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무인 중전철이 개통 초읽기에 들어갔다.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분당선 정자역 간 18.5㎞를 16분만에 이어줄 신분당선(1단계)이 이달말 개통한다. 이 노선의 열차들은
기관사 없이 전구간을 운행한다. 종합관제센터에서 차량의 출발·정지는 물론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개폐, 안내방송 등 모든 것을 원격 조정한다. 국내 처음으로 설치된 객실 내 폐쇄회로(CC)TV를 통해 승객들의 상황도 점검한다. 기관사가 없으니 운전실도 따로 없다. 덕분에 운전실로 막혀 있던 전방시야가 확보돼 맨앞 객차를 타면 유리문으로 운행상황을 볼 수 있다. 소음도 적다. 출입문에 기존 슬라이드식 대신 비행기에 적용되는 전기식 플러그인 방식을 적용한 덕분이다.
신분당선은 민간투자사업 분야에서 차지하는 의미도 남다르다.
우선 노선 기획에서부터 투자, 건설에 이르기까지 순수하게 민간부문에서 제안, 시행하는 사실상 국내 첫 민간운영철도다. ‘국내 1호’ 민자철도로 불리는 인천공항철도는 정부기관 투자가 포함됐고, 지하철9호선은 전체사업의 일부만 민자업체가 주도해 ‘반쪽 민자’로 평가된다.
수도권 통합 환승할인 요금체계가 적용된 가운데 독자적인 민자요금을 처음 적용한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신분당선 기본요금은 1600원. 서울 지하철 기본요금(900원)보다 700원 비싸다. 그동안 민자사업 활성화의 걸림돌이 턱없이 낮게 책정된 도로 통행료와 철도 요금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독자 민자요금제의 스타트를 끊었다는 점에서 ‘사건’으로 불릴만 하다.
신광순(62·사진) 사장은 현재 신분당선의 시공을 맡은 신분당선(주) 사장, 관리·운영을 담당하는 네오트랜스(주) 대표이사를 각각 맡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초대 사장으로 더 유명하다. 30여년간 철도맨으로 살아온 그는 지난 2008년 5월부터는 신분당선에 모든 것을 쏟고 있다. 스스로 “철도공사 시절보다 2~3배는 더 일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에 위치한 신분당선빌딩 사장실에서 최근 그를 만났다. 신분당선의 브레인인 종합관제센터가 이 곳에 있다.
-기관사 없이 운행하는 무인 전철은 아직 국내에선 낯설다.
“중전철에 무인운전시스템을 적용한 것은 신분당선이 국내 최초다. 현재 이 시스템이 도입돼 운행 중인 곳은 경전철인 부산지하철 4호선 뿐이다. 무인 운전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종합관제센터가 실시간으로 전동차 운행상황을 확인하고 제어한다. 객실 내 CCTV로 승객들의 상황도 체크한다. 전동차는 미리 계획된 프로그램에 따라 이동하고 정지하며, 문을 열고 닫는다. 출퇴근 시간대 혼잡한 가운데서도 정상 운행이 가능하다. 우리가 늦었을 뿐 이미 세계에선 무인운전시스템이 보편화되고 있다. 미국, 영국, 중국, 프랑스, 스페인, 싱가포르 등 전세계 50여개국 100여개 노선이 별탈없이 운행 중이다. 물론 익숙하지 않은 승객들은 불안해할 수 있다. 그래서
당분간 기관사 1명을 안전요원으로 탑승시킬 계획이다.”
-안전사고 위험에 대한 우려도 높은데.
“기우다. 실제 시스템보다 사람(기관사) 때문에 사고가 훨씬 많이 생긴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교통안전공단 철도안전정보시스템의 사고통계에 따르면 총 28건의 사고 중 사람에 의한 사고가 64.3%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운전자 부주의가 50%, 유지보수 부주의가 22.2%였고 이 밖에 관제사, 운전취급자 부주의 순이었다. 즉, 열차사고 10건 중 6건이 인적요인에 의해 생기고 그 중 절반이 기관사 잘못에 의해 발생하는 셈이다. 신분당선은 바로 이 점에 주목했다. 무인운전시스템은 단지 비용절감을 위한 미봉책이 아니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근본 해결책이다. 또한 이중·삼중의 안전성을 보유하고 있는 신호시스템을 통해 시스템에 의한 사고 역시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독자적인 민자요금제를 도입한 것이 화제다.
“수도권 통합 환승할인 요금체계 하에서는 처음이다. 그동안 민자업계가 요금 책정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 ‘기본요금 1600원(10㎞ 이내), 풀코스 1800원’이라는 수치를 떠나 의미가 크다. 민자철도의 독자요금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강남~정자간 운임수준이 2100원이 되지만 현 수도권 대중교통 기본운임과의 편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광역버스 기본요금보다 약간 낮은 1600원으로 책정했다. 기존 수도권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어린이·청소년 운임할인, 경노 및 국가유공자 무임승차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개통은 언제 하나.
“현재 공정률은 97% 수준이다. 당초 올 연말 개통 예정이었지만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일정을 앞당겨 이달말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의 금융, 상업, 업무 핵심지역인 강남과 판교, 분당 등 수도권 남동부 지역을 잇는 최고의 광역철도가 곧 선보일 것이다. 신분당선 건설 및 운영은 철도건설 30년 노하우를 가진 두산건설을 주관 시공사로 대림산업, 대우건설, 동부건설, 코오롱건설, 태영건설, 포스코건설 등 7개 건설사와 산업은행, KIFⅡ, 농협중앙회 등 3개 재무적투자자가 참여했다. 이번 강남~정자 구간은 총 4단계에 걸쳐 2018년까지 완료할 계획인 신분당선 총연장 49.8㎞의 1단계 사업이다. 정자~광교 간 2단계 사업은 2016년,
강남~용산 간 3단계 사업은 2018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4단계 광교~호매실 구간은 수요에 따라 적기 추진할 예정이다.”
