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하기 좋은 날씨의 새벽 댓재는 군데군데 모아둔 눈더미가 쌓여 있었지만
봄기운이 와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황장산으로 향하는 등산로에 진입하자... 녹지 않고 쌓인 눈길이 우리를 맞이했습니다.
댓재에서 황장산까지는 계속 오르막이었지만 길이가 길지 않았고 큰재. 자암재 까지도 계속
오르 내리막이 이어졌으나.. 그리 힘든 길은 아니었습니다 .
발목정도까지 빠지는 눈길은 큰재까지 계속 이어졌으나.. 비가 내린 후. 밤기온에 다시 어는지
조금 단단하고 퍽석 퍽석한 느낌이었고 조금 미끄럽기도 해 아이젠을 착용하는 일행도 있었지만 미끄럽기는 해도 그리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이어진 눈길은 양지바른 길에서는 일부 흙바닥을 보여 주기도 했으나.. 덕항산까지 계속 이어졌고 어떤 곳은.. 무릎 이상.. 또는 1m 이상 쌓여 녹지 않은 상태로 덮여 있어. 등산로를 표시하는 나무기둥과 밧줄이 윗부분만 겨우 드러난 곳도 많았습니다.
또한 급경사 벼랑 비탈길가에 쌓인 눈은 자칫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무척 위험한 지점도 있었습니다.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가다가 중간에 아이젠을 착용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조심하면 될 것 같아 산행 내내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산길을 걸었습니다.
지금 후기를 적으며 생각해 보니 아찔한 생각도 듭니다.. 아마 내 마음속 한켠 아이젠을 착용하려 잠시 멈춘다면.. 밤길 등산로에서 일행에서 뒤처진다는 불안감에서 착용하지 않은 맘이 컸던 것 같습니다..
전적으로 개인의 판단이겠지만.. 그런 곳에서는 … 우리 모두 아이젠을 착용합시다… 하고… 제안이나 리더의 권유가 있는 것도 괞챦을듯합니다.
이번산행에서 확실히 느낀 점은
등산 전 아이젠을 가지고 갈까 말까.. 고민될 때는 무조건 가지고 가자.
산행 중 아이젠을 착용할까 말까 망설여질 때는 무조건 착용하자… 앞으로 나는 이것을 정답으로 여기겠습니다.
약간의 번거로움과.. 시간 지체됨을 고려해 아이젠을 착용 않고 가다 미끄러져 몸이라도 상한다면 어리석은 행동의 대가와 억울함은 클 것 같습니다.
다행히. 이번 산행에서 크게 미끄러지지 않았고.. 다치지도 않았지만 글을 쓰며 반성해 봅니다.
덕항산 지나서부터 눈길은 확연히 줄어들었고 구부시령 지나서는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눈이 없는 흙길은 푹신푹신하고 아주 밟는 촉감이 좋고 걷기 편했지만 건의령
가기까지 계속 반복되는 오르막 내리막은 여기가 대간길임을 상기시켜 줬고 지치게 했습니다.
작은 빨래판은 건의령 지나서 삼수령까지 계속 이어졌고
삼수령이 0.8km 남았음을 알리는 표지판은 지친 우리 다리를 위로하듯. 포장된 임도길로 우리를 맞이했습니다.
이쯤이야… 편안한 마음으로 백 미터 남짓 편안하게 우리를 걷게 한 뒤.. 수십 개의 백두대간 시그널 리본깃들이 우리를 다시 작은 오르막 산행길로 안내했습니다.
짧은 거리임에도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는 끝내 보이지 않았고.. 삼수령 정자까지.. 마지막한걸음을 걸은 다음에야 버스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댓재에서 피재.. 산행 길은 복잡하지 않고 단순했고
백두대간 다운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평범한 길이었으나.. 두 번의 산행 지연뒤 오랜만에 오른 백두대간 길이라
그런지... 좀 더 피로감을 느낀 보통의 38차 산행이었습니다
폭설로 산행의 어려움이 예상되어 두 번 연이어 연기된 백두대간 산행,..
산행 2.. 3일 전에도 부산에 제법 많은 비가 내려 혹시 강원도 지역에도 비가 내렸는지
기온은 어떤지.. 산행 전 일기예보에 관심을 가진 한 주간이었습니다.
