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에는 "멋지고 새로운, '스마트'한 미사일이 갈 것"이라고 했지만,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미 백악관(사진은 샌더스 대변인)은 12일 "(시리아)공격 시점이 언제까지라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한 걸음 물러서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에 대한 공격이 언제 일어날 것이라고 결코 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도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시리아에 대한 공격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이번 화학무기 공격이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하면서도 "우리는 아직 시리아에 대한 군사 공격에 착수하는 어떤 결정도 내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시리아 상공에서 미-러시아군의 충돌 방지를 위한 '핫라인'도 여전히 가동중이라고 한다. '핫라인'의 존재 가치는 양국 전투기들의 이동 경로를 상대국에 사전 통지하는데 있다. 미국이 시리아 공습을 위해 전폭기 이동경로를 핫라인을 통해 러시아에 미리 알려준다? 이건 컴퓨터 게임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물론 공격 시점에는 핫라인을 가동중단할 수도 있다.
미국 언론은 공격 시간이 늦어지는 것은 영국과 프랑스 등
동맹국과의 조율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독자적 군사 행동으로 비치기를 원치 않는 미국은 영국과 프랑스 등 동맹국들과 합동 작전을 희망하지만, 통상 합동 작전은 준비 기간이 더 오래 걸리기 마련이다.
공격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난제라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하자, 한차례 공습을 가한 적이 있는데 효과는 별로 없었다. 이번에는 지난 공습과 달라야 하는데, 그럴려면 타깃를 분명히 해야 한다. 하지만, 시리아 현지에서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반군장악지역인 두마를 완전히 탈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은 탈환 지역에 자국 헌병을 배치해 치안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섣불리 공습에 나섰다가 자칫 러시아군을 향해 공격한다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와관련, 미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시리아에 군사 공격에 나섰다가 러시아와의 전면전 등을 초래할 위험도 작지 않다고 진단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상공 밖에서 유인 항공기 사용을 승인할 경우, 러시아 첨단 방공시스템의 위협에 맞닥뜨릴 수 있다. 또 시리아 정부군은 이미 주력 전투기 일부를 러시아 군 기지로 이동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도 시리아 타르투스항에 운영중인 해군기지에 정박해 있던 자국 군함들을 해상으로 소개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이전 항공 촬영 사진에는 7척의 군함과 2척의 소함정, 2척의 디젤 잠수함 등이 타르투스 항구에 정박해(사진) 있었으나 지난 11일 촬영된 사진에는 잠수함 1척을 제외하고 다른 군함들은 모두 사라졌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허풍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제재정책조정관을 지낸 대니얼 프리드는 "트럼프의 트윗은 미국과 러시아를 허풍의 수사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했고, 워싱턴 싱크탱크 국익증진센터의 디미트리 시메스 소장은 "트럼프의 발언으로 푸틴 대통령은 국내에서 미국에 보다 강경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을 것을 보인다"며 '최악의 양국 관계'를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