-‘철도르네상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철도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친환경, 고효율, 저비용이라는 장점을 가진 철도는 앞으로도 가장 각광받는 교통수단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철도에 대한 투자가 미흡했다. 도로가 7만㎞ 늘어날 때 철도는 고작 300㎞ 늘어났을 정도다. 앞으로는 ‘×자’형의 고속철도망 뿐만 아니라 서울을 중심으로 종적인 철도망을 정비하고, 그 위에 다시 횡적인 철도망을 구축해 전국을 ‘바둑판(▦)식’으로 촘촘히 연결해야 한다. 기술개발에도 힘써야 한다. 건설과 철도차량을 뺀 궤도, 신호 등 많은 분야에서 외국 기술이 판을 치고 있다. 신분당선 역시 각종 시스템 분야는 영국, 독일 등의 제품을 수입해서 썼다. 한국의 지하철은 저마다 시스템 구조가 다른 외국 제품들이 설치된 종합전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도는 오케스트라와 같아서 건설 뿐만 아니라 신호, 통신, 전기, 궤도 등 다양한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향후 계획은.
“우선 신분당선을 잘 관리·운영하는 게 목표다. 운영회사인 네오트랜스는 신분당선을 넘어 항구적으로 존재하는 철도운영회사로 키울 계획이다. 국내 첫 무인 중전철 운영 노하우를 발판삼아 다른 철도의 운영을 맡을 수도 있다. 신호, 관제, 차량, 통신 등 운영요원들은 이미 무인중전철 시스템을 운영하는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교육을 받았고, 또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국내외 철도운영사업 및 PM사업에 침여하기 위해 한국엔지니어링협회에 등록을 마쳤다.”
△신광순 사장은 1971년 국방부를 거쳐 1983년부터 철도청(현 철도공사) 토목기좌를 시작으로 30여년간 철도분야에서 외길 공직생활을 했다. 기술직으로는 드물해 2000년부터 철도청 시설·건설·기획본부장을 거쳐 4년만인 2004년 1월 차장, 그해 10월 청장에 올라 초고속 승진했다. 특히 청장 재임 시절에는 당시 105년 역사의 철도청을 철도공사로 구조조정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초대 철도공사 사장을 거쳐 2008년 5월부터 신분당선(주), 네오트랜스(주)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글=김태형기자 kth@
사진=안윤수기자 ays77@
첫댓글 선거얘기는 잠깐 뒤로 미루고, 판교DX-LINE 개통이 10일 앞으로 다가 왔습니다(10/28일 개통), 기관사 없는 무인운행, 민자요금 적용(판교~강남, 1700원)이 동 전철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민자인 9호선도 기본요금(900원)만 받고 잇는 데, 판교개발부담금을 지불한 주민입장으로는 비싼 요금이 납득이 되지 않는데요...이에 대한 요금인하 활동이 향후 필요하리라 봅니다...아울러 판교역과 연계된 마을버스 교통망 확충도 필요합니다,,,
지금 알파돔이 허허벌판으로 있어 중심상권이 형성되지 않앗지만, 그 대타로 우선은 판교중심 상가 및 판교테크노밸리 상가 활성화를 위해 판교민들이 소비수요는 일으켜 주셨으면 좋겠네요...이게 필요악인지 모르겠지만, 판교역 개통되면 노점상 들이 먼저 진을 칠 것 같은 데...판교 이미지실추가 예상되니 관계당국에서는 단속에 미리 준비해 주셨으면 합니다...
예.. 일단 자리 깔고 생계활동 하고 있는데 내보내긴 쉽지가 않죠
판교-정자 간, 시민의 숲-강남 간 요금이 1,600원이 되는건가요. 그렇다면 마을버스는 물론 간선버스 요금보다 훨씬 비싸서 단 구간 이용율이 매우 낮아질텐데 과연 DX사 수익성 제고에 도움되는 요금일지 의문입니다. 판교 주민은 물론 청계-강남 간을 자주 이용할 서울 시민들도 불만의 목소리가 커질 듯 합니다. 단거리 이용객을 배제한다면 막대한 비용을 들인 중간 역사 건립도 넌센스로 해석되네요. 기본요금 조정 필요성이 매우 큰 것 같습니다.
9호선 역시 민자로 건설된 전철입니다..따라서 신분당선 요금역시 9호선과 같은 1구간 900원으로 낮추어야 합니다..또한 서울시내에는 지하철역사가 거의 시내버스 정류장과 같은 수준이며, 계속 추가로 노선을 신설하여 이용의 편의성 및 요금을 포함한 각종 혜택을 보고 있는데 판교는 역이 달랑 1개인가요?..지하철노선과 관련 역은 많이 있어야 하며, 설사 이용시민이 얼마 없다 해도 그 역사로 인해 앞으로 주변지역이 발전될 수 있는 터전이 되는 것입니다..이에 대한 보완으로 급행을 운행하면 판교지역은 명품도시로 발전할 것입니다. 9호선은 많은 역을 지나면서 환승역위주로 급행열차를 운행하여 전체가 황금노선으로 정착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