시어요. 1시에 우이동 솔밭공원쪽에 *<좋구먼> 한식당입니다. 선생님 거기 아시지요. 우린 기다리겠습니다. 차가 있으면 뫼시러 가야는데, 이현숙 님이 바빠서요. 그럼 낼 뵙겠습니다. 김 순.
매화나무라는 책을 베고 평상에 누웠더니 때마침 휘파람새가 지저귀는 것이었습니다.
휘파람새는 하나의 자연으로서의 보조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이 시에는 등장인물이 여럿 있습니다.
초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만 일정이 어떨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즐거운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평범한 사물에서 끌어내는 무궁한 시상들. 저도 따라 한 번 시도해 보렵니다.
그럴 만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호월 시인님!
작설의 말을 어렴풋이 듣고 갑니다. 끝내는 말없는 말을 찾아야 하는데, 귀가 트이지 않아 답답 하기만 합니다.
반갑습니다, 임 시인님!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많고 많은 천의 방언 중에서
은백색 영혼을 지닌 한 그루 나무
그 심중의 말~ 한 마디라도 닿아봤으면 좋겠습니다
'나무와 달'이면 이미 한 편의 시요, 그림입니다.
나무와 달이 주고 받는 말만 모아도 좋은 글이 나올 듯합니다.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세사에 물들지 않은 洪海里시인님의 모습같이 매화새장에 감도는 언어와 적요 참으로 봄의 성찬입니다, 감사히 읽어 봅니다.
매화나무가 제겐 큰 자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