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우연하게 이 영화를 넷플릭스에 보고는
연이어 다시 봤네요. 웃다가, 울다가 하면서 말입니다.
원래 제목은 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이니까
'미줘리 주'의 마을 '에빙' 바깥쪽에 있는 세 개의 광고판?
영화는
여주인공 '밀드레드'가 운전하다가 도로변에 서 있는, 세 개의 거대한 광고판을 발견하고는
생각에 잠기는 것으로 시작되네요.
예전에 누군가가 그 것들을 대여해서 광고를 했던 모양인데 이제는 찢어지고 낡은 것이
이제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버려진 것이 분명해보입니다.
그 광고판에 써 있는 광고회사를 찾아가 '밀드레드'는 세 개의 광고판을 세 내어 1년동안 사용하겠다고 밝힙니다.
그 각각 광고판의 내용인 즉
'경찰소장 윌로비'
'아직도 범인검거를 못했어?'
'강간 당하며 죽었다'.
'밀드레드'의 딸이 그렇게 죽었던 것입니다.
7개월 전에.
그런데 경찰이 범인을 못잡은 것.
한이 맺힌 엄마 '밀드레드'.
잊혀지는 듯해보이는 딸의 사건을 관심의 촛점으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그 거대한 도로변 거대 광고판은
마을을 뒤집어 놓습니다.
그래서 벌어지는 갖가지 일들...
이것이 영화의 내용인데
참 재미있습니다.
슬프구요.
그래서
웃다가
울다가...
궁금해서 위키피디아 영문판을 읽어보니
이 영화는 2017년에 나왔구요
이렇게 생긴 '마틴 맥도나'라는 영국인이
직접 대본을 쓰고
감독을 하고
제작을 했답니다.
알고보니 거의 20년 전인 1998년
그가 미국 남부를 여행하다가
도로변에 서 있는 거대광고판들을 봤었답니다.
텍사스 주의 한 마을에서 어느 여자가 살해 당했던 모양인데 그 사건이 해결되지 않아
분노에 차있고
고통에 싸여있고
비극적으로 느껴지는 광고판들을 누군가가 세웠던 것이지요.
그 광고판을 본 경험과
아주 강렬한 여성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던 그의 추구가 합해져서
이 이야기를 쓰게 되었고 영화제작을 했답니다.
애초부터 여주인공 '밀드레드'역으로 Frances McDormand 프랜시스 맥도먼드를 마음에 두고 썼다는데

1957년 태어나 영화를 만들 때 벌써 60이었던 그녀는
영화 속 엄마 역으로는 자신의 나이가 너무 많아
할머니역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던 모양인데
감독 '마틴'이 그러면 많이 복잡해진다고 그냥 밀고 나갔다네요.
영화 속에서 철 없고 생각 없는 경찰인 '제이슨 딕슨'으로는
이 '샘 록웰'을 원래부터 마음에 두고 대본을 썼다하구요.

이 '샘 록웰'...1968년생이라네요. 지금 51세.
제가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Green Mile'에서 역시 생각없는 죄수역을 잘 해내어 인상이 깊었었는데
이 영화 속의 모습을 보니 몸무게만 좀 늘었지 아직도 예전 영화의 모습입니다.
경찰소장인 윌로비역으로는 이 '우디 해럴슨'이 연기를 했구요.

사실 현실적이지 않은 부분들이 있지요.
하지만 그래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듭니다.
우선 재미있고
가슴을 울컥하게 만들어서.
그래서이겠지요?
그 짜고 짠 영화 비평조직 Rotten Tomatoes에서
"Very funny,
very violent
and surprisingly moving"이라면서
387 리뷰를 근거로 자그만치 90%가 호평을 했고
10점 만점에 8.41이나 줬다네요. ㅎ
이 영화가 주인공들의 탁월한 연기와 잘 쓰여진 영화대본 때문에
큼직한 상도 아주 많이 탔구요.
영화를 보면서 대본을 쓴 사람이 참 대단해보였습니다.
비극적으로 일찍 삶을 마친 딸,
해결되지 않는 사건
한시도 그것을 잊을 수 없는 엄마, 밀드레드.
전남편 소유의 물건을 팔아 한 달에 500만원이 넘는 세 개의 광고판을 빌리러 갔던 밀드레드가
광고회사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창틀에 뒤로 넘어져 버둥거리는 작은 곤충을 보고는
그것을 눌러 죽이거나 손끝으로 튕겨 버리는 것이 아니라
뒤집어줘
제대로 움직여나가게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따뜻한 말을 하거나, 다정한 몸짓을 전혀 하지 않는 그녀이지만
오히려 아주 거칠고 폭력적인 그녀이지만
그녀의 속은 그렇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욕도 잘하고
정말 무뚝뚝한 그녀
누가 뭐래도 할 말을 하고
온 마을 사람들이 다 들고일어나도 마음 먹은 일은 해내는
정말 강해보이는 그녀이기에
그녀가 울 때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구요.
그러면서도
웃긴다!^^
잘 만든 영화입니다.
왕좌의 게임에 등장해 이름을 날린 몸 작은 배우 '피터 딩클리지'까지 있어 맛이 더하는 영화!

대본을 쓰고
감독하고
제작까지 한 '마틴 맥도나'에게
경의를 표하며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은
한 번 보시라고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