학교 건물 지을 때 나온 큰 뱀을 죽인 대가로 우리 학교는
소풍 때마다 비가 온다는… 전국 어느 초등학교에나 있는 무시무시한 전설처럼…
이번 겨울.. 18기 산행 눈길로 충분히 힘들었는데 이번에도 고생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었습니다.
사람은 계획한 것 또는 목표한 것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초조한 마음도 함께 오는 것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군대 제대 … 특명날짜 받아 놓고.. 혹시 그사이 전쟁이 나면 어떡하나.. 그래서 제대가 연기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드는 것처럼..
두 차례 산행이 연기되고.. 산행 전 부산 지역에 비가 오니.. 우리가 가야 할 산에는 눈이 내려
또 연기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 이번에도 크게 고생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
별생각 없이 시작했지만 … 백두대간 완주.. 예정일이 다가올수록… 전에.. 들지 않았던 초조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주 25km 거리구간을 산행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난주 산행 시 산행 중반 지점 지나 15km 정도 지점부터 왼쪽 무릎 부분이 아파… 무척 고생했습니다.
그때는.. 이러다 다음 주 예정된 38차 산행... 남은. 백두대간 산행을 할 수 있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자신감도 급상실했습니다..
오늘 산행 때도.. 양쪽 무릎의 상태가 좋지는 않았으나.. 좀 더 많이 쉬고.. 산행 속도를 천천히 하니 그나마 나은 듯했습니다.
이번주도 백두대간 산행이 바로 연이어 이어집니다
네 번의 남은 산행… 초조해하지 않고.. 완주라는 생각을 내 머릿속에서 지우고
지금까지 내가 걸었던 백두대간 길처럼 남은네 번의 산행도.. 같은 마음으로 걷겠습니다.
완주를 위한.. 완주가 목표가 아닌.. 한 구간 한 구간 최선을 다해 걸으면.
조용히 완주는 내 곁에 와있는 그런 산행을 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완주라는 욕심… 내 마음의 부담.. 나도 모르게 나를.. 무겁게 누르는
백두대간 완주라는… 마음의 짐을 벗는 산행이었습니다
짐을 떨치니… 산행 배낭 속에.. 필요 없는 것을 빼고 걷는 것처럼.. 몸의 가벼움이
발걸음의 경쾌함이… 벌써 느껴지는 듯합니다.
배낭 속 짐보다.. 내 마음의 짐을 빼 버리면 내가는 길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우리 살아가며.. 마음속 짐들 빼고 ,, 줄이며 걷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첫댓글 이제 정말 얼마남지 않았네요~
저도 짐쌀때 무게 때문에 이정도면 괜찮겠지 싶어 물한병을 뺐다가 물이 모잘라 엄청 고생한 기억이 있습니다.~ㅠ 애매한 날씨에는 아이젠도 무게 때문에 가지고갈까 말까 고민되지만 그럴땐 그냥 넣어가고, 착용이 고민될땐 그냥 착용하는게 속편한것 같습니다~
앞으로 남은길 무리하지 마시고 천천히 즐기시길 바랍니다~수고하셨습니다~^^
함께 등반하는 고수님들 배낭 보면
빠진 것 없이 다 넣고도 가벼워 보입니다.. 남의 떡은 커 보인다는데 남의 배낭은 가벼워 보이는 것 같습니다…ㅎㅎ
마음은 가벼이 하되…준비는 철저하게 하여…걷겠습니다.
산이랑 님과 함께하는 19기 분들의 산행 응원합니다
등린이다 보니ᆢ
매 구간 마다 ......
나름의 걱정,불안이 생기는게
대간길 이더라구요~~~~ 😅😅😅
저랑은 다른 불안,걱정이지만ᆢ
영해님의 마음이 너무 공감되네요~~~^^
항상 안🏔, 즐⛰️ 하셔요~~😊😊😊😉😉
어찌 보면 매번 같은 준비가 반복되어.. 쉽고 익숙해 질 것 같은데도..
배낭꾸림은 매번 쉽지 않고.. 선택의 갈등이 있습니다.
저 역시 등린이라.. 매번 실수와.. 아쉬움 이 남는 산행이지만.. 다음에는 좋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대간길 산행시..생기는 걱정과 불안감이…횟수가 거듭될수록 …줄어들고..자신감으로 승화되리라 믿고… 그 길 응원합니다.