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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홍진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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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정 세상만사 스크랩 고향 사람을 실망시킨 전라도 음식점
우리 도사 추천 0 조회 13 09.10.25 13:1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고향이 전라도 장흥입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자 서울로 올라왔음으로 전라도 음식에 대해서 평가를 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입니다. 그리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왈가, 왈부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입니다. 그러나 필자는 평생을 살면서 전라도 음식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전라도 음식에 대해 필자가 가지고 있던 자부심은 초등학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어머님의 사촌동생이 사시는 곳은 강진읍에서 많이 떨어져잇는 산골입니다. 그래서 그 이모님을 만나려면, 시골 장날에 마추어 장흥에서 강진까지 가야 했습니다.지금은 교통이 편리해서 1시간 남짓의 거리이지만, 옛날에는 이른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서야 점심 시간이 지난 시간에 강진 장터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모님은 조카인 필자를 무척이나 귀여워했습니다. 만날때 마다 강진읍내 식당에서 점심을 사주시곤 했는데 언제나 점심은 혼자서 먹었습니다. 오늘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점심 식대를 아끼려고 이모님께서 저에게만 점심을 시켜주고 밖에 있다 식사가 끝날때쯤 오신 것 같습니다. 그 생각을 왜, 오늘에야 했는지 안타깝습니다.

 

   강진읍의 식당에서 차려준 음식은 어린 생각에도 걱정스러울 정도로 많은 반찬들이었습니다. 도대체 밥값이 얼마길래 이렇게 걸게( 전라도 사투리로, 진수성찬이라는 뜻) 차려주는 것일까, 아무리 방안을 둘러봐도 차림표나 가격표는 붙어있지 않았습니다. 그저 엄청나게 비쌀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뿐 아직도 그 가격을 모르고 있습니다. 나주지역에서도 어른이 되어 점심을 먹게되었는데 반찬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때의 기억으로 밥값 5천원은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의 밥값이었습니다. 도대체 밥을 팔아 뭘 남기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년전에 영광군 법성포구에 가서 받은 밥상입니다. 3사람이 정식을 시켰는데 밥값이 일인당 4만원씩 12만원이었습니다. 반찬가지수는 30여가지가 넘었고, 하나같이 고기산적에 생선과 육류였습니다. 아마 5분의 3은 못먹고 남긴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이렇듯 전라도 음식은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 생각하니 좋게 해석하면, 정이 넘치는 것이고 달리 생각하면, 지나친 낭비입니다. 그런데도 그 문화는 전혀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어제 잠실운동장에서는 한국시리즈 7차전이 열렸던 날입니다. 만사를 제쳐두고 운동장으로 달려 가고 싶은데 친구딸이 결혼식을 2시에 인천에서 올린다고 하여 하는 수 없이 결혼식에 가기로 마음을 정했는데 친척이 급한 일이 있다며, 광주에서 보자고 해서 급히 역전에 나가니 광주행 열차는 무궁화밖에 없었습니다. 무궁화호가 빠른 급행인줄 알고 탔더니 요즘은 가장 느린 열차라고 합니다. KTX나 새마을호가 특급열차라는 것을 알고 속으로 ' 촌놈' 이라고 웃었습니다. 최근에 기차를 거의 이용해본 일이 없기에 승차나 하차시 표 검사도 하지 않은 것을 보고 우리의 문화수준도 선진국 수준임을 실감했습니다. 광주역에 도착하니 오후 12시 30분이었습니다. 마중나온 친지가 모처럼 광주에 왔으니 점심을 시내 좋은 곳으로 가서 들자고 했으나 음식 값을 친지에게 부담주기도 싫고, 어차피 점심은 간단해도 좋다는 생각과 가까운 곳에 들려 야구 중계도 볼겸해서 역전 앞 전라도 음식점에 들어갔습니다.

 

   필자는 토,일요일만 제외하고는 거의 점심은 매식을 합니다. 그 수준은 5.000원이고 먹을만 합니다. 서울에서는 전혀 부담이 없는 깔끔한 식사입니다. 그리고 먹고자 하는 음식의 모형이 식당앞에 전시되어있어 무슨 음식을 먹게될지 대강은 알고 주문을 하게됩니다. 그런데 필자가 광주에서 찾은 점심은 가격만 8.000원이라고 써있지 생선구이가 어떤 차림으로 나오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옛날 강진이나 나주에서 나왔던 거창한 상차림은 이제 낭비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주문한 음식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나온 음식은 꽁치 중간크기 한마리 굴비 저급 한마리, 시레기 국 그것도 3사람이 같이 먹도록 한그릇에. 계란말이 정도가 반찬의 전부였습니다. 필자는 원래 음식타박은 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서울의 5.000원 점심과는 너무나 차이가 났습니다. 역전 앞이라고는 하지만 내고향 전라도 음식을 , 그 명성을 너무 비침하게 만드는 상차